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韓탄핵정국, 美연착륙·12월인하

(블룸버그)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지만 야당이 표결 재시도를 예고하면서 탄핵정국이 장기화될 공산이 커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한덕수 총리가 여당과 긴밀히 협의해 국정을 챙기고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 퇴진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으나, 야당은 위헌이라며 비난했다. 투자자들이 한국 자산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면서 시장은 추가 압박에 놓일 전망이다. IG Asia는 여당서 이탈자가 나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정치 불안이 이번주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계엄령 직격탄에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잠시 진정되는 듯 보였으나 금요일 다시 1430원에 근접했다. 씨티그룹은 이같은 정치 상황 전개가 자금유출 압력을 높여 달러-원을 더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며, 당국 개입이 있어야 1400원 아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 11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보다 증가했지만 실업률이 오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이달 연준의 25bp 금리 인하 기대를 21bp 정도로 확대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채 금리는 한때 약 7bp 내렸고, 달러는 일시적으로 반락했다. 다만 스왑시장이 내년 3월까지 총 44bp 정도의 인하를 프라이싱하면서 FOMC 회의 3번 중 1번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씨티그룹은 고용지표가 크게 약해지지 않았다며, 12월 50bp 빅컷 전망을 버리고 25bp 인하를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S&P 500 지수가 올 들어 57번째 신기록을 경신했다. 국제유가(WTI)는 OPEC+의 증산 계획 연기에도 공급과잉 우려 속에 장중 한때 배럴당 67달러 선을 하회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파월 연준의장을 경질할 계획이 없다고 현지시간 일요일 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비농업 고용 증가·실업률 상승..12월 인하 프라이싱 확대

10월에 폭풍우와 파업으로 위축됐던 미국의 비농업 고용이 지난달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실업률은 4.2%로 다시 상승했다. 현지시간 금요일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고용은 22만7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 22만명을 상회했고, 10월 수치는 기존 1만2000명에서 3만6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최근 3개월 동안의 고용 증가폭은 평균 17만3000명으로 올해 초 대비 다소 낮아졌다. 실업률은 10월 4.1%에서 소폭 올라 노동시장이 대체로 식고 있음을 보여줬다. 케임브리지 퀸즈 대학 총장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사실은 연준이 마음 편하게 25bp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런던 소재 크레디트 아그리콜 CIB의 G-10 FX 리서치 헤드 Valentin Marinov는 “투자자들은 다음 주 수요일 예정된 11월 미국 CPI를 앞두고 총알을 유지하려할 수 있으며, 이는 여전히 노이즈가 많은 고용지표보다 FOMC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nna Wong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등은 11월 일자리 증가세는 활발했지만, 10월의 부진이 일시적인 요인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반등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Priya Misra는 이번 지표가 경기 연착륙 견해를 뒷받침하면서 미국채 일드커브가 불스티프닝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WisdomTree의 Kevin Flanagan는 일각의 우려만큼 빅 서프라이즈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살려두었다고 평가했다.

연준 보우먼 “인플레이션 불편해”..굴스비 “완전 고용”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는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불편하게” 중앙은행 목표인 2%를 상회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신중한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그는 물가의 상방 위험이 여전히 “두드러진다”며,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한 컨퍼런스에서 평가했다. 지금도 노동 시장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큰 우려 사항으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만큼 정책 금리를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 성장세가 워낙 강해 현재 금리 수준이 제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최근 몇 달간의 평균 고용 수치를 언급하며 “지속 가능한 완전 고용 상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1년 후 금리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는 스탠스를 유지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강한 경제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춰야 할 “시점이거나 이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부터 1월 말 사이에 한번 더 금리를 인하하고 내년 말까지 몇 차례 인하가 댄행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동의한다면서도, 기준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까워졌을 수도 있어 당분간 “약간 제약적”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느리게 움직인다면 시간에 걸쳐 정책을 적절하게 제약적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 美재무장관, 상업용 부동산과 암호자산 리스크 경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올해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상업용 부동산(CRE)과 디지털 자산으로 인해 계속해서 취약성에 직면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금융안정감시협의회(FSOC) 회의에서 진단했다. 그는 연준을 비롯해 FSOC의 규제 당국들이 CRE 관련 신용 리스크를 집중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월가 금융회사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당국에서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옐런은 FSOC가 디지털 자산과 인공지능(AI) 등 중대한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위험에 대한 대응 노력을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혁신이 효율성 개선과 같은 혜택을 가져올 수 있지만 동시에 사이버 및 제3자 서비스 제공업체와 관련된 리스크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SOC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을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포괄적인 건전성 프레임워크와 더불어 발견된 리스크를 다루는 암호화 자산에 대한 입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또한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AI 사용과 관련된 잠재적인 시스템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권고한다고 옐런은 전했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인플레이션이 식고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면서 전반적인 경제는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출범한 FSOC는 연준과 재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의 수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스크 요인을 파악하고 금융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포괄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BofA의 Hartnett, 미국 주식과 암호화폐에 거품 경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Michael Hartnett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주식과 암호화폐가 신기록 경신 랠리를 펼치면서 거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5.3배로 크게 올라 닷컴버블 당시 피크인 2000년 3월의 5.5배에 바짝 다가섰다. 작년 증시에 대해 약세 견해를 유지하다가 올해 보다 중립적으로 돌아선 Hartnett은 S&P 500 지수가 6666포인트에 근접할 경우 내년 초에 “오버슈팅”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BofA의 강세-약세 지표상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과열의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S&P 500 지수는 올 들어 약 27% 급등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낙관론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뉴욕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라는 베팅에 힘입어 2019년 이후 연간 기준 최고의 성적을 향하고 있다. 트럼프가 암호화폐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시사하면서 비트코인은 이번 주에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Hartnett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가 넘어 세계 11위 경제 규모에 준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탈달러화 선제차단…미군의 시리아 개입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달러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BRICs를 대상으로 선제 공격을 날렸지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당장 위험에 빠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그의 측근들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는 최근 BRICS 국가들에게 미국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통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소식통들은 이번 경고가 미국 헤게모니의 점진적 쇠퇴를 용인하려는 기존 미국 지도자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는 보다 광범위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현지시간 토요일 파리에서 만났다. 마크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번 회동을 주선했으며, 젤렌스키는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고 “이 전쟁이 가능한 빨리 정당한 방식으로 끝나기를 우리 모두는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한 미군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는 반군에 밀려 결국 무너졌고, 아사드는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했다. 이스라엘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리아와의 국경 지대에 군대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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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