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지난달 미국 소매 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이전 수치는 하향 조정되어 소비자 지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High Frequency Economics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성장률 둔화는 거의 확실시된다고 진단했다. OCED는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성장 약화를 경고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대형 테크주를 제외하고 반등을 이어가 기술적으로 과매도 수준에서 탈출을 시도했다.

미국 소매판매 실망…제조업 위축
현지시간 월요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은 소매 판매는 전월비 0.2%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 0.6%를 하회했다. 1월 데이터는 1.2% 감소로 수정되면서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주로 상품에 대한 지출을 포함하며, 트럼프의 수입 관세부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끈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7개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1월 부진에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동차 부문의 감소가 눈에 띄었다. 유일한 서비스 부문인 레스토랑 및 술집에서의 지출은 1년래 가장 많이 감소했다. 한편, 3월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20으로 2024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크게 악화됐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미국 관세 파장에 갈팡질팡하며, 비용이 오르기 시작하고 이미 수요가 압박받는 상황에서 일단 투자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다.
OECD, 트럼프 무역전쟁에 성장 둔화·인플레 경고
트럼프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으로 세계 경제는 느린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길로 들어설 공산이 있으며, 무역긴장이 고조될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고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1%, 내년에는 3%로 기존 전망치보다 낮췄고, 무역전쟁이 예고된 캐나다는 12월 예측치 대비 1.3%p 낮은 0.7%, 멕시코는 2.5%p 하향 조정된 -1.3%를 경험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내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팬데믹 당시를 제외하고는 2011년 이후 최저치다. 한국의 경우 올해 1.5%로 예상됐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양자 간 관세가 10%p 영구적으로 인상될 경우, 그 이후 3년째에는 전 세계 GDP가 약 0.3% 감소하고 미국은 0.7% 감소하는 등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OECD는 분석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도 심해져 통화 정책 긴축과 금융시장의 “혼란스러운 리프라이싱”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트럼프 대화…우크라이나 휴전협상 기대
크렘린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와 현지시간 화요일 통화할 예정임을 월요일 확인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한 대타협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는 푸틴과의 구체적인 대화 일정을 처음 발표하면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영토 및 발전소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정을 위한 회담의 초점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특정 자산을 분할하는 방안에 대해 이미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수용한 30일간의 휴전에 러시아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푸틴은 러시아가 원칙적으로 휴전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지만, 중립국 선언과 군사력 축소, 러시아군 점령지 양도, NATO 가입 포기 등 우크라이나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요구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측이 사실상 이번 전쟁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모든 목표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그들은 실제로 평화를 원치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시진핑, 다음주 글로벌 CEO들 만날 듯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과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등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례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찾을 계획이며, 일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최고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3월 28일에 이들 CEO와 시진핑 간의 회동 계획이 세워지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변경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번 행사는 3월 23-24일에 진행된다.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워츠먼, 화이자의 앨버트 부르라, 페덱스의 라제쉬 수브라마니암 등은 올해도 다시 CDF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교관계위원회의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토요일에 중국 고위급 인사 및 미국 기업 대표들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표방하며 보호주의를 채택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이 전 세계 기업들에게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등 美명문대, 기록적 채권 발행
미국 명문 대학들이 기록적인 속도로 부채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세금과 정부 지원 관련 우려 속에 캠퍼스 프로젝트 비용 마련 또는 부채 리파이낸싱을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대학들의 지방채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던 2017년 수준을 넘어섰다.
하버드와 펜실베니아 대학 등 아이비리그부터 스탠포드, 스미스 칼리지 등 다른 명문 대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교들이 지난 몇주 사이에 몰리며 발행시장이 붐볐다. 콜게이트 대학 등도 대기 중으로 지방채 발행 러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열풍은 신규 또는 긴급 자금의 필요보다는 2017년처럼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과세 및 정책 변화를 추진하여 대학의 재정이나 차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