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투자, 주요국 정국혼란

(블룸버그)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향후 4년간 미국에 10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많은 재계 인사들이 자신을 만나러 오고 있다며, 모두가 자신의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월요일 회견을 열어 “거의 모든 경우에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상호적” 관세를 재차 예고했다. 또한 재택근무를 고집하는 연방정부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딜을 해야만 한다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희망을 무시했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에 이어 캐나다도 정국 혼란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스왑시장이 이번주 연준 25bp 금리 인하를 거의 100% 프라이싱한 가운데 뉴욕증시는 테크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S&P 글로벌 미국 서비스업 PMI 12월 잠정치는 58.5로 3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지난 주말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기대와 달리 원화의 빠른 안정세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월요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후 달러-원 환율(REGN)은 1428원으로 저점을 낮추기도 했으나 간밤 야간 거래에서 한때 1439원을 터치했다. YTN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을 것을 통보받았다. 브라질 헤알화는 정부 지출 확대와 기대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앙은행 개입에도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탄핵안 가결에도 원화 불안..옵션 시장에서 본 희망

달러-원 환율이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과 연말을 앞두고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제프리스의 Brad Bechtel은 주요 레벨인 1435-1440원 구간으로 환율이 밀려 올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환율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트레이더들은 이번주 예정된 연준과 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를 대기하며 적극적인 포지션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큰 그림에서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매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위축으로 내년초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도 탄력을 받고 있어 원화 회복은 다소 요원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예상되는 관세 위협도 글로벌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옵션시장에서는 12·3 계엄사태 이후 그동안 우세했던 달러-원 콜 옵션 거래 대신 풋 옵션 거래가 월요일에 압도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현물환 시장과 달리 적어도 옵션시장에서는 원화의 추가 약세가 앞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 입장에서도 원화의 추가 약세를 계속 용인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롬바르드 오디에 선임 매크로 스트래티지스트 Homin Lee는 “1450원을 넘어설 경우 한은은 외환시장에 더 강력하게 개입해야 한다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이메일에서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레벨 부담 및 당국 개입 경계감 등에 1440원 부근에서 단기 저항선을 형성한 가운데 남은 연말까지도 1400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집권 초기 한국 정부의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협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내년 1분기 달러-원 전망도 1,400원으로 높였다.

캐나다 재무장관, 트럼프 대응 이견으로 돌연 사임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의견 충돌을 빚으면서 현지시간 월요일 돌연 사임했다. 프리랜드는 수년간 트뤼도 총리 아래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정부 인사로 부총리도 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 트뤼도 총리는 프리랜드에게 미국의 신 행정부 정책에 대응하는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내각 전담팀을 맡겼다. 트뤼도 총리는 프리랜드 후임으로 자신의 측근인 도미니크 르블랑을 지명할 예정이다.

프리랜드는 의회에서의 재정 및 경제 현황 보고를 몇시간 앞두고 월요일 아침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깜짝 사임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또한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캐나다를 위한 최선의 경로에 대해 의견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캐나다 달러는 미달러 대비 한때 0.3% 하락했고, 캐나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06%으로 4bp 넘게 올랐다.야당인 캐나다 보수당의 피에르 푸알리브르 대표는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의 임기를 끝낼 때가 되었다”며 선거를 촉구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 불확실성을 높인다며, 선진국들이 힘을 합쳐 경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佛중앙은행, 성장률 전망치 하향…무디스 등급 강등

프랑스 중앙은행이 정치적 혼란으로 가계와 기업의 심리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프랑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내년 GDP 성장률은 9월에 제시했던 1.2%에서 0.9%로 내려잡았고, 2026년 전망치 역시 1.3%으로 0.2%p 낮췄다. 앞서 지난주 무디스는 재정건전성 약화 우려를 이유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깜짝 강등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정당들이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증가하는 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적 불화로 인해 예산안이 계속 거부된다면 점진적인 경제 붕괴와 유럽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예산안 논란을 둘러싸고 최근 의회에서 불신임을 받아 미셸 바르니에 총리 내각이 무너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오랜 중도파 동맹인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MoDem) 대표를 신임총리로 지명했다. 바르니에 정부의 붕괴를 이끌었던 극우파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월요일 바이루와 만난 뒤 긍정적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스크 척도인 독일 분트채 10년물 대비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의 프리미엄은 월요일 79bp로 소폭 확대됐다. 해당 스프레드는 11월 말 90bp에 육박하며 2012년래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독일 내년 2월 조기 총선

독일 의회가 올라프 숄츠 총리를 표결에서 불신임함에 따라 조기 총선을 위한 길이 열렸다. 숄츠 총리는 주요 경제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자유민주당(FDP) 소속 크리스찬 린드너 재무장관을 해임하면서 지난달 초 연립 정부가 무너지자 승부수를 띄우고 신임 투표를 거쳐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표결 결과에 따라 숄츠는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을 요청하고 공식 선거일을 정할 수 있게 된다. 당초 내년 9월로 예정됐던 총선은 2월 23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숄츠는 월요일 의회 투표에 앞서 인프라와 국방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촉구했다.

차기 총리는 붕괴 직전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기술 발전과 환경 친화적인 경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투자 자금과 대중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경제 성장세의 회복과 더불어 정부 재정 및 이민 문제는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대내외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이같은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많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한다. 독일 경제는 수년간 정체된 상태로, 설상가상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함에 따라 그의 관세 위협은 독일 수출업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적극 지원할지도 의문시된다.

JP모간, 트럼프 시대에 FX 트레이딩 활발

트럼프 차기 미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FX 시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 통화 거래량을 늘릴 전망이라고 JP모간의 통화 및 신흥시장 트레이딩 책임자 Stephen Jefferies가 내다봤다. Jefferies는 전 세계 260명의 트레이더로 구성된 자신의 팀에서 처리하는 거래량이 미 대선 이후 증가했다면서 “글로벌 무역 역학 변화를 얘기할 때, FX는 분명히 주요 압박 포인트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트럼프의 세금 감면과 무역 관세 공약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시장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과 다른 주요 경제와의 격차를 벌려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헤지펀드들은 이미 옵션거래를 통해 통화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고 있으며,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기존 전망치를 대폭 수정했다. 분석 회사 Coalition Greenwich는 G-10 통화 거래의 매출 성장세가 2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월가의 FX 데스크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몇달 동안 밋밋했던 시장 상황이 전환되었음을 뜻한다. Jefferies는 또한 알고리즘 기반 시스테믹 펀드의 성장세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들의 매수 및 매도 패턴을 추적하는 것이 향후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시스테믹 펀드는 지난 5년 동안 시장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며 “플로우는 지속적이며 그 규모는 점점 막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