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부분 휴전만 받아들이면서 당분간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중동에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추가 공격을 예고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동결이 예상되는 연준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빅테크를 중심으로 급락을 재개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무역전쟁에 직면해 성장 전망을 낮추면서도 인플레 전망은 높여 자칫 매파적 신호를 보낼 우려가 있다.
간밤 달러-원 환율(BGN)은 전일 대비 약 7원 오른 1451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 및 다가오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등으로 최근 원화는 1450원 근방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ING는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진전시 안전 통화인 달러와 엔화에 추가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푸틴, 우크라이나 에너지 공격 제한…휴전 약속은 안해
백악관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 화요일 90분 넘게 통화한 뒤 “에너지 및 인프라 휴전”에 동의했으며, “흑해에서의 해상 휴전, 완전한 휴전 및 영구적 평화”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협상을 누가 이끌지는 밝히지 않은 채 중동에서 “즉시” 회담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측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만을 멈추겠다고 말해 백악관과 온도차를 보였다.
크렘린궁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정보 지원 중단을 포함해 지속적인 휴전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신병 모집 중단도 촉구했다. 러시아의 요구는 트럼프에게 어려운 선택을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장기적인 합의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전에 30일간 전투를 즉시 중단하자고 제안했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측이 휴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베센트 美재무장관 ‘경기 침체 이유 없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의 기초가 튼튼하다며 경기 침체를 겪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며, 경기 침체가 없다고 확신하느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경기 침체를 겪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하고, 신용카드사와 은행들이 집계한 수치를 지적하면서 “일부 기저 데이터는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동안 정부 지출에 의존하던 경제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시 정지”가 나타날 수 있음을 인정했다. 4월 2일에 발표될 상호 관세에 대해서는 수치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각국은 우리가 판단하기에 그들 관세에 해당하는 수치를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상호 관세를 피할 가능성도 있으며, 사후 협상으로 관세를 낮추려는 시도를 하는 국가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역사적 지출 패키지, 하원서 통과
독일의 역사적 지출 패키지가 현지시간 화요일 하원을 통과했다. 수십년에 걸친 긴축 재정 시대가 막을 내리고 수천억 유로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통해 국방과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이제 거의 열렸다. 메르츠 차기 총리가 추진한 대규모 지출 패키지 법안은 하원의원 총 733명 중 513명의 지지를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기준을 충족했다. 이제 금요일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원 표결을 거친 뒤 대통령이 서명하면 된다.
이번 법안은 국방비 지출을 부채 제약에서 제외시켜 러시아 억제에 필요한 재무장을 위해 잠재적으로 무제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노후화된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해 5000억 유로(5460억 달러)의 기금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요일 독일 벤치마크 DAX 지수는 유럽 증시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최근 급등했던 독일 10년물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3월 독일 ZEW 경기기대지수는 51.6로 2년여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월가 트레이딩 수익 급증 vs 헤지펀드 모멘텀 전략 붕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에 따른 증시 혼란은 월가 트레이더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분기 JP모간의 주식 트레이딩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 4년 전 세웠던 33억 달러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작년 1분기에 33억 달러를 벌었던 골드만삭스 주식 부문 역시 작년 실적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상승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 상품을 매도하는 모멘텀 투자의 경우 관세 변동성에 휩쓸리며 타격을 받았다. 선물시장에서 주로 베팅하는 추세추종형 헤지펀드는 올해 들어 4.3% 손실을 입었고, 주식 중심의 모멘텀 전략은 3월10일까지 4주 동안 21% 급락했다. 맨 그룹은 “위험 회피와 펀더멘털 약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합쳐지면 어느 순간 압력이 너무 커져서 모멘텀이 손실을 입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나티시스, 미국-유로존 인플레이션 차별화 베팅 추천
나티시스는 독일의 대규모 지출 계획이 유로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장이 과대평가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구조적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전망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시장 실망의 위험이 매우 현실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는, 내년 말은 되어야 인플레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관세 위협에 따른 상품 물가 압력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몇 개월 안에 관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해 미국 인플레이션에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미국 5Y5Y 인플레이션 스왑 매수 대비 유로존 5Y5Y 인플레이션 스왑 매도를 추천해 24bp에서 5개월 시계로 목표는 39bp, 손절은 15bp로 제시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