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S&P 500 지수가 한때 1.2% 점프했으나 장 막판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 급락에 약세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에 대대적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테슬라는 거의 500명에 달하는 슈퍼차저(급속충전) 팀을 대부분 해고하고, 심지어 여름 인턴사원마저 채용 계약을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금융 규제당국은 대형은행의 자본 규정 개편안을 이르면 8월 마무리지을 생각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중동지역에서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방위조약 체결에 근접해 사우디-이스라엘간 관계 정상화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인플레이션 진전 부족’에 금리 동결…6월부터 QT 속도조절
연준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5.25%-5.5%로 유지했다. 작년 7월부터 동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에 앞서 물가 압력이 식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마친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몇 달 동안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면서도, 연준의 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리스크가 지난 1년에 걸쳐 훨씬 균형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연준 위원들은 또한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의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연준은 2019년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에서 발생했던 금융시장 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오는 6월부터 보유한 미국채의 축소 규모를 월 한도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조정할 예정이다. 모기지담보증권(MBS)의 한도는 350억 달러로 유지하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모두 국채에 재투자한다.
파월 절제된 발언
파월 연준의장은 현재 정책이 제약적이라고 판단하고 필요한 기간만큼 제약적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라면서, 금리 정점 여부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결정은 지표에 달려 있고 언제쯤 그같은 확신을 갖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에 대해선 이전보다 자신감이 줄었지만, 올해가 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노동시장이 약화될 경우 금리를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책 포커스가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며, 성장이나 인플레이션 관련 스태그플레이션은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적정한 시점이 되면 미국 선거 일정 등에 얽매이지 않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군드라흐는 올해 1차례 금리 인하를 기본 전망으로 제시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파월이 금리 인상 없이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길 희망하고 있다며, 안정적 고용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연내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Evercore의 Krishna Guha는 시장 우려에 비해 상당히 절제된 매파적 리셋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물가 불안에도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가 완전히 치워진게 아니라 지연되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9월부터 연내 2번 인하를 내다봤다. Independent Advisor Alliance는 파월이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기 보다는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4월 ADP고용 19.2만명 증가…3월 구인건수는 3년래 최저
미국 민간기업들이 지난달에도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면서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고용 수요가 견조함을 시사했다.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현지시간 수요일 스탠포드 디지털 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4월 ADP 취업자 수는 시장 예상치 18만3000명을 넘어선 19만2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3월치는 20만8000명으로 상향 조정되었고, 두달 연속 기준으로 작년 중반 이래 가장 활발한 고용을 나타냈다. AD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Nela Richardson은 “4월 채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건설과 레저, 숙박업이 고용 증가를 주도했고, 유일하게 정보산업 분야만이 일자리가 감소했다. 이번 금요일 발표될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4만 명 증가가 예상되며, 실업률은 3.8%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는 미국 기업들의 구인건수가 849만 건으로 2021년 2월래 최저치로 후퇴하는 등 노동시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을 측정한 소위 퇴사율은 2020년 8월래 최저 수준인 2.1%로 하락해 더 나은 일자리로 옮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가 4월 49.2로 하락해 다시 위축으로 돌아섰다. 반면 ISM 구매물가지수는 2022년 6월래 최고치인 60.9로 전월비 5.1포인트나 점프해 고집스런 인플레이션 압력을 뒷받침했다.
美재무부, 분기 리펀딩 1250억 달러…2002년래 첫 바이백 실시
미국 재무부가 이번 분기 리펀딩 규모를 1250억 달러로 유지하고, “적어도 향후 몇 분기 동안” 증액이 필요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2년래 첫 바이백 실시 일정도 공개했다. 만기별 리펀딩 입찰 일정은 5월 7일 3년 만기 미국채 580억 달러, 5월 8일 10년 만기 미국채 420억 달러, 5월 9일 30년 만기 미국채 250억 달러로 정해졌다. 재무부는 지난 세 분기에 걸쳐 리펀딩 규모를 늘려왔고, 일부 입찰 규모는 사상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준이 양적긴축 속도를 늦추기로 하면서 재무부 입장에선 국채 발행 부담이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국채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조기 상환하는 바이백은 일단 5월 29일부터 7월까지 매주 실시되며 오퍼레이션 1회당 일반국채는 최대 20억 달러, TIPS는 5억 달러까지 진행된다. 또한 매 분기 리펀딩 발표시 바이백 일정도 공개할 예정이다.
옐런, 연준 독립성 강조…시장서 트럼프 재선시 금리인하 압박 우려
연준의장을 지냈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민주적 제도에 대한 위협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가 현지시간 수요일 공개한 이번주 금요일 예정된 애리조나주 세도나 연설문의 발췌문에 따르면 그는 “연준 의장으로서 나는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연준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주장했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연준 위원들에게 금리 인하를 강요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연준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 있어 대통령과 상의해야 하며, 연준의 규제를 백악관이 검토하고 재무부가 중앙은행을 좀더 강력히 견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파월 연준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6년 전에 대통령이 그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트럼프는 과거 재임 기간 중에 자신이 옐런 후임으로 연준의장에 임명한 제롬 파월에게 정책금리가 너무 높다며 끊임없이 비판했고, 심지어 파월을 해임할 수도 있다며 위협했다. 당시 일부 보좌관들은 파월을 연준에서 아예 내보낼 수는 없다고 조언하면서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역시 트럼프 재집권시 “기본적 정의와 권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독재적 횡포에 따른 경제 피해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