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주식 매도신호, 美금리 6%?

(블룸버그) — 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를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거래일 연속 내려 1978년 이후 최장기 후퇴를 기록했다. 미국의 11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이번 FOMC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바꾸진 못했다. 다만 연준이 내년초 인하를 쉬어갈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고 BMO Capital Markets는 지적했다. BofA는 주식 매도 신호의 경고등이 켜졌다고 진단했고, T. Rowe는 재정 악화와 트럼프의 인플레이션적 정책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달러는 트뤼도 총리 정부가 사면초가에 몰려 조기 총선설까지 불거짐에 따라 코로나 시대 수준으로 밀렸다.

영국의 경우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머니마켓이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베팅을 낮춰 내년 첫 25bp 인하 시기를 3월에서 5월로 늦췄다. 이에 영국 국채-분트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229bp로 199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에선 헤알화 가치가 올 들어 달러 대비 20% 넘게 빠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자 브라질 중앙은행이 연일 달러를 풀며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비트코인은 이틀째 신기록을 경신해 11만 달러를 향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휴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11월 소매판매 0.7% 증가…예상치 상회

11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자동차 구매 급증과 활발한 온라인 쇼핑에 힘입어 전월비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0.6%를 상회한 수치로, 이전치도 0.5%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다만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두달 연속 0.2% 증가에 그쳤다. Ward’s Automotive Group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는 금리가 내려가고 딜러들이 연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3년 여래 최대를 기록했다. 허리케인 여파에 따른 차량 교체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판촉 행사로 1.8% 나 늘었다. 반면 식당과 주점의 매출은 3월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관리 그룹 소매판매는 0.4%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회복탄력적인 소비를 보여준다. 11월 미국 선거 이후 소비자 신뢰 지표도 좋아지고 있으며, 일부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고가품을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소비 심리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구매하는 성향을 보이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달러, 정치혼란에 코로나 시대 수준으로 밀려

프리랜드 재무장관의 돌연 사임으로 저스틴 트뤼도 정부가 혼란에 빠지면서 캐나다 달러 가치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현지시간 화요일 장중 한때 1.43을 넘어 0.6% 가량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만 2% 넘게 오른 셈이다. 캐나다 경제가 미국에 비해 부진한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마저 더해지며 캐나다 정부를 더욱 압박하는 모습이다. 전일 프리랜드 재무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트뤼도 총리와 의견 충돌을 빚으면서 돌연 사임했다.

한편 11월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비 1.9%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공격적 금리 인하 결정을 뒷받침했다. 도이체방크의 Michael Puempel은 캐나다 정치 지도부가 안정을 찾지 못할 경우 트럼프가 타협을 배제하고 최대한을 요구하는 “과격주의(maximalist)” 접근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캐나다가 내년 1분기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고 보다 타이트한 재정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의 Kit Juckes는 BOC가 금리 지지를 거둬들인데다 관세 불확실성에 정부마저 분열되어 캐나다달러가 평가절하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Skylar Montgomery Koning는 캐나다 달러의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BofA ‘글로벌 주식 매도 신호’

펀드 매니저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이고 미국 주식에 돈을 쏟아 부으면서, 글로벌 주식 매도 신호가 될 수 있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주장했다. 스트래티지스트 Michael Hartnett은 12월 관리 자산에서 현금 비중이 3.9%로 떨어졌으며, 과거 이러한 모습이 나타났을 때는 MSCI 전 세계지수 하락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BofA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 증시에 대한 자산배분은 순 36% 비중확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BofA의 매도 신호가 발동될 때마다 MSCI 전 세계지수는 다음 달에 투자자들에게 2.4% 손실을 안겼다.

올해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미국 기업의 수익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미 증시에 몰려들었다. Hartnett은 펀드 매니저들이 “성장 친화적 정책 전망에 따라 내년 ‘미국의 인플레이션 붐’에 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ofA가 12월 6일-12일 1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펀드 매니저들은 2025년 가장 낙관적인 전망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 회복을 꼽았고, 글로벌 무역 전쟁은 가장 비관적인 재료로 내다봤다. 그외 무역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최대 테일 리스크로 지목됐으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연준의 금리인상이 그 뒤를 이었다.

T. Rowe, 미국채 10년물 금리 6% 전망

미국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이 인플레이션 마저 높이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T. Rowe Price가 전망했다. 약 두달 전 5%에 도달할 가능성을 언급했던 채권 부분 최고투자책임자(CIO) Arif Husain은 이제 벤치마크 금리가 2025년 1분기에 5%에 도달한 후 더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으로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관세와 이민 정책은 물가 압박을 유지시킬 전망이라며, “미 정치의 전환기는 장기 금리 상승과 스티프너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Husain의 6% 금리 전망은 월가에서도 비관적인 편이다. ING는 내년 10년 금리가 5%~5.5%까지 테스트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프랭클린 템플턴과 JP모간자산운용은 5%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usain은 미국채에 대한 글로벌 수요 감소도 좋지 않은 신호라고 본다. 해외에서 미국채를 최대 보유한 일본은 3분기에 기록적인 619억 달러를 매각했고, 또 다른 주요 보유국인 중국은 513억 달러를 처분했다. “미국채는 다른 고등급 선진국 정부 채권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부 신흥국 정부채보다도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이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TCW, 채권펀드 손실에도 미국채 단기물 베팅 고수

TCW 그룹의 채권 담당 최고투자책임자인 Bryan Whalen은 대부분의 월가 투자자들이 포기한 베팅을 손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그는 연준의 높은 금리로 인해 미국 경제에 균열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성장이 멈출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채 단기물 투자가 성과를 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의 대표 펀드인 메트로폴리탄 웨스트 토탈리턴 채권 펀드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최근 동종업계 경쟁사 중 87%에 밀렸고, Morningstar Direct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약 18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Whalen은 “시장이 내년 말 연방기금 금리를 4% 부근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는 금리가 여전히 제약적이며, 미국 경제가 제약적 통화정책 영역에서 앞으로 12개월을 더 버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에 비관적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난 뒤 스위치를 바꾸듯 바로 되돌릴 수는 없다며, 결국 높은 수준의 금리가 경제에 타격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TCW가 운용하는 채권 자산은 2023년 말 1890억 달러에서 9월 30일 기준 1790억 달러로 감소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