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 기대와 중국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증시는 의료보험 정책 변경 우려에 헬스 관련 업종이 밀리며 약보합에 마감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애플과 소송 취하 및 공급계약에 합의한 퀄컴주가가 이틀간 40% 가까이 급등해 사상최고를 경신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주래 고점을 경신한 후 전일 부근으로 돌아왔다. 독일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지만 ECB 노보트니 위원의 긍정적 경제 전망에 유로는 0.2% 가량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DBS는 성장전망 하향을 예상했다. BofAML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2.6%에서 2.4%로 낮추며 한은이 결국 내년초 완화를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월28일 금통위 의사록에서 일부는 국내 경제가 예상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물가 역시 기조적 흐름은 1월과 다르지 않다고 진단한 반면 다른 일부 위원들은 성장과 물가에 하방리스크가 커졌고 향후 통화정책은 추가로 집계되는 지표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주열 총재가 오늘 좀더 분명한 방향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한편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미 3차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그에 앞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작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비행훈련 지도에 이어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달러 폭풍전야
과거 변동성이 낮았던 시기를 생각한다면 통화 트레이더들은 달러의 큰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 25년간 JPMorgan 글로벌 FX 변동성 지수는 3차례 바닥을 경험했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그때마다 달러 인덱스가 향후 6개월에 걸쳐 약 10% 움직였다. 해당 변동성 지수는 현재 5년래 저점에서 거래되고 있다. 1996년 통화 변동성이 바닥을 친 후 달러가 10% 이상 올랐고, 2014년 소강 상태 후 6개월에 걸쳐 달러가 15% 이상 상승했다. 2007년 변동성 후퇴 이후에는 달러가 10% 넘게 하락했다. CIBC는 올해 중반으로 들어서 시장이 기존 가정을 재검토 해야할 필요가 생긴다면 변동성이 시장에 다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무역적자 축소…1분기 GDP 서프라이즈?
미국 2월 무역적자가 민간 항공기 수출 급증에 예기치 않게 8개월래 최저인 494억 달러로 축소됐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 GDP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분위기다. JP 모간은 무역지표 발표 후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율 2%에서 약 2.5%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은 1.7%에서 2.1%로 추정치를 올리며, 순무역이 GDP 성장에 긍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예상했다. 애틀란타 연은 GDPNow 모델 추정치는 2.4%로 높아졌다. 2018년 4분기 성장률은 2.2%였다. “예상보다 나은 무역 성적은 1분기 GDP 성장에 매우 좋은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오늘 무역 수치에 2.5% 성장이 가능해보인다”고 ING Groep은 지적했다. High Frequency Economics와 캐피털 이코노믹스 역시 2월 무역지표가 1분기 GDP를 잠재적으로 최대 1%pt 높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4월 5일-10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 중앙값은 1.6%로 지난달 1.5%에서 소폭 상승했다.
연준 베이지북 ‘다소 미약…일부 강화’
미국 경제는 3월과 4월 초에 다소 미약한(slight-to-moderate) 성장세를 보였지만, 일부 지역은 “약간의 강화(some strengthening)”를 보고했다고 연준 베이지북이 밝혔다. 성장은 지난 보고서 때와 비슷한 속도를 유지했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주택매매가 활발해지고 무역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판단했다. 소비 지출에 대한 진단은 엇갈렸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한 뉴스가 2분기와 3분기에 계속 좋아져 일드커브가 이를 반영해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올해와 내년 각각 1차례씩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을 재확인했다.
중국, 새로운 부양책 내놓나
중국이 다시 개선 신호를 보이는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태세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관료들은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6.4%로 예상치를 상회했다. 추가 부양책 가능성은 중국 지도부가 소비를 확대하고 미국과의 무역 긴장에 따른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수년래 가장 야심찬 감세 조치를 단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왔으며,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성장률이 지지된데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예상보다 좋은 8.7%를 기록했다. 이번에 제안된 방안에는 신에너지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제품에 대한 보조금이 포함되어 있으며, 현재 다른 정부 기관과 협의 중인 단계로, 승인될 보장은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CB 노보트니 ‘유로존 경제 하반기 안정화 전망’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제가 하반기에 적어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6월에 성장 전망치를 크게 낮추지는 않을 듯 하다고 노보트니 정책위원이 밝혔다. IMF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전망이 약간 개선됐다”며, “미-중간 무역 갈등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 2019년 하반기에 대해 희망의 신호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드라기 ECB 총재 등 여러 당국자가 유로존에 대해 올해 늦게 회복하기 시작할 것이란 조심스런 낙관론을 내놓았다. 노보트니는 은행들이 ECB의 저렴한 대출에 영원히 구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오히려 전례없는 부양책으로부터 점진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 우리는 정상화에 대해 매우 조심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시야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분간 관망세를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경고했던 대부분의 리스크가 이미 현실화되었지만, 미국과 EU사이의 무역 갈등 고조는 유럽 경제에 여전히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