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외에서 금융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뉴스들이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뉴올리언스에서 픽업트럭이 신년 맞이 인파를 향해 돌진해 최소 10명이 사망했고, 네바다주 트럼프 라스베이거스 호텔 외부에서도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폭발 사건이 발생해 이에 대해 당국이 테러 행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이 중단되면서 유럽 지역의 에너지 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정치 불안이 빠르게 해소되기가 요원해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가운데 2명을 임명한 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실장 및 수석비서관 등 용산 고위 참모진들이 사의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지지자들에게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르면 오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뉴올리언스서 트럭 돌진…네바다 트럼프 호텔 외부서도 차량 폭발
새해 첫날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픽업트럭이 돌진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3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이를 신년 맞이 행사 중에 고의로 저지른 폭력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경찰 측은 이번 공격 사건이 1일 오전 3시 15분경 일어났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FBI는 성명에서 이 사건을 ‘테러 행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한 용의자를 텍사스 출신의 42세 미국 시민인 Shamsud-Din Jabbar로 확인했다. FBI는 그가 렌트한 것으로 보이는 포드의 픽업 트럭을 운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FBI는 또 당국이 ISIS(이슬람국가·IS) 깃발을 발견했으며, Jabbar가 테러 집단과 어떤 잠재적 연관성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네바다주 트럼프 라스베이거스 호텔 밖에서도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폭발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당국이 테러 행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ABC가 보도했다. ABC는 이 사이버트럭의 운전자가 호텔 발렛 주차 구역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고 차량이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운전자가 사망했으며 지금까지 유일한 사망자라고 전했다. 주변에 있던 7명의 사람들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조사관들은 아직 폭발 원인을 알지 못하며 이번 사건의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조사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한 관계자는 ABC에 사이버트럭에 폭죽 모양의 물체가 실려 있었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 사건이 “렌트한 사이버트럭의 짐칸에 있던 대형 폭죽 그리고/또는 폭탄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차량 자체와는 관련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실장·수석 집단 사의 표명…尹 “끝까지 싸울 것”
정진석 비서실장 등 용산 대통령실 실장 및 수석비서관 등 고위 참모진들이 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의를 밝혔다. 이 같은 사의 표명은 최 권한대행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가운데 2명을 임명한 이후 이뤄졌다. 이에 대해 뉴시스는 최 권한대행이 용산 고위급 참모들의 ‘항의성 사의’에 현충원 참배 후 정 실장의 사표만 즉각 수리했다가, 이후 ‘사표 반려’로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정 실장은 최 대행의 사표 수리 여부와 무관하게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이 확고하며 정 실장을 시작으로 고위급 참모들의 사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일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에서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전했다. 연합뉴스는 공수처가 이르면 오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 등은 최 대행의 이번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결정이 윤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간소화하고, 또 한차례의 대행 탄핵 리스크를 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1월 말 전에 기소된 뒤, 3월 중순 경 헌재의 탄핵 인용을 거쳐 5월 초~중반 경에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과정에서 선거 시기에 대한 여야의 이해관계가 달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 중단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이 중단됐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계약 연장을 반복적으로 명백히 거부했기 때문에 2025년 1월 1일부터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과하는 가스 공급에 대한 기술적, 법적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50년 동안 러시아가 자국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는데 주요 통로 역할을 해 왔고, 이는 이제 3년에 가까워지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 동안에도 유효했다. 이번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일부 중앙 유럽 국가들은 가스를 다른 곳에서 더 비싸게 조달할 수 밖에 없게될 전망이다. 이는 유럽 지역에서 겨울 저장분이 이미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시점에 가스 공급 압박을 심화시킬 수 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수요일 오전 7시(현지 시간)부터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러시아의 가스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러시아는 시장을 잃고 있으며, 재정적 손실을 경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수개월 동안의 정치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기존 경유 계약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를 통한 운송분이 유럽의 가스 수요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의 여파를 느끼고 있다.
ECB 라가르드 총재 “2% 인플레 목표 가시권에”
유럽중앙은행(ECB)의 2% 인플레이션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새해 첫 날 X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우리는 2024년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고, 2025년이 예상한 대로 그리고 우리 전략에 계획된 대로 목표를 달성하는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물론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 중기 목표 수준으로 지속 가능하게 안정되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해 동안 둔화됐고, 9월에는 ECB 목표치를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에는 다시 오름세를 보였고, 라가르드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단기적으로 현 수준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물가상승률 둔화로 인해 ECB는 네 차례의 25bp 인하를 할 수 있었고,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까지 네 차례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12월중 3.2% 하락…작년 전체로는 120% 급등
승승장구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12월중 주춤하며 월 전체로 3.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8월 이후 첫 월간 하락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아트 리테일 승리 이후 가파르게 오르며 12월 중순 10만8315달러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며 위험 자산 매수 심리를 약화시킨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의 열광적인 투기 심리 역시 식었다.
비록 12월은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비트코인이 지난해 전체로는 120%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금이나 주식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QCP 캐피탈은 고객에게 보낸 노트에서 “트럼프 취임 이후 암호화폐 친화적 규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기관들이 자산 배분을 재조정하는 1월에 주요 촉매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트코인이 다양한 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채택됨에 따라 배분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비트코인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현물 움직임이 안정화되고, 변동성 역학이 주식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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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