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영국 국적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영국 정부는 주영 이란 대사대리를 소환하며 영국 국적의 다른 선박들이 해당 지역으로의 항해를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는 이같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0.6% 가량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 나스닥 지수는 0.7% 가량 하락했다. 미국채 금리는 연준의 50bp 금리인하 베팅이 약화된 가운데 단기물을 중심으로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일요일 진행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했지만, 개헌에 필요한 참의원 의석 3분의 2 확보에 실패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개헌 일정도 일부 미뤄지게 됐다. 참의원 선거의 여당 승리로 한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양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한 주 전 아시아 태평양 부문의 IPO가 무산된 세계 최대의 주류업체 안호이저-부시 인베브가 지난 주말 호주 사업부문을 일본의 아사히 홀딩스에 약 113억 달러에 매각하는 깜짝 메가딜이 성사됐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보리스 존슨 의원이 차기 총리가 될 경우 재무장관직에서 사임하겠다고 BBC에 출연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 등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 4인에 대한 비난을 8일째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英 유조선 나포에 호르무즈 해협 긴장 최고조
지난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국적의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지역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영국령 지브롤터 자치정부가 지난 4일 영국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이란의 ‘그레이스 1호’를 억류한데 따른 보복조치다. 하지만 영국측은 스테나 임페로호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될 당시 이란 영해가 아닌 오만 해역에 있었다며 이란의 불법적인 대응이란 입장이다. 이에 20일 주영 이란 대사대리를 소환했고, 영국 국적의 다른 선박들은 해당 지역으로의 항해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없이 이번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이란의 자산동결 등 외교, 경제적인 조치가 논의되고 있으며 영국이 유럽연합, UN차원의 제재 재개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금요일 WTI최근월물이 5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0.6% 오르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日 참의원 선거, 개헌세력 개헌선 확보 실패…여당 과반은 확보
21일 진행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최종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선거 시행 의석 124석중 최소 69석을 확보했으며, 이번에 선거를 실시하지 않는 기존 확보 의석 70석을 더할 경우 총 245석의 참의원 내에서 여당이 과반을 확보했다. 하지만, 자민당과 공명당을 포함해 개헌에 우호적인 정치세력들이 참의원 의석 3분의 2를 확보하는데는 실패했다. 워싱턴 소재 Teneo Intelligence의 Tobias Harris 일본 연구원은 “아베가 이번 선거에서도 이전처럼 강력한 결과를 끌어내 레임덕 상태를 피했다”며 “언제라도 총리가 조기 총선 실시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을 23일-24일 방문하는 등 양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연준 7월 50bp 인하 베팅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50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베팅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지난 금요일 단기물을 중심으로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8월물 연방기금 선물의 내재금리는 2.10%부근으로 8.5bp가량 상승했다. 현재 실효 연방기금 금리가 2.41%라는 점을 고려할때 이는 시장이 현재 이번달 정례회의에서 31bp 가량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인하폭이 50bp 보다는 25bp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BNY 멜론의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John Velis는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거나 주요 글로벌 리스크가 전면에 나타나야 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내릴 것이라며 “나같은 비관론자도 현재 우리가 그러한 지점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6월 중순이후 나온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미국 경제가 금리인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꽤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가 괜찮은 동안, 또 해당 국면이 지속된다면 완화책은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부터 시행되는 파생상품 규제…월가 IB들 “비용 더 들어간다”
9월부터 새로 시행되는 파생상품 규제를 앞두고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긴장하고 있다. 흔히 ‘미청산-마진 규제’로 불리는 해당 파생상품 규제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시장 참여자간 직거래되는 파생상품에 대해 “거래 마진”을 요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규제는 9월부터는 일부 금융업계에 적용되지만, 2020년에는 1000곳이 넘는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보험사들도 적용된다. 씨티그룹과 골드만 삭스, JP모간 체이스 등 주요 IB들은 해당 규제 시행 시 일부 상품들에 대해 증거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특히,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당 규제가 시행될 경우를 상정한 한 모형에서 외환 프라임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현재보다 31배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이같은 비용을 나눠서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AB InBev, IPO 무산 이후 ‘깜짝 메가딜’
아시아 태평양 부문의 홍콩거래소 IPO를 취소한 안호이저-부시 인베브가 단 1주일만에 깜짝 메가딜을 발표했다. AB InBev는 호주 사업부문을 아사히 그룹 홀딩스에 매각한다고 지난 금요일 밝혔다. 이번 딜 규모는 113억 달러로 홍콩거래소 IPO 규모 시행시 추정된 98억 달러를 훨씬 뛰어 넘는 수치다. 한편, AB InBev측 매각 자문사는 이번 딜로 4000만 달러, 아사히측 자문사는 35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Freeman Consulting Service가 분석했다.
기사 문의: 엄재현 기자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