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이 심화된 국고채 초장기물 금리간의 역전 현상은 “시장에 왜곡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일드 커브가 발생한 것으로 디플레이션 신호로 비춰질 위험이 있다”면서 “당국이 적극적으로 장기물 공급을 늘려 일드커브 정상화를 도모해야한다”고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채권운용팀 최진영 이사가 진단했다.
그는 어제자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초장기물 금리 역전에 보험사의 장기물 수요가 작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미 보험사들의 수요는 어느 정도 가시화됐고, 이들의 부채 듀레이션 확대 움직임이 점진적으로 유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의 초장기물 금리 역전 심화 현상을 단순히 보험사의 수요 탓으로만 돌리면서 방관한다면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정부의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무산된 것은 역전현상의 주된 원인이 되는 만큼 당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초장기물 발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장기물의 금리 역전은 보통 통화정책상 금리인상이 과도하게 빠르거나 디플레이션을 프라이싱하는 경우에 발생하는데, 현재 국고채 시장 상황은 “심각한 수급 꼬임”으로 일드 커브가 꼬여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물이 30년물 보다 3~4bp 정도 위에 잠시 머물 수는 있겠지만, 현재와 같이 10bp 가량 벌어진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최근에는 보험사도 장기물 매수를 한참 하다가 주춤하고 있는 상태인데 트레이딩 기관들끼리 힘겨루기로 인해 역전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시장이 “내년 국채 발행 계획이 나올 때까지는 정부가 특별한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를 트레이딩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일반적인 월별 국채 신규발행에 더해 교환방식으로라도 최소 1조 원 가량 장기물 공급을 늘려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에도 국고채 단기물을 30년물로 교환해 줬던 선례처럼 이번에도 2년물을 매입해 30년물로 바꿔주는 방식 등을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면서 현재 시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3~4번 가량 올릴 것이라는 인식 속에 단기 금리를 너무 오버슈팅해서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이사는 정부가 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리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초장기물 공급을 늘린다면 수요가 뒷받침되는 상황인 만큼 우려될 만한 수준으로 장기물 금리가 상승하지 않으면서 초장기물 쪽 공급 스퀴즈 현상이 점진적으로 풀려 역전 현상 또한 잦아들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내년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더 기다린다면 30년물 금리가 5년물 금리를 하회할 지경”이라면서 30년물 금리가 적어도 10년물 수준으로는 올라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드 커브의 왜곡이 고착화된다면 실질적으로 경기의 선행지표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진 기자 (송고: 2017년 10월 25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YCWGY6JTSE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