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간밤 위험 선호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주요 유럽 및 뉴욕증시 전반이 상승하고 미국채 금리도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탈리아 등 유로존 정치 불안이 잦아든 가운데 독일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미국 기업들의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경계가 강해지며 금리 전반이 상승압력을 받았다. 미국發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이번 주말 G-7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연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내 위험선호 분위기를 지지하는 부분이다. 운송을 제외한 미 제조업수주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편, 5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989.8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5.6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4월 경상수지는 17.7억 달러 흑자로 전년동월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으나, 2012년 3월 이후 74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4월 국제수지 잠정자료에서 밝혔다.
오늘 호주 경상수지와 일본 및 중국, 독일, 미국 등 주요국의 PMI 등이 발표된다.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 회의결과는 한국시간 오후 1시반에 공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위험선호 회복에 유로화 반등 확대 vs 달러인덱스 하락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신 정부가 최종 관문인 상·하원의 내각 신임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연정을 구성한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시장은 이탈리아 정치 상황이나 유로화 현물 매도에 대해 이제 우려를 덜은 모습이다. 유로화 옵션 거래 역시 줄었다. 유로존 탈퇴를 주장해온 파울로 사보나 교수 대신 비교적 온건파인 지오바니 트리아가 재무장관에 지명되며 최악의 상황은 피한 듯 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 프로그램하에서 5월 이탈리아 채권 순매입 규모가 전월비 줄었지만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간밤 유로-달러 환율이 0.3% 가량 오른 반면 달러인덱스는 0.1% 가량 내려 금요일 상승분의 대부분을 반납했다. 단기 달러자금시장 유동성 지표인 LIBOR-OIS 스프레드는 간밤 40bp 대로 내려 3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Urjit Patel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신흥국이 최근 혼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미 연준에게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즈 기고문에서 Patel 총재는 신흥시장 격변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연준의 긴축과 감세 충당을 위한 미국채 발행 증가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에 반영된 6월 연준의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은 82%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9월 25bp 추가 인상 가능성은 63%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다.
국제유가 본격 하락장 돌입하나..농산물 줄줄이 하락
WTI 최근월물 가격이 3거래일 연속 1% 넘게 하락하며 배럴당 65달러 수준을 지나는 100-DMA 지지선을 하회했다. CCI(13) 지표는 이미 일차트 기준으로 과매도 상태지만, 65달러 부근이 4월 중 본격적으로 돌파되며 오버슈팅 우려가 불거졌던 만큼 이 수준의 지지력 상실은 이후 추격매도 확대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한편 OPEC은 증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산유량은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사우디의 계절적 생산 증가가 나이지리아의 예상치 못한 생산 차질을 상쇄하면서 OPEC의 5월 일일 산유량은 3190만 배럴로 4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OPEC과 러시아 등 24개 산유국은 6월 22일-23일 비엔나에서 회동을 갖고 차후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유가 뿐 아니라 곡물을 비롯한 주로 농산물 선물 가격도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악영향에 대한 우려 여파다.
페이스북, 또 구설수..애플 사상 최고가 경신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곤혹을 치른 페이스북이 또 다시 의혹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즈는 페이스북이 애플과 삼성 등 기기 제조업체들에게 자사의 이용자 및 친구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허용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측은 이같은 보도를 일축하면서,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정보 공유가 허용되긴 했지만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를 초래했던 정보 접근 방식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어제 0.4% 가량 하락, 5거래일만에 처음 하락마감했다.
한편 애플은 월요일 열린 세계 개발자 연차총회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주요 기능인 증강현실(AR) 소프트웨어의 개선점을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iOS 특징을 선보이고 핸드폰 중독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관련해 사용자가 추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장 강력한 정책을 표명했다. 애플 주가는 0.8% 올라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장중에는 1.7%까지 오름폭을 확대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RBA 정책회의, 호주달러 강세에 제동걸까
호주중앙은행(RBA)은 오늘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에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호주 경제가 민간 투자와 임금 상승 부진으로 성장에 발목이 잡힌데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RBA가 내년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전분기 대비 축소가 예상된다. 한편 호주달러는 어제 블룸버그 집계 16개 주요 통화 중 미달러 대비 최강세를 나타냈다. 어제 발표된 소매판매 및 고용지표의 깜작 호조 후 매수세가 집중된데다 위험선호 속 구리와 알루미늄 등을 비롯한 산업용 금속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간 여파다.
북미회담發 원화강세 기대 속 外人 통안채 매수 이어져
외국인이 어제 통안증권을 26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홈페이지 자료 기준) 5월 한달간 총 3조원의 순매수를 나타낸데 이어 6월 들어서도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원화 FX 스왑시장을 통한 재정거래 유인과 향후 북미회담에 따른 원화 강세 기대가 외국인의 매수세를 지지하고 있다.
한편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드디어 싱가포르 시간 기준 6월 12일 오전 9시에 열리게 된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최대한의 압박”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매일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전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히 요구하며 대신 체제보장과 투자를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은 물론 생화학 무기까지 완전히 없애겠다고 약속해야만 대북 제재조치 해제 법안을 지지하겠다며 트럼프에 압력을 가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좋은 딜이 나오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의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