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식 압박, FOMC의사록

(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구체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자동차 및 기타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논의할 준비가 되었다며 협상에 나섰다. 뉴욕증시는 전일에 이어 재차 신고점을 경신했다. 연준이 의사록을 통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확인시켜줬지만, 부채한도 이슈로 대차대조표 축소를 잠시 멈추거나 늦춰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간밤 달러-원 환율(BGN)은 전거래일 대비 약 2.3원 오른 1441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전반적인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4거래일째 1440원 부근에서 종가를 형성한 셈이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맹비난한 이후 동유럽 통화와 유로 하락세가 도드라졌고, 미국이 중국의 대미 수입과 투자를 늘리는 무역협정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는 보도에 위안화가 잠시 반등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우크라이나 최대 압박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 부르며,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 중인 종전 협상 조건을 수용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선거가 없는 독재자 젤렌스키는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라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제공한 원조를 이용해 먹고 있다고 비난하고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무단 침공하면서 시작된 분쟁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책임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젤렌스키를 향한 가장 날카로운 비판으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또다른 징후다. 트럼프는 이번 주에 러시아 측과 직접 협상하기 위해 자신의 고위급 참모들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냈으며,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가 러시아의 “허위 정보”를 믿고 있다며 반박했고, EU 외교정책 대표는 “러시아측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우려했다.

FOMC 의사록, 인플레이션 개선될 때까지 금리 동결

지난달 연준 인사들은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시사했다. 간밤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1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경제가 최대 고용에 근접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로 조정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FOMC는 기준금리를 4.25%-4.5% 범위로 동결했다.

의사록은 신중한 접근 방식을 강조하면서 “많은 참석자들은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을 경우 FOMC가 정책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의 경우 상방 쪽으로 치우쳐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무역 및 이민 정책의 잠재적 변화에 따른 영향, 공급망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지정학적 전개 상황, 예상보다 강한 가계 지출 등을 언급했다.

ECB 슈나벨 ‘금리인하 일시 중단 또는 종료’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이번 금리인하 주기의 일시 중단이나 전면 종료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대표적 매파인 슈나벨은 “우리는 금리 인하를 잠시 쉬거나 멈춰야 할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3월 회의에서 통화정책이 여전히 유로존 경제를 제약하고 있다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삭제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자신은 이제 확신이 없다고 밝혔다.

슈나벨 발언 이후 트레이더들은 ECB의 연내 금리 인하 프라이싱을 76bp에서 72bp로 낮췄다. 작년 6월 이래 여섯 번째 금리 인하가 다음달 예상되지만, 그 이후의 통화 경로는 보다 까다로울 수 있다. 일부 ECB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경제를 부양하기를 원하지만, 통화정책 완화로 구조적 문제를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은 2026년 ECB 기준금리가 1.75%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英 인플레이션 10개월래 최고…BOE 인하기대↓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항공료와 휘발유, 식료품 가격 상승과 더불어 사립학교 수업료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부과로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전년비 3%를 기록했다. 작년 12월의 2.5%에서 오름폭이 확대된 수치로, 이코노미스트들과 영란은행(BOE)이 전망한 2.8%보다 높다. BOE가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률 역시 4.4%에서 5%로 가팔라졌지만 BOE 예상치 5.2%보다는 낮게 나왔다.

BOE는 에너지 비용 영향으로 올 3분기에 인플레이션이 3.7%까지 치솟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는 강한 임금 데이터와 인플레이션 수치가 “BOE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달 인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레이더들은 BOE 금리 인하 기대를 다소 낮춰 올해 25bp씩 2차례를 예상했다.

지난달 중국 외환유출 급증..위안화에 불길한 신호

트럼프 관세에 대한 우려가 위안화의 매력을 반감시키면서 지난달 중국의 외환 유출이 가속화됐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중국 국내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392억 달러 상당의 외화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7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골드만삭스는 더 광범위한 데이터를 사용하여, 유출액이 12월보다 열 배 급증한 820억 달러라고 산출했다. 1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정부채 보유액은 4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1월의 자본 유출은 주로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위안화 약세 압력이 가중된 데 따른 것”이라고 ANZ는 진단했다. 지난달 역내위안화는 달러 대비 202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후 일부 회복했다. 2월에도 0.5% 가량 밀리면서 다른 아시아 통화 대비 저조한 양상이다. 외환 유출이 증가하면서 위안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부각되고 있으며, 무역 긴장과 미-중 금리 격차 확대에 추가 위안화 약세 경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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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