* 한국의 가장 큰 모순은 99대1 사회…대다수 99%가 재벌해체 원해
* 지금 세제로는 부익부 빈익빈 고착..상위층, 소득ㆍ법인세 더내야
(블룸버그) — 잠재적 대선 후보로 평가받는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번 촛불민심에서 드러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강렬한 열망의 표출”을 받이들이고 있다며 재벌의 지배구조 및 불평등한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고 13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현재 한국의 가장 큰 모순은 99대 1의 사회라는 점”이라며 99에 해당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1%인 재벌 해체를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인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드 및 북한과 같은 외교정책에 있어 국민과 컨센서스를 형성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법을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대선 경선 참여를 공식화 한적은 없다고 말을 아꼈으나 리얼미터가 12월 12일~14일 전국 성인 1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지지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재벌 문제를 접근할 때 대기업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을 해체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소수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지배구조와, 일감 몰아주기 및 단가 후려치기 등의 행태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초과이익에 대한 균등한 배분과 과도한 독과점 방지,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감독기구 개혁 등의 수 많은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세제에 대해서는 “부자는 더 부자로,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불평등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 상위층의 경우에는 소득세와 재산세, 법인세 등을 더 부과해야 한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간접세로 낼 세금을 다내고 있다”며 가난한 사람들의 세금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촛불 시위에 대해서도 특권층의 부패, 또는 사회경제적인 모순과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내면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정책측면에서 지배구조 개선이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삼성그룹을 예로 들었다. 삼성 일가의 주식 수는 제한돼 있는데 경영은 전적으로 다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그런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10월 등기이사로 선임되기 전의 기간에 대해서는 “결정권은 행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행태라며 순환출자를 통한 그룹 지배구조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준법감시인 제도 및 사외이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경유착 등 구태가 있으면 고치고 반성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6일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 말한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발언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우리나라 정경유착 폐해 관련해서 검찰 역시 재벌의 불법에 관대한 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재벌들은 언제나 불법을 많이 저지르는데 검찰에 가면 마스크하고 휠체어타고 나온다”며 엄청난 배임과 횡령 등의 범죄에도 가석방 또는 사면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및 북한
박원순 시장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국내배치에 대해 “서두르는 것이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동맹은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 속에서 만들어진다”며 사드와 같이 중요한 문제는 국민들의 컨센서스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 만큼 많은 논쟁을 거쳐 결정해도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입장에서 미국은 민주주의 등의 가치에 기반한 전통적으로 깊은 동맹이고, 중국과도 지난 30여년간 굉장히 깊은 관계가 형성된 만큼,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취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대북 강경파냐 온건파냐에 관계없이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은 “평화 관계를 구축해야될 상대”라고 정의했다. 심지어는 적대적이고 도발적인 상대지만, 어떻게든 대화나 국제적 압력을 통해 평화 테이블로 나오게 해서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특히 대한민국에 유리하고 장기적으로는 그런 지속성이 통일로 나가는 관계가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일을 달성한 독일과 달리 한국은 “너무 정파적 이해관계로 (관계를) 맺었다 끊었다 한다”며 평화 체제는 무력으로 공격해서 될 것이 아니라 대화와 선의의 압력 등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56년 3월26일생인 박 시장은 경남 창녕 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가 첫 학기에 제명당했다. 이후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사법고시를 합격한 후 1982년부터 1년간 대구지검에서 검사로 일한 뒤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을 거쳐 2011년 10월부터 민선 5기와 6기 서울특별시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환웅、공강아 기자 (송고: 12/16/2017)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I9BGA6JTSE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