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해리스 셈법, BOJ 주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에게 넘기면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미 6월말 TV 토론 이후 대비책을 준비해 온 트럼프 측은 바이든의 중도 포기가 놀랍지 않다며 의연한 모습이지만, 그동안 바이든의 고령을 문제 삼아왔던 전략이 오히려 78세의 트럼프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또한 젊은층과 유색인 유권자들이 해리스쪽으로 기울 위험이 있고, 특히 해리스를 비호감 인물로 비방해 온 트럼프의 독설이 여성 및 흑인 유권자를 소외시킬 수도 있다. 거물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해리스 지원사격에 나섰고, 해리스 대선캠프는 24시간만에 기록적인 81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았다. 조 맨친 상원의원은 민주당에 다시 들어가 대권 경쟁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대선 구도 지각변동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이번주 테크주 실적 발표를 기대하면서 뉴욕증시는 지난주 매도세를 딛고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반등했다.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는 S&P 500 지수가 지난주 2% 가까이 빠지며 4월래 최악의 한 주를 보낸 것은 매수 기회라며 실적이 좋은 빅테크주의 상승을 예상했다. 미국채 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를 재평가하며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국제유가(WTI)는 트럼프 승리시 미국 원유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진단에 장중 한때 1% 넘게 하락하며 6월 중순래 저점으로 밀렸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재선은 달러 강세 요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경쟁력을 운운하며 자신은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고 발언했지만, 그가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의도와 달리 오히려 달러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달러 약세를 조장하려면 미국의 막대한 자본 유출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이나 시장 개입에 수조 달러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관세와 이와 관련된 강달러 영향이 약달러를 추구하는 정책보다 시장의 지배적인 결과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모간스탠리의 James Lord 역시 트럼프가 제안한 정책이 달러 가치를 상승시킬 전망이라며, 특히 교역 상대국이 관세 보복에 나설 경우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가 높아져 달러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는 관세 리스크만으로도 충분히 달러 랠리의 근거가 된다며, 트럼프 진영이 제안했던 수준의 관세가 실현될 경우 달러가 중국 위안화 대비 4% 가량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최근 달러 약세를 이용해 달러 매수 트레이드에 다시 진입할 것을 권고했다.

트럼프 감세 정책 부작용…해리스의 환경 정책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내년 만료되는 임시 감세안을 영구 적용하면서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0년 후면 142.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종결 당시보다 약 20%나 높은 수치로, 감세가 경제 성장을 부추길 수 있지만 줄어든 세수를 메우지 못한다면 부채 부담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 의회예산국(CBO)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지출 계획을 반영해 10년 후 부채 비율을 122.4%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마저도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이라며, 실제로 134.3%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에 비해 환경 문제와 관련해 석유업체에 보다 공격적인 태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리스의 정치무대였던 캘리포니아 주의 Jared Huffman 하원의원은 인터뷰에서 해리스가 “화석 연료 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지도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물”이라면서 “기후와 청정 에너지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성공을 절대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시절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송유관 회사를 기소했으며, 기후 변화에 대해 대중을 오도한 혐의로 엑손 모빌을 조사했다.

BOJ 위원들, 7월 금리 인상에 의견 엇갈려…일부는 소비부진 지적

일본은행(BOJ) 위원들이 부진한 소비 지출에 다음 주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올려야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나온 뒤 달러-엔 환율은 직전 156.58에서 157선 위로 반등했다. 일부 위원들은 7월 금리 인상을 건너뛰고 소비 지출이 예상대로 회복될지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좀더 벌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이 중 몇몇은 BOJ가 지나치게 매파적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반면 다른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대체로 전망에 부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7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데 마음이 열려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들은 0~0.1%인 BOJ 정책 금리 범위가 매우 낮다고 보고, 향후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회를 놓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BOJ 위원들은 7월 31일 정책회의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장과 경제 상황에 대한 최신 데이터를 확인한 후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BOJ는 또한 채권 매입 축소 계획도 발표할 예정으로, 시장을 크게 놀라게 할 의도가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CB 카지미르 위원 ‘인하 베팅, 기본 시나리오 아니다’

피터 카지미르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연내 2차례 추가 인하에 대한 시장의 베팅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당연하거나 기본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기고문에서 소비자 물가를 언급하며 “우리는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대내외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나타날 위험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CB가 지난 주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9월 11-12일 예정된 다음 정책 회의가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올해 두 번의 추가 인하 에 대해 확신이 줄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다음 회의에서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길 원치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카지미르는 “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여름을 즐기고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9월의 “건강 점검’을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중국, 美통신회사 제재 철회…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언급 회피

중국이 이례적으로 미국 통신회사인 비아샛(Viasat)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월요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비아샛에 대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세한 설명 없이 상황이 바뀌었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미 국무부가 대만에 3억 달러 상당의 잠재적 무기 판매를 승인하자 중국 당국은 올해 1월 비아샛과 미국 방산업체 4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중국에 소재한 이들 기업의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과의 거래 및 협력을 금지했다.

비아샛은 2023년 영국 위성서비스 업체인 Inmarsat의 중국 지사 등 여러 자회사를 통해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Inmarsat은 비아샛과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글로벌 비디오 전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국영 방송사 중국중앙TV(CCTV)가 주요 고객이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미 대선 레이스 진출에 대해 “내부 문제”라며 공식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국영 언론과 소셜미디어는 해리스를 약한 부통령으로 묘사하며 중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