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소비 서프라이즈, 부채한도 리스크

(블룸버그) — 다음주 연준 FOMC 정책결정을 앞두고 미국 8월 소매판매가 깜짝 증가해 견조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한 가운데 옵션 트레이더들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옵션과 선물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등락을 거듭하다가 대체로 약세 마감했다. 달러(BBDXY)는 한때 거의 한달래 최대폭인 0.5% 오르며 8월 27일래 고점을 경신했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ECB가 미공개 내부 분석 모델에서 인플레이션이 2025년까지 목표치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해 2년 정도 후에 금리를 인상할 예정임을 시사했다고 FT가 보도하자 분트채 선물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몇시간 뒤 ECB는 FT 기사를 부인하면서, 2023년에 금리 리프트오프(lift-off)가 가능하다는 FT의 결론은 ECB의 포워드 가이던스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중앙은행 고위 관료들의 투자와 관련된 내부 규정을 전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미국이 한때 추진했다가 발을 뺐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가입을 정식 신청했다. 한편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은행 CEO 시절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중국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소비 서프라이즈

미국 8월 소매판매가 0.7%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깨고 전월비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5개월래 가장 큰 폭인 1.8% 늘었고 관리그룹 소매판매 역시 2.5% 증가했다. 7월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은 기존 -1.1%에서 -1.8%로 하향 수정되었다. 자녀가 있는 수백만 가구가 국민 지원금을 받은데다 개학 쇼핑 수요마저 겹치면서 온라인 쇼핑몰과 일반 상점, 가구점, 식품점 등 광범위하게 매출이 늘어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델타 변이 확산에 여행 및 레저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억제되면서 미국인들은 상품 지출을 다시 늘리는 모습이다. Capital Economics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Pearce는 “상품에 대한 지출이 예상보다 강해 최근 몇개월간 지속된 공급 부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식당과 술집에서의 소비 지출이 제자리 걸음을 보인 점은 서비스 분야의 전반적인 회복이 주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美부채한도 리스크와 연준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Guggenheim Investments)는 경제지표 부진과 부채한도 리스크에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전망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테이퍼링 결정이 11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계가 부채한도 상향을 놓고 “드라마”를 연출할 경우 시장 혼란과 경제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연준이 대신 12월을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연준이 다음주 FOMC에서 통화 부양책 축소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만일 연준이 인내심을 보이고 재정 리스크가 확대된다면 채권 금리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채 5년-30년물 구간 일드커브가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의 일시적 오버슈팅을 허용하겠다며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던 2020년 8월보다 더 플랫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테이퍼링 연기는 2023년초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임을 깨닫게 해줄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이번주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스태그플레이션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위협하는 새로운 리스크로 등장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아직까지 별로 겁내지 않는 분위기다. 느린 성장과 고통스런 인플레이션이 동반될 수 있다는 위협은 세계 경제가 이상적인 골디락스 상태로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믿음을 뒤흔든다. 하지만 미국채 시장의 일드커브 형태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10년물 BEI 등은 이같은 두려움이 쓸데없는 우려임을 시사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Subadra Rajappa는 “현재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서 스태그(성장정체)는 보이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측면이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이는 실질금리와 명목금리의 상승을 의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단지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어 실질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 정리하는 블랙록

블랙록의 Russ Koesterich는 세계 경제가 반등하면서 실질 금리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보유했던 금을 거의 모두 매도했다. “14개월 전 우리는 금에 꽤 상당한 포지션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현재 이를 거의 제로로 축소했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BlackRock Global Allocation Fund를 운용하고 있는 Koesterich는 “실질 금리가 다소 정상화되면 금은 2020년 중반만큼 좋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던 금값은 올해 들어 7% 이상 빠졌다. 글로벌 경제 회복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통화부양책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의 투자 매력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다음 주 회의에서 채권 매입 축소 일정을 발표할 경우 그 속도에 따라 금값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Koesterich는 인플레이션 조정 미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는 금이 주식시장에 대해 더이상 헤지 수단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을 의미하며, 단기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금이 가장 효과적인 헤지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차라리 인더스트리얼과 원자재, 소비재 등 가격 결정력을 가진 주식으로 단기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에 대비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ECB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시행될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의 일환으로 주요 은행들의 트레이딩 운영을 들여다 볼 방침이라고 컨설팅을 맡은 Alvarez & Marsal이 블룸버그에 밝혔다. 대출 장부 평가만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스트레스 테스트의 변수들이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ECB는 은행권이 직면한 평판과 운영 리스크도 조사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트레이딩 운영 정보에 접근하게 된다면 아직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에 준비가 안된 은행권에게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ECB는 다른 중앙은행들보다 더욱 자세한 내용을 원하고 있으며, 충분한 대비를 하도록 은행권을 더욱 압박해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