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압박, 머스크 AI 공방

(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타닐을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할지 논의 중이며, 유럽연합 역시 대미 무역흑자가 크기 때문에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말하면서 여전히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이에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며 자국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맞섰고, 중국 증시 CSI 300 지수는 1% 가까이 빠지며 5거래일만에 첫 하락을 기록했다. 멕시코와 더불어 당장 2월 1일부터 25% 관세 예고를 받은 캐나다에 대해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경제 충격을 우려하며 캐나다달러가 미달러대비 10% 넘게 빠져 사상 최저치에 도달하거나 저점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관세 위협보다는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와 넷플릭스 실적 호조 등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며 S&P 500 지수가 장중 한때 6100선을 터치해 신고점을 경신했다. 일론 머스크가 스타게이트 AI 프로젝트에 딴지를 걸었지만 이를 주도한 오라클의 주가는 이틀에 걸쳐 14% 넘게 점프했다. JP모간 다이먼은 미국 증시의 자산가격이 다소 부풀려졌다고 진단한 반면, 아크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는 트럼프의 규제 완화와 성장 정책에 “야성정 충동”이 되살아나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원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을 목요일 발행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젤렌스키, 미국에 평화유지군 촉구…트럼프 푸틴 압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에 배치되는 평화유지군에 미군이 포함되어야 한다며, 유럽의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병력이 충분치 않은데다 다른 해결책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내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존 믹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과 인터뷰를 갖고 “미국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일부 유럽 친구들이 가능하다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 미국 없이는 아무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화를 위해 푸틴을 압박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빨리” 합의를 하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끝내지 않을 경우 미국에 들어오는 러시아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와 세금,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또한 다른 국가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경고했다. 트럼프는 “러시아를 해치려는 게 아니다. 나는 러시아 국민을 사랑하고 푸틴 대통령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결코 시작하지 않았을 이 전쟁을 이제는 끝내자! 쉬운 방법으로 할 수도 있고 어려운 방법으로 할 수도 있지만, 쉬운 방법이 항상 더 낫다. 이제 “거래”를 할 때다. 더 이상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총리 ‘트럼프도 ASML 수출 통제 압박할 듯’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홀딩에 대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호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매우 강하게 밀어붙였고 트럼프 행정부도 같은 방식으로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네덜란드의 입장이 “일치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다보스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ASML과 관련해서는 현재 매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SML은 네덜란드 경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입장이 바뀌지 않기를 원한다”고 스호프는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국가 안보라는 명목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막으려는 미국의 압력에 따라 ASML의 중국 판매를 제한해왔다. 스호프는 목요일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딩쉐샹 중국 부총리과 만날 예정이다. 중국이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에 대해 보복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슈프는 “보복은 의제가 아니다. 우리는 좋은 친구로서 만난다”고 답했다. “우리는 아마도 수출 통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서로의 말을 매우 주의 깊게 경청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 좋은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만 ,좋은 친구 사이라 하더라도 특정 사안에 대해 항상 분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트럼프 극찬한 AI 합작투자에 의구심 제기

일론 머스크가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이니셔티브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전일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과 오픈AI의 샘 올트먼,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백악관에서 ‘스타게이트(Stargate)’라 불리는 조인트 벤처 사업을 발표하면서, 즉시 1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궁극적으로 데이터 센터와 캠퍼스를 건설하는 데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그들은 실제로 그만한 돈이 없다”며, “소프트뱅크는 100억 달러도 채 확보하지 못했다. 나는 확실한 출처를 통해 이를 알고 있다”고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글을 올렸다.

알트먼은 바로 X에 반박글을 올려 머스크의 지적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머스크가 이번 합작투자가 자신의 AI 사업에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라고 비웃었다. 이같은 공개적 공방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압박할 긴장을 일부 보여준다. 또한 이전에도 트럼프는 자신을 협상가로 내세우며 실제로 실현되지 않은 민간 부문의 대미 투자 약속을 선전하거나 재계가 그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재포장한 기존 약속을 자랑하기도 했다. 게다가 머스크가 비용 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신설된 정부 효율성 부서의 수장을 맡게 되면서 이해 상충과 자기 거래, 트럼프와의 공존 가능성 등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JP모간 다이먼 ‘미 주식시장 자산가격 다소 부풀려져’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주식시장의 “자산 가격이 다소 부풀려져 있다”며 조심스런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이러한 가격을 정당화하려면 상당히 좋은 실적이 필요하며, 우리 모두는 이를 바라고 있다. 친성장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부정적인 요소도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가진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이먼은 글로벌 재정적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 지정학적 이슈 등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만이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JP모간 글로벌 뱅킹의 공동 책임자인 필리포 고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만난 고객들로부터 “행복감”이 느껴진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확실히 시장에 야성적 충동을 다시 가져다 주었다”고 진단했다. 퇴임을 앞둔 다니엘 핀토 JP모간 사장은 수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좋은 상태에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변수가 이같은 낙관론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취임에도 ECB 금리 인하 계획 유효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계획은 일단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1월 30일 정책회의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장 유럽에 대해 구체적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고 해서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전일 발언에서 무역과 관련해 유럽연합이 “매우, 매우 나쁘다”고 불평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를 비롯해 여러 정책위원들은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올해 2%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라가르드는 “우리가 추세에 뒤처져 있지 않다”며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하고, 트럼프발 충격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정책 효과를 포함해 인플레이션에 대해 경계하고 있지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 지난 9월부터 단행한 연속적 금리 인하를 지속하자는 “타당해 보이는 컨센서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로버트 홀츠만 ECB 정책위원은 금리를 또 내리기 전에 “조금 더 기다리는 편이 낫다”며, 아직 일부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매우 높은데다 트럼프의 정책이 물가 압력을 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금 금리를 내리면 나중에 다시 인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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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