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韓계엄령 충격, 佛불신임투표

(블룸버그) —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3일 밤 11시부로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발표됐다. 이에 달러-원 환율(REGN)이 한때 전일대비 40.5원 급등한 1444.65원으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국회가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윤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어 국무회의서 의결했다. 6시간여 만에 계엄이 해제되었지만,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사퇴하지 않을 경우 바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정치 불안이 지속되며 한국의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뱅크오브뉴욕 멜론은 이번 사태가 중기적으로 한국국채의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 이후 자금 유입 속도를 늦추는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당국은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고, 한국은행은 오늘 오전 9시경 비공개로 임시 금통위를 개최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계엄선포 직후 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이 일부 변동성을 보였으나, 이후 KB뉴욕지점이 CD 3개월물 1억불을 가격변동 없이 발행하는 등 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에서 거래되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는 최대 7% 넘게 추락했다가 낙폭을 2% 안팎으로 줄였다. 비상계엄 해제에 따라 오늘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은 정상 운영되며, 당국은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기록 경신 랠리 피로감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와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대기하며 일단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계엄선포에 달러-원 폭등…제프리스 “1450원까지 갈 수 있어”

제프리스의 외환 부문 글로벌 헤드 Brad Bechtel은 “과거에도 한국 지도부는 심각한 정치적 불안이나 정권 교체기에 이를(계엄령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이메일 대화에서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이번 이슈가 국지적이라는 점에서 지역 통화나 미 달러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화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반응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공격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하면 달러-원은 1450원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인티원UK의 Mark Evans 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국회가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면서 사태가 진정되는 듯 보이지만, “한국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우려는 분명히 높아질 것”이며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 스트래티지스트인 Aroop Chatterjee는 “시장이 트럼프 신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며 외부 압력이 최근 몇주간 높아진 가운데 국내 불확실성마저 더해졌다”며, “한국은 개방된 경제로 글로벌 수출 수요의 변화 및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파장에 민감하다”고 진단했다. 신한은행의 백석현 연구원은 전화통화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한 변동성을 보인 이후에 환율은 빠르게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서상영 시장전략가는 “주목할 부분은 채권시장”이라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권을 매각한다면, 이는 주식시장, 외환시장에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채권시장이 안정을 보인다면 주식시장의 부진은 일시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주식시장 역시 변동성 확대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롱 ‘프랑스 정부,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간 강경대립으로 인해 수요일 추진될 불신임 투표에서 자신의 내각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극우 정당인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NR)이 좌파 진영에 동조해 불신임안을 지지한다면 이는 “참을 수 없는 냉소주의의 표가 될 것”이라며, NR이 좌파 동맹의 발의안을 “찬성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리야드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또한 일부 야당 의원들의 요구대로 2027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대통령직을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미셸 바르니에 총리는 예산안을 둘러싼 협상이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월요일 의회 표결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헌법 49조 3항을 발동했다. 이에 반발해 NR과 좌파 연합은 불신임안을 발의했다. 만약 수요일에 정부가 붕괴된다면 바르니에는 1958년 제5공화국이 수립된 이래 최단기간에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또한 지난 여름 조기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입지를 다진 르펜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연말 예산 마감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무너지면 프랑스는 자칫 ‘정부 셧다운’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새 내각이 들어서기 전까지 기존 정권이 관리자 역할로 비상권한을 이용해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

데일리 연은총재 ‘12월 인하는 불확실’…쿠글러 ‘경제 양호한 위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이번 달에 연준위원들이 금리를 인하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경제를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정책을 계속 재조정해야 한다”며, “12월이 될지 아니면 얼마 후가 될지는 다음 회의에서 토론하고 논의하게 될 문제다. 다만 핵심은 경제를 위해 정책금리를 계속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Fox Business 인터뷰에서 말했다. 데일리는 중립 금리가 “3%에 가까운” 수준으로 약간 오른 듯 보인다며,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연준은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함에 따라 우리는 시간을 갖고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내년에 금리가 “지금보다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과 광범위한 경제 여건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이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쿠글러는 현지시간 화요일 사전배포된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면서 경제가 양호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은 약간의 요철이 있긴 했지만 2%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한 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 노동부가 현지시간 화요일 공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구인건수가 774만4000건으로 시장 예상보다 늘어났다. 해고는 6월래 최저치로 줄어들어 노동시장의 수요가 안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 대미 보복으로 첨단 기술에 사용되는 갈륨 등 수출 전면 금지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중국에 대한 기술 규제를 강화한 이후 중국 정부는 첨단 기술 및 군사 용도로 사용되는 여러 재료의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화요일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및 초경질 재료를 더 이상 미국으로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한 흑연 판매에 대해서도 더 엄격한 통제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상무부 대변인은 별도의 성명에서 “미국은 국가 안보의 개념을 일반화하고 경제, 무역 및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했다”며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특정 제품의 중국 수출을 불합리하게 제한했다”고 비난했다.

월요일 백악관은 미국 및 외국 기업이 만든 HBM 칩의 중국 판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가했다. 이는 중국의 기술 야망을 견제하기 위한 강화된 조치의 일환이다. 중국의 대응은 반도체부터 인공위성, 야간 투시경 등에 사용되는 금속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대미 수출 금지 조치가 미 경제에 34억 달러의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설팅 회사 Trivium China의 선임 애널리스트 Joe Mazur는 “주요 광물에 대한 수출 금지는 한동안 예고되어 왔으며 이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며 “이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해 지난 몇 년보다 더 강력하게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중국의 분명한 신호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진핑 정부는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서 갈륨과 게르마늄을 더욱 엄격히게 통제하면 두 금속의 가격은 급등했다.

PBOC 노력에도 추락하는 위안화…고시환율 7.2에 시선 집중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방어 노력에도 불구하고 달러 대비 위안화가 1년 만에 가장 약세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취임 이후 관세 타격으로 경기 부진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 밑으로 떨어졌고, 위안화 약세도 이어졌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예상보다 위안화 강세 방향으로 일일 기준환율로 고시한 이후에도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했다. 위안화가 9월 말 고점 대비 4% 가까이 밀리면서 안정적이고 강력한 통화를 유지하려는 중국의 오랜 야망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트레이더들은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달러당 7.2위안을 고수할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화요일 역내 위안화는 7.2996까지, 역외 위안화는 7.3148까지 절하됐다. 중국 인민은행의 고시환율은 7.1996였다. 익명을 요구한 트레이더에 따르면 화요일 위안화가 7.30으로 향하자 국영 은행들은 달러 매도를 늘렸다. 위안화는 11월 초 이후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하락은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집중됐다.

홍콩 JP모간 자산운용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 Tai Hui는 “PBOC는 위안화를 어디까지 관리할지 매우 신중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 위안화의 가파른 약세는 항상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으로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BNP파리바, UBS 그룹, 소시에테제네랄은 트럼프 2기가 시작되는 2025년 중 위안화가 작년 최저치인 7.3510보다 더 약세로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BNY의 스트래티지스트 Wee Khoon Chong은 “미국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위험이 있다”며 “시장은 이르면 1월부터 트럼프의 잠재적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NZ 뱅킹 그룹의 아시아 리서치 헤드 Khoon Goh는 “투자 심리를 고려할 때 7.20 픽싱 레벨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환율이 더 높아지면 즉각적인 달러 매수가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일 기준환율 외에도 “인민은행은 절하압력을 막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