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트레이드, 파월 자신감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피격 후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동정표를 끌어모으면서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모멘텀을 얻는 모습이다. 감세와 수입 관세 인상, 규제 완화 등을 약속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장중 4.48%까지 올라 1월래 처음으로 2년물을 추월해 스티프닝을 연출했다. S&P 500 지수는 신고점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고,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장중 한때 50% 가까이 폭등했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테슬라 역시 한때 7%나 오르는 랠리를 펼쳤다.

트럼프는 자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강경 보수파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벤처캐피털 기업가였던 밴스는 포퓰리즘 정치를 수용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당내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다. 39세인 밴스를 선택한 결정은 공화당의 세대 교체를 시도하고 민주당의 주력 지지층인 노동자 계층을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편 플로리다주 법원이 트럼프의 기밀 문서 유출 관련 형사 소송을 기각해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부담을 일부 덜어줬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임명 과정이 헌법에 위배되었다는 판단에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최근 지표, 2% 물가 목표 경로에 대한 확신 높여’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올 2분기 경제 지표가 정책 입안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인 2%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높여주었다는 진단을 내려 조만간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는 길을 열은 듯 보인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워싱턴 DC 경제클럽에서 진행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과의 인터뷰에서 “1분기에는 추가적인 자신감을 얻지 못했지만 지난주 수치를 포함한 2분기 세 가지 수치는 자신감을 어느 정도 더해준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또한 노동 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어조의 전환을 분명히 굳혔다.  파월은 “이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노동시장이 냉각됐기 때문에 우리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를 모두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균형이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의 회복 초기에 비해 노동 시장이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예상치 못한 약세”가 연준이 대응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2%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시켜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 역시 6월 인플레이션 지표에 물가 압력이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말했다.

블랙록 CEO, 바이든과 트럼프에 ‘경제 호황’ 어젠다 촉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미국 차기 대통령 후보들에게 국가의 분열을 극복하고, 자본 시장 발전과 규제 부담 완화, 경제 성장에 주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CNBC 인터뷰에서 “성장은 감세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이는 너무 단기적”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적 담론이 “때때로 무섭다”면서도, 그같은 대화는 공통점을 찾고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는 레이건 대통령이 한 일을 기억한다. 그는 희망을 제공함으로써 경제 호황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자유로운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우리는 민간 부문에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경제 성장 없이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인 재정 적자 증가가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E 딩그라, 인하 촉구…서비스 인플레 주목

스와티 딩그라 영란은행(BOE) 정책위원은 동료 위원들에게 높은 대출 비용이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도록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공개된 “Rest is Money”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지금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할 때”라며, “다양한 지표의 방향이 매우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생산자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후퇴가 소비자 물가지수의 “전조”라면서, 임금 상승과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BOE가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상황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3.5-3.75%까지 가져가려면 1년 이상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딩그라는 지난 2월부터 소수의견을 통해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오면서 9명의 BOE 정책위원 중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엔 데이브 램스덴 부총재가 인하에 손을 들었다. 트레이더들은 현재 8월 인하 가능성을 46% 정도로 보고 있다. 이번 수요일 발표될 영국의 6월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5.6%으로 5월 5.7%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영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Sonali Punhani는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이 다시 오르거나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경우 8월 인하설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 은행 반발에 레버리지론 조사 결과 연기 예정

유럽중앙은행(ECB)이 고위험 대출에 대한 대규모 조사 결과를 연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관련 은행들이 강하게 제기한 불만이 어느 정도 합당하다는 점을 금융당국이 암묵적으로 시인했음을 의미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는 당초 이달 중 각 금융기관에 전달하려고 계획했던 레버리지론에 대한 최종 검토 결과를 적어도 9월까지 보류할 생각이다. 이같은 결정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은행들이 조사 방식에 대해 이례적인 수준의 비판을 제기한 데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또한 ECB는 앞서 제공한 초기 조사 결과보다 낮은 수준의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잠재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적을 받은 은행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2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ECB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조사에는 방코 산탄데르,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인테사 산파올로, 소시에테제네랄, 유니크레디트는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간체이슨의 유럽 지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골드만삭스 어닝 서프라이즈

골드만삭스의 2분기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채권과 주식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은 30.4억 달러, 매출은 127억 달러였다. 반면 인수합병 딜 관련 수수료의 경우 이례적으로 경쟁사인 JP모간체이스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은 규제당국이 자본 완충 요구조건을 높임에 따라 자사주 매입 속도를 완만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