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비둘기적이라고 평가했고, DWS Americas는 불확실성 확대에 “매도 비둘기도 아닌 중간”에서 기다려보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올해 50bp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양적긴축을 조정함에 따라 미국채 2년물 금리가 반락해 한때 7bp 넘게 빠지고 뉴욕증시는 안도랠리를 펼쳤다.

연준 동결, 올해 성장률 전망↓ 인플레↑…양적긴축 조정
연준 위원들이 두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이전 예상보다 올해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4.25%~4.5%로 유지하고, 4월부터 보유 중인 미국채의 월간 감축 한도를 기존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월러 연준이사는 금리 동결엔 찬성했지만 대차대조표 조정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FOMC는 정책 성명서에서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고용 목표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있어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이라는 이전 문구를 삭제했다.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중앙값 기준 2.1%에서 1.7%로 낮추고, 연말 근원 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5%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말 실업률은 지난 12월 제시했던 4.3%에서 4.4%로 높였다.
파월 연준의장 ‘서두를 필요 없다…관세 인플레 일시적’
파월 연준의장은 트럼프의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연준이 금리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추가적인 진전이 지연될 수도 있다”면서도, 관세에 의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transitory)”일 것이라는 전망이 자신의 기본 가정이라고 설명했다.
케빈 하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균형 상태보다 약간 더 타이트하다”며,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약간 더 타이트한 상태에서 크루즈 컨트롤로 전환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4월 2일 상호 관세와 관련해 “매우 명확하고, 상세하며, 이해하기 쉬운”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며 의회가 감세를 연장할 것이라고 “99.9%” 확신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정치 혼란에 금융시장 폭락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대 정적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부패 혐의로 구금했다. 이에 친시장적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튀르키예 리라는 한때 달러 대비 11% 넘게 폭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당국은 통화 방어에 90억 달러를 투입했다. 개장과 동시에 7% 빠졌던 주식시장은 급락에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30.29%로 210bp 폭등했다.
모넥스는 “시스템에 다소 충격을 줬다”며 이제 트레이더들이 정치적 위험 프리미엄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imsek 재무장관은 경제정책엔 변함이 없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애썼다. 전일 당국은 이마모을루의 대학 졸업장을 취소해 사실상 대선 출마를 가로막았다. 다음 대선은 공식적으로 2028년으로, 에르도안이 20년 이상의 장기집권을 이어가려면 의회에서 헌법을 개정하거나 조기 선거를 의결해야 한다.
젤렌스키, 에너지 공격 상호 중단에 합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휴전을 위해 에너지 자산에 대한 상호 공격을 중단하자는 제안에 찬성했다. 그는 “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첫 번째 단계 중 하나는 에너지 및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끝내는 것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논의가 “궤도에 있다”고 말했다.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1단계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제한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미국이 추진하는 완전한 휴전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수요일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요청과 요구 사항을 조정하기 위해 어제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며, 젤렌스키와 1시간 정도 통화했다고 밝혔다.
유로존 인플레 둔화
2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예비치 대비 조금 더 둔화되며,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 사이클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현지시간 수요일 Eurostat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2.3% 상승하면서 예비치 2.4%에서 0.1%p 하향 조정됐다. 이는 독일 인플레이션 수정치가 예상과 달리 낮아졌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이 불확실성 속에 흐려진 가운데 다음달 정책회의를 앞두고 ECB 인사들은 금리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블룸버그 설문에 응한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4월과 6월에 25bp씩 2차례 인하를 단행해 단기 수신금리가 2%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큰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ECB가 보다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6월에나 인하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