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 PPI 점프, 중립금리 베팅

美11월 PPI 상승률 점프…실업수당 신청은 두달래 최대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세가 시장 예상과 달리 가팔라졌지만 계란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핵심 서비스 가격은 거의 그대로이거나 하락해 연준이 주시하는 기저 물가 지표에는 큰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 목요일 발표된 미 노동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최종 수요 기준 11월 PPI 상승률은 전월비 0.4%로 시장 예상치 0.2%와 10월 수정치 0.3%을 상회했다. 전년동월비 역시 3.0%으로 작년 2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란 값은 전월비 55%나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된 모습이지만 다음주 인하 가능성에 좀더 확신이 생겼다며, 다만 향후 물가 전망에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1만7000건 증가한 24만2000건으로 2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22만건을 예상했었다. 4주 이동 평균치 역시 상승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이에 대해 “펀더멘털이 악화되었다기 보다는 추수감사절에 따른 일부 계절적 변동성” 영향으로 해석했다.

아무도 모르는 중립금리 베팅으로 채권 변동성 증폭

‘중립금리’가 정확히 얼마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가운데 월가의 채권 데스크는 모두가 중립 금리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기준금리를 중립까지 낮추고자 하는 연준의 완화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는지, 아니면 지난 3개월 만으로 거의 끝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최근 채권 금리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졌다. 특히 경제가 시장 예상보다 탄력 회복적이거나 약하다는 지표가 발표된 이후에는 더욱 심해졌다. 예컨대, 월간 고용보고서가 발표되는 날에는 미국채 2년물 금리가 2022년 이전보다 평균 6배나 큰 폭으로 반응했다. PGIM 채권의 공동 CIO인 Greg Peters는 이에 대해 “완전히 정신분열증 상태”로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중립금리는 연준 점도표 상에서의 장기 금리 추정치로 가늠된다. 현재 연준 인사들의 추정치는 2.375%~3.75%로, 연준이 10년 전부터 해당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그 범위가 가장 넓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총재에 따르면 경제학계는 2.7%~4.6%로 추정했다. Peters는 “만들어낸 숫자에 대한 집착을 이해할 수 없다”며, 10년물 금리가 3.5%로 떨어지면 미국채를 매도하고 4.5%로 오르면 매수하는게 자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트웬티포 자산운용은 불리한 지표 발표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단기 채권 포지션을 피하려 하고 있으며, KKR의 Henry McVey는 장기 채권을 매도하고, 인프라나 부동산처럼 “중립 금리가 높을 때 훨씬 더 매력적인 배당 또는 현금 흐름 특성”을 가진 자산과 함께 현금을 쌓아두는 것을 선호한다. 그는 중립금리가 3% 위라며, 친성장 정책을 약속한 트럼프의 당선 이후 그같은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ECB, 3회 연속 금리인하…‘50bp 인하도 논의’

인플레이션이 2%에 근접하고 경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 정책 인사들은 내년 1월 25bp에 이어 어쩌면 3월에도 25bp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50bp 인하는 비상용 카드로 남겨두고 있다. 단기 수신금리는 목요일 3%로 25bp 내려 6월부터 총 100bp를 인하했다. ECB는 이번 정책 성명서에서 필요한 기간 만큼 정책을 “충분히 제약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인 2%에서 지속 가능하게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적절한 통화 정책 입장을 결정하기 위해 데이터에 의존하고 회의별로 접근 방식을 따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책 결정 발표 직후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0.3% 밀렸고, 투자자들은 “제약적” 문구가 빠진 것에 주목했다. 트레이더들은 내년 ECB 인하 규모를 금리결정 전과 거의 비슷한 약 125bp로 유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경제가 이전 예상보다는 느리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화될 전망”이라면서, “글로벌 무역의 마찰이 확대될 리스크는 수출과 세계 경제를 약화시켜 유로 지역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하방 위험을 지적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50bp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일부 제안이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25bp가 옳은 결정이라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가 내년에 중립적인 정책 기조로 가면서 1분기 이후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되고 경제에 대한 위협이 지속됨에 따라 2%까지 연속 인하할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스위스, 50bp 깜짝 인하…통화강세 대응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인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스위스 프랑은 유로화 대비 한때 0.6% 하락하며 지난달 기록했던 거의 10년래 최강세 레벨에서 좀더 멀어졌다. 마틴 슐레겔 SNB 총재는 “통화정책을 더 완화해야 한다면, 금리 인하가 주요 수단이 될 것”이라며 “동시에, 필요시 외환 시장에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빅컷은 슐레겔 총재가 올 10월 취임한 이후 첫 금리 결정이자 이번 인하 사이클에서 가장 큰 규모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 전통적인 안전통화인 스위스프랑으로 투기적 투자자들이 쏠리자 이를 막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50bp 인하는 스위스프랑에 대한 투자 매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각종 글로벌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SNB 입장에선 아까운 실탄의 소모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정책금리는 0.5%로 향후 25bp 인하가 두 번 이뤄진다면 제로금리에 들어서게 된다. 그 레벨에서 SNB는 스위스프랑 강세를 막기 위한 시장 개입과 마이너스 정책금리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두 선택지 모두 비용이 발생한다. 슐레겔 총재는 정책 수단의 깊이에 대한 질문에 “아직 탄약이 남아 있다”면서도, 이번 결정으로 인해 마이너스 금리는 가능성이 줄었다고 답했다. J. Safra Sarasin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하방 쪽이고, 경제는 잠재력 수준 이하로 성장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주요 수출품은 구조적·주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25bp씩 2회 인하를 내다봤다.

중국, 내년 재정적자 확대와 금리인하 약속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에 맞서 중국이 내년도 정책 우선순위로 “강력한 소비 진작”을 내세우고 2025년 재정적자율을 높이기로 하는 등 추가 경기 부양책을 시사했다. 중국 지도부는 시진핑 주석 주재로 베이징에서 이틀간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적절한 시기”에 정책금리 및 지급준비율(RRR)을 낮추기로 했다고 중국 CCTV는 보도했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으로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고용과 물가의 전반적인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또한 인프라 투자 및 기타 공공 지출의 중요한 재원인 초장기 특별국채와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을 늘릴 예정이라고 CCTV는 전했다.

맥쿼리그룹의 중국 경제 책임자인 Larry Hu는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의 문구가 매우 친성장적이긴 하지만 내수 진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이 이전에 신호를 보낸 것처럼 연내 RRR 인하를 예상해 왔고, 금리 인하는 대체로 내년초로 내다봤다. ANZ는 “모든 정책 조치가 당사 예상과 일치한다”며 “이제 문제는 그 규모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부양책의 규모에 대한 세부 사항이 없지만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