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침체
코로나19로 대규모 셧다운이 실시되고 공급체인이 마비되면서 전세계 제조업이 3월 가장 끔찍한 시간을 경험했다. 아시아에서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PMI 지표가 악화되었고, 일부 지역은 10여년전 금융위기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IHS 마킷 제조업 PMI 지수가 기록이 시작된 1997년 6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49.1로 예상치 44.5를 상회했지만 신규 주문과 고용은 크게 밀렸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 경제 역시 3월 멈춰서면서 이미 수개월간 코로나19와 싸워온 아시아 국가들에게 후폭풍을 안겨줬다. 중국 제조업의 경우 바닥을 친듯 보이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근로자들이 전례없는 셧다운에서 근무를 재개함에 따라 수치가 좋아질 수 밖에 없다며 아직 확실한 회복 신호는 아니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모두 제조업이 위축됐고, 유로존 평균 생산과 신규 주문은 거의 11년래 최대폭 급락했다. 영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IHS Makit은 “아직 제조업이 최악을 지나려면 멀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공장 폐쇄, 봉쇄, 실업 증가 등은 전세계 지출에 사상 유례없는 충격을 주어 다양한 제품에서 수요 붕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앙은행의 전력 투구 덕분에 글로벌 경제의 서든스탑이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높지 않지만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부채 위기 경고
Stournaras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코로나19에 맞서 각국 정부가 재정지원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새로운 부채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인 Stournaras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논쟁을 멈추고 “강한 동맹”을 결성해 팬데믹과 싸울 것을 촉구했다. 특히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을 적극 추천했다.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일부 국가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공동의 행동과 연대가 필요한 시기”라며, “모럴헤저드 문제가 오늘날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블룸버그 뉴스에 밝혔다. 유럽 정부들이 수천억 유로에 달하는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공통된 접근방식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취약국의 지출을 독일이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소위 코로나 채권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에게 역내 구제기금인 유럽안정기구(ESM)의 크레딧 라인을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은 적절치 않다며 거부했다. Stournaras는 주요 구제 수단으로 ESM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며 현재 상황에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동의 채권 발행이 공동의 적에 대응하는 공동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부채 지속가능성 문제가 팬데믹이 끝난 후 다시 표면위로 떠오를 수도 있다”며, 은행의 자산 퀄리티가 악화되고 부실채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주간 실업수당 주목
영세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3월 미국 기업의 고용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ADP 취업자수는 3월 2만7000명 감소했으며 2월 수치는 17만9000명 증가로 하향조정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중앙값은 15만명 감소로, 이번 보고서는 3월 후반에 발생한 대량 실업사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3월 소규모 사업장의 고용은 9만명 감소해 2009년 4월래 최악을 기록한 반면, 중견 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7000명과 5만6000명을 추가 고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국적으로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위협하면서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한 성장세가 갑자기 멈추는 모습이다. 많은 사업장이 문을 닫고 있어 상황은 훨씬 악화될 수 있다. 금요일 발표될 3월 노동부 보고서에서 민간부문 고용이 12만3000명 줄어들고 비농업부문은 1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실업률은 2월 3.5%에서 3.8%로 상승이 예상된다. 3월 28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문가 예상치 중앙값 기준 350만명으로, 2주 연속 3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목요일 발표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더 중요하다며, 본격적인 고용충격은 4월 고용보고서부터 나타나 실업률이 5.5%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실업률은 6.5%로 예상되지만 수백만명이 계속 실업상태를 유지할 경우 실업률이 이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트레이드, 월가 뇌관?
코로나19 팬데믹에 그동안 숨겨져있던 레버리지 트레이드의 위험이 최근 며칠 사이 크게 부각되는 분위기다. 씨티그룹을 비롯해 여러 은행들이 고객의 레버리지 베팅을 청산하기 위해 13억 달러의 위험 채권 처분을 시도했다. 돈을 빌려 모기지 채권을 사들인 펀드들이 청산 흐름에 가세했고, 대규모 지방채 펀드들 역시 수십억 달러의 포지션 매도에 나서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은 부동산 투기꾼과 레버리지를 크게 부풀린 투자은행들, 또 제대로 실사를 하지 못한 맹목적 투자자들이었다. 이번엔 장기간 지속된 초저금리에 기업들이 기록적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주주들에게 현금을 뿌렸다. 은행들은 딜을 부추겼고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이들은 돈을 빌려 모기지와 정크본드, 지방채, 정부채 등의 투자 수익을 불려나갔다. 이같은 레버리지는 손실 역시 증폭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Resource Credit Income Fund는 “누구나 레버리지는 불장난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패닉에 대한 반응은 또 다른 패닉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막기 위해 취해진 긴급조치로 비즈니스가 문을 닫고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찾아온 경기 하강은 가계와 기업의 디폴트 위험을 높인다. 위험채권의 가격 급락에 투자자들은 담보를 내거나 레버리지 트레이드를 청산해야 하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청산이 빠르게 늘면서 채권 가격을 더욱 압박해 추가 마진콜과 매도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스템의 레버리지 규모가 2008년 위기로 향하던 당시만큼 크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