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일”이라고 예고한 4월2일에 나올 상호관세가 국가나 지역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트럼프가 관세로 부당하게 압박할 경우 유럽연합이 가장 강력한 보복 조치인 반강제 조치(anti-coercion)를 동원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채 2년-10년 일드커브는 연준이 기존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과도한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잠재우면서 스티프닝을 재개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4.5조 달러 규모의 ‘트리플 위칭 데이’를 맞아 변동성이 우려되었으나, 테슬라 등 대형 테크주 랠리에 막판 반등했다. 모간스탠리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현재로서는 유로 ‘낙관론’이 너무 많이 반영되어 있다”며 기존 유로와 파운드에 대한 매수 견해를 철회했다. RBC는 단기적으로 독일 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를 추천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韓 탄핵정국 고비…FTSE 리밸런싱에 원화 강세 눈길
씨티그룹은 헌법재판소가 3월28일부터 4월 중순 사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더라도 3개월 동안 달러-원 환율은 1450원에서 머물고, 6-12개월 시계에서는 1435원으로 조금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3월24일까지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수 있고, 이 경우 경제정책 입안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요일 밤 달러-원 환율(BGN)은 전일 대비 약 2원 내린 1465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FTSE 리밸런싱을 맞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8월 이후 최대 규모인 8000억 원 넘게 순매수한 가운데, 서울 오후장에서는 1460원까지 내렸다가 이후 낙폭이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최근 원화는 글로벌 주식 인덱스의 리밸런싱에 다소 뚜렷한 영향을 받는 양상으로, 2월말에는 MSCI 리밸런싱 속에 이틀새 30원이 뛰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 후 처음으로 달러 숏
투기적 트레이더들이 작년 11월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달러 순 매도(숏)로 돌아섰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에 따르면 3월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 투기적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약 9억3200만 달러를 베팅했다. 달러 강세 베팅이 340억 달러에 달했던 1월 중순과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이는 트럼프의 정책과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으로 달러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문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완전히 뒤집혔다”며, “혼란스럽고 지저분한 정책 시행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경제와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경기 부양에서 위축으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도이치은행은 트럼프 무역 정책에 따른 달러 지지력이 상대국의 재정 완화와 미국 성장 둔화로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스는 “올해 초 트럼프 관련 달러 롱 트레이드에서 흥분이 너무 과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인사들 ‘불확실성 높다…관세 일시적 영향’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이민과 무역, 재정 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높지만, 현재의 통화 정책 스탠스는 적절하며 연준이 변화하는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경제에 대해 많은 시나리오가 타당해보일 수 있지만, 3월 FOMC에서 발표한 성장과 물가에 대한 전망치 중앙값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관세에 대해서는 직접적 영향이 단기에 그치겠지만 좀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관세가 제한적인 범위에서 부과될 경우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은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입은 GDP의 11%에 불과하다. 보복 조치가 뒤따르지 않고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 일회성 관세는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으며, 따라서 통화 정책은 이를 간과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규모가 더 커지고 다른 나라들이 보복할 경우 연준이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BofA ‘글로벌 증시에 몬스터급 자금 유입..관세 위험 경시’
글로벌 주식 시장에 “몬스터급” 자본 유입이 지속되는 등 투자자들이 무역 전쟁 전면전이 증시에 미칠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적했다. 주식 유입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미국으로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독일의 주가 지수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세라는 사실은 투자자들이 미국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에 회의적임을 시사한다.
BofA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이나 글로벌 주식에 대해 숏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4월2일 상호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예컨대, 캐나다 중소기업의 경기지표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BofA는 채권과 금이 주식보다 “관세 팬데믹”에 “훨씬 덜” 취약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獨 지출법안 상원 통과..취약한 EU 주변국 채권 긴장 재점화
독일의 막대한 지출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이에 유럽 전역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일부 유럽 주변 국가의 재정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도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의 벤치마크 채권 금리는 이달 초 이후 약 30bp 상승했다. 10여 년 전 유럽 부채 위기 당시 ‘PIGS’로 낙인 찍힌 이들 주변국은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많은 부채 부담을 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M&G 인베스트먼트는 “독일이 적자 지출을 수용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뒤따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부채에 대한 접근 방식이 완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주변국 채권 보유를 줄였다며, “유럽 국채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어 고부채 국가의 차입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리존 SLJ 캐피탈은 “독일이 가속 페달을 밟으면 유럽 전체 금리 스펙트럼이 높아질 것이다”며 채권 자경단의 출현을 경계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