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글로벌 무역전쟁, 연준 3회인하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강행에 상대국들이 보복에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점화됐다. 이에 따른 성장 우려에 투자자들은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에 대해 인하 베팅을 강화했다.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S&P 500 지수가 한때 2%나 밀려 11월 대선 이후의 랠리를 모두 반납하자 월가에서는 소위 ‘트럼프 풋’에 관심이 높아졌다. 브렌트유는 무역전쟁과 OPEC+ 증산 가능성에 장중 2.6% 급락해 10월래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선을 하회했다.

간밤 달러-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1450원대 후반에서 마감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다음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바클레이즈는 탄핵 기각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커 보이며, 원화 약세와 높은 불확실성 지속, 외국인 투자 감소에 경기에도 좀 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무역전쟁 점화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광범위한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한 기존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자 상대국들이 즉각 보복에 나섰다. 캐나다는 107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단계적 관세 부과로 반격했고, 중국은 주로 미국산 농산물을 대상으로 최고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수입 관세율이 1943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 수준으로 오르고, 미국 가계의 추가 비용은 최대 2000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 역시 크게 둔화될 수 있다.

캐나다 총리는 무역전쟁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며 트럼프가 캐나다 경제의 붕괴와 병합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캐나다 총리를 “트뤼도 주지사”라고 비하하며 캐나다 보복에 대해 “우리의 상호 관세가 즉시 똑같은 규모로 인상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캐나다 온타리오는 미국에 공급하는 전력에 25%의 수출 관세를 예고했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화요일 저녁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을 통해 관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연방정부 구조조정 등 주요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연준 연내 3회 인하 프라이싱…‘물가 아닌 성장’

화요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가 발효된 이후 머니마켓은 1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올해 세번의 연준 금리 인하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0bp 넘게 내렸으며 금리 커브는 스티프닝됐다. 커브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의 다음 관세 타겟은 유럽일 것이라는 추측 속에 유럽중앙은행(ECB)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분트 단기물 금리는 하락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유럽연합 국방비 지출 행보 속에 상승했다.

제프리스는 “관세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성장 스토리”라고 진단했고, XTB는 현실이 된 관세 리스크를 재평가하라고 조언했다. BBH는 미국 경제지표가 약해질 경우 “달러 강세의 펀더멘털인 강력한 성장, 높은 인플레이션, 더 매파적인 연준의 통화정책에 의구심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는 유럽의 공격적인 국방비 지출 계획과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현재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올 상반기엔 달러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베센트, 트럼프 풋 시기상조 시사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관세 부과에 대한 시장 반응으로 증시가 급락했음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메인 스트리트(실물경제)가 초점이다. 월스트리트는 잘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잘 해나갈 수 있다. 우리는 중소기업과 소비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관세가 이달과 다음 달에 연달아 발효됨에 따라 전환기를 거치겠지만, 시장 매도세는 일시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베센트의 발언은 이른바 ‘트럼프 풋’이 행사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는 “대중 관세 관련, 중국 제조업체들이 관세를 부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격이 오르진 않을 것이다”며 “캐나다와 멕시코는 전환의 중간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일부 자동차 모델의 생산을 멕시코에서 미국 인디애나로 옮길 혼다 사례를 거론하며 ‘좋은 출발’이라고 말했다.

EU 국방 지출 확대…독일 대규모 방위기금

트럼프가 유럽에 대한 안보 지원을 갑작스럽게 철회하자 이에 대응해 유럽연합(EU)은 국방비 지출을 늘리기 위해 1500억 유로 규모의 차관을 제안할 예정이다. 또한 EU의 재정준칙에서 정한 국가별 예외조항을 발동해 회원국들이 국방비에 4년 동안 국가 예산을 사용해, 추가로 6500억 유로를 지출할 수 있는 매커니즘도 가동할 계획이다. EU 집행위원장은 이제 “재군비 시대”가 도래했다며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릴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국방 및 인프라에 긴급히 필요한 투자를 위해 5000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츠는 “유럽은 방위를 강화해야 한다. 위협에 비추어 우리는 필요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GDP의 1%를 넘는 이번 지출이 독일의 재정준칙인 ‘부채 브레이크(debt break)’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로화는 한때 1.3% 넘게 뛰며 지난해 12월 이래 고점을 경신했다.

이란 문제에 트럼프-푸틴 협력…우크라이나 압박

러시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 문제를 포함한 사안들에 대해 이란과 소통하는 것을 돕기로 합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문제를 직접 언급했고, 며칠 후 미 정부 고위 관료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회담에서 러시아 측과 이를 논의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재에 앞장서는 등 그동안 단절됐던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는 안보 보장을 고집하며 평화협상 합의에 버티고 있는 젤렌스키를 최대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현지시간 화요일 저녁 미 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 합의 발표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가 파나마 운하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을 문제 삼은 이후 블랙록 컨소시엄이 홍콩 대기업 CK허치슨홀딩스로부터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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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