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근원물가, 미국채 스티프닝

(블룸버그) — 시장 주목도가 높은 미국의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5월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스왑 트레이더들은 내년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지난 금요일 장중 한때 41bp로 높였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7bp 하락했다. 하지만 연준의 완화 속도가 늦춰져 인하를 쉬어가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물가 압력과 불확실성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채권시장이 장기물 금리 상승 쪽으로 리프라이싱하면서 스티프닝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매파 연준발 매도세를 딛고 1%대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로 아슬아슬했던 임시 예산안이 다행히 막판에 미의회를 통과해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는 피할 수 있었다. 트럼프가 요구했던 부채한도 폐지 관련 내용은 빠졌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가 정국 혼란에 휘말린 가운데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직면한 캐나다도 자칫 내년 초에 조기 총선이 치뤄질 위험에 처했다. 저그밋 싱 신민주당 대표가 트뤼도 총리의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1월 27일 시작되는 다음 의회 회기에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근원 PCE 인플레 둔화…스티프닝 지속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11월에 전월 대비 0.1%, 전년동기 대비 2.8% 오르며, 시장 컨센서스보다 오름폭이 조금 낮았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Paul Ashworth는 “바로 연준이 원했던 것”이라며,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압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국 금리전략 헤드 Subadra Rajappa는 “경제가 향하는 방향에서는 성장이 완만해지고, 고용이 둔화되며, 인플레이션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너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25bp 4회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Julian Potenza는 “연준이 완화 주기의 다음 단계로의 전환을 알리려 애쓰고 있다”며, 내년 기본 시나리오로 통화정책이 완만한 속도로 완화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매파적 서프라이즈 여파에 지난주 한때 2022년 6월 이래 최대치인 28bp까지 벌어졌던 미국채 2년-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금요일 21bp로 다소 진정됐다. 일각에서는 일부 포지션 청산으로 스티프닝 거래가 일부 되돌림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노던트러스트자산운용의 Michael Hunstad는 스티프닝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총재 ‘한동안’ 금리동결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최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에 더 진전이 있을 때까지 “한동안(some time)”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맥은 현지시간 금요일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 정책이 중립에서 멀지 않다는 나의 추정에 근거하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한 경로를 재개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연준에 합류해 총 세 차례 금리 결정 투표에 참여한 해맥은 경제가 “양호한 상태”에 있지만, 물가 압력 완화를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12월 17~18일 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기준금리를 4.25%-4.5% 범위로 낮췄다.

중립 금리에 대한 연준 인사들의 추정치는 지난 1년에 걸쳐 상향 조정되어왔다. 19명의 정책위원들의 중앙값은 12월 3%로 9월 2.9%에서 올랐고, 그 중 6명의 위원은 3.5%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내년 두 차례의 인하를 예상하는 점도표 중앙값에 대해 “매우 편안하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는 생각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를 지켜보면서 실제 그렇게 될지 보겠다”고 덧붙였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2025년 금리 전망을 조금 더 높게 조정했지만 향후 12~18개월 동안 차입 비용이 “상당히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제안한 정책을 자신의 경제 전망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불확실성에 美제조업체들 투자 망설

미국 제조업체들은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내년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제조업협회(NAM)가 실시한 올 4분기 설문조사 결과 회원사들의 내년 예상 자본지출 증가율은 평균 1.6%에 불과했다. 대선을 치루기 전 3분기의 경우 0.7%로, 친성장 정책을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과 연준의 연이은 금리 인하에도 기업들은 생각만큼 들뜬 분위기는 아니다. Jay Timmons NAM 회장 겸 CEO는 “특별히 견조하지는 않지만 현재 정책을 토대로 한 결과”라며, 만일 의회가 내년 1분기에 세금 감면을 연장하고 다른 유리한 조세제도 변경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경우 기업 투자가 “상당히 극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SM 제조업 설문위원회를 맡고 있는 Timothy Fiore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시키고 공급망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불법 이민자들을 대규모로 추방시키겠다는 트럼프의 공약 역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체들에게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는 74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나타났다.

中국채 1년물 금리 1%마저 하회

중국의 1년물 국채 금리가 적극적인 통화완화 기대와 안전자산 수요 속에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밑돌며 20년여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금요일 1년물 금리는 심리적 장벽인 1%가 무너진지 불과 몇 시간 만에 0.85%로 떨어지면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벤치마크 10년물 금리 역시 이달 들어 거의 매일같이 하락했다. 홍콩 미즈호은행의 아시아 수석 FX 스트래티지스트 Ken Cheung은 “현재의 채권 랠리는 완만한 완화 정책과 우량채권 공급 부족 상황 속에서 내년에 중국인민은행(PBOC)이 강력한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중간 통화정책 차별화를 둘러싼 우려를 증폭시키고 위안화 약세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PBOC가 장기채 랠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일면서 단기채로 수요가 몰렸다. 이번 주 초, 정책 입안자들은 채권시장의 위험한 랠리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PBOC 스스로가 단기채의 최대 구매자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지난 8월 PBOC는 단기물을 매입하고 장기물을 매도해 장기채 강세를 제한하고 금리 커브를 스티프닝시켰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11월까지 4개월 동안 PBOC는 700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런던 소재 Absolute Strategy Research의 신흥 시장 이코노미스트 Adam Wolfe는 경제 성장의 회복세, 소비자 저축 행태 변화, 예상보다 신중한 PBOC 정책 등으로 인해 내년 채권시장이 투매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중국 채권 시장은 예상되는 완화 조치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EU에 관세 위협..미국산 석유·가스 대량 구매 종용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관세를 위협하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게 미국산 석유와 가스의 구매를 늘리라고 종용했다. 그는 트루스 소셜에 “미국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여 막대한 적자를 메워야 한다고 EU에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관세로!”라고 올렸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출국이다. EU와 베트남을 포함한 LNG 수입국들은 관세 위협을 막기 위해 이미 연료 구매 확대를 미국과 논의해왔다.

지난 달 트럼프 당선 이후로 EU 관계자들과 회원국들은 미국의 무역 공세를 준비해 왔다. 2017년 트럼프 전임 정부 시절 국가 안보를 구실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EU는 크게 당황했다. 그 이후 EU는 무역 원칙을 재정의하는 등 강압적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했다. 11월 말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회의 후 독일 외무장관 Annalena Baerbock은 “만약 미국 신 행정부가 기후나 무역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구한다면, 우리의 대응은 ‘유럽의 단결(Europe united)’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