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EU…노딜 막을까?
영국 총리가 6월 30일까지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EU는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다음주 승인하는 조건으로 5월 22일까지 연장해주겠다고 압박했다. 프랑스는 메이가 또 의회 승인에 실패할 경우 “하드 브렉시트” 결말을 경고하기도 했다. 뒤이어 EU는 영국 의회가 메이의 합의안을 다음주 부결할 경우 시한을 9개월 연장하도록 영국을 설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EU 정상들의 논의가 이어지면서 영국 의회의 승인 여부에 상관없이 5월 7일까지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결국 EU는 브렉시트 시한을 4월 12일까지 연기하기로 하고 공을 영국에 넘겼다. 보수당 1922 위원회 브래디 의장은 의회 의원들이 메이의 사퇴를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드커브역전 신호 깜빡…불 스티프닝 따라올 수도
연준이 예상보다 점도표를 크게 낮추면서 미국채 시장에서 경기침체 신호를 깜빡이고 있다. 10년물 금리가 2.50%를 하회하면서 3개월물과의 격차가 2007년 이래 최저치로 축소되었다. 연준의 수정된 전망이 해당 일드커브를 무겁게 짓누르면서 수요일 초반 15.5bp에서 목요일 4bp까지 내려왔고, 마이너스 전환도 시간문제인듯 보인다. 역전 리스크가 주목되는 가운데 일부에선 다음 거대한 물결로 단기물 금리가 급격히 떨어져 일드커브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BMO는 시장은 “불 스티프닝 테마가 시작될 시기에 다가서고 있다. 그 타이밍을 찾는 것은 올해 투자자들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수요일 완화 사이클이 임박했다는 베팅에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2017년 11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트레이더들 뒤따라가는 연준…시장은 이미 인하 모드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실제 금리 경로를 예상하는데 있어서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파월 연준의장이 정책 금리가 “괜찮은 상태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역사는 다음 움직임이 선물시장을 뒤따라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최근 몇년간 연준이 역사적으로 보다 정상적인 수준을 향해 기준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며, 상당 부분 그들의 생각이 맞았다. 연준은 올해 금리인상 전망치를 기존 2회에서 0회로 후퇴했다. 이미 올해 금리 인하쪽으로 기울었던 채권 선물 시장은 이제 인하 가능성을 약 50%로 높였다. 최근 연준 정책 기대가 바뀌면서 증시는 12월 폭락에서 반등했다. PGIM은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 이는 미국 채권시장에 좋은 환경”이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TD증권은 올해말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기존 2.85%에서 2.6%로 낮췄다.
BOE 금리 동결…‘노딜 브렉시트 대비 기업 많아져’
영란은행(BOE)은 9명 전원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0.75%에 동결하고, 약 3분의 2정도의 기업이 무질서한 브렉시트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약 80%는 그같은 결과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또한 심리와 단기 경제활동에 계속해서 부담을 주었다”고 BOE는 진단했다. 많은 기업들이 노딜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기업들은 준비 정도에 있어서 한계가 있음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E는 정치 혼란에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며,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거나 장기간 연장시 여름쯤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연준 긴축 중단에 아시아 중앙은행 인하 가능성 열려
연준의 갑작스런 정책 선회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아시아에서 금리 인하의 문이 열렸다. 4개월전 만해도 연준 추가 긴축 전망에 아시아 지역 통화가 급락하고 경상수지 적자 압박이 심했지만, 이제 통화정책 당국은 국내경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가장 공격적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물가압력이 낮아졌다며 시장 예상대로 목요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의 기조 선회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긴축 추세가 막을 내리고 이제 완화를 향한 문이 열렸다”고 Maybank Kim Eng Research는 진단했다. 역내 통화 랠리 역시 도움이 되고 있다. 위안화는 올해 달러 대비 거의 3% 오르며 아시아 EM 통화 상승을 이끌고 있다.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