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AI 경각심, 더들리의 인하 촉구

초대형주 실적 시즌의 실망스러운 시작과 함께 강세장을 이끈 인공지능 열풍이 과장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월스트리트를 휩쓸었다. 수요일 S&P 500 지수는 2% 넘게 하락하며 2022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3.7% 하락했다. 미국채 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관측됐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오피니언 기고문에서 “현실이 달라졌기 때문에 생각을 바꿨다”면서 연준은 가급적이면 다음 주 정책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침체를 막기에 이미 너무 늦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수요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5%로 2회 연속 25bp 인하했고, 인플레이션 우려 후퇴에 따라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지표에 따르면 미국 내 신용카드 연체액 비중이 201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기술주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 증시는 태풍 개미로 인해 오늘 휴장 예정이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 밤 1% 넘게 급락한 가운데 오늘 아침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환율 수준과 움직임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삼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벽에 부딪힌 ‘AI 트레이드’에 나스닥 급락..인하 기대에 美채권 강세

초대형주 실적 시즌의 실망스러운 시작과 함께 강세장을 이끈 인공지능 열풍이 과장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월스트리트를 휩쓸었다. 수요일 S&P 500 지수는 2% 넘게 하락하며 2022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3.7%나 하락했다. 알파벳이 애널리스트 예상보다 많은 거액을 AI 투자했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5% 하락했다. 테슬라는 수익 부진과 로보택시 지연으로 주가가 12% 급락했다. The Boock Report의 Peter Boockvar는 “투자자들이 마침내 AI 관련 지출에 대해 깨닫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수익 창출보다는 비용에 가깝다는 것을 인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채 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관측됐다. 수요일 미국채 금리는 2년물이 6bp 넘게 하락한 반면 30년물의 경우 6bp 이상 올랐다. NatAlliance Securities의 국제 채권 책임자 Andrew Brenner는 “미국 국채 시장에서 스티프닝 거래가 계속되는 완벽한 폭풍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 더들리 “마음 바꿨다. 연준은 지금 금리인하 해야”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오피니언 기고에서, 오래전부터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현재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현실이 달라졌기 때문에 생각을 바꿨다”면서 연준은 가급적이면 다음 주 정책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경제를 냉각시키려는 연준의 노력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둔화는 결국 고용 감소를 의미한다며 실업률의 3개월 평균이 지난 12개월의 최저치보다 0.43%p 웃돌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샴의 법칙(Sahm’s Rule)’에 따르면 이것은 미국의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0.5%p 임계치에 매우 근접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초에 보인 일련의 깜짝 상승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게 완화되고 있다면서 연준 당국자가 주시하는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6월 데이터가 나오면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침체를 막기에 이미 너무 늦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 밤 정책회의에서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4.5%로 25bp 인하했고, 인플레이션 우려 후퇴에 따라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도 금리 인하는 널리 예상됐다. 중앙은행 당국자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제동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히려 경기 역풍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티프 맥클렘 총재는 기자회견 원고에서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온 데다 경제에 공급과잉이 증가하면서 통화정책 심의에서 하방 리스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중앙은행이 ‘매 회의마다’ 정책을 판단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미리 결정된 인하 경로에 있다는 일각의 기대를 일축했다. 한편, 금리 인하로 캐나다 2년물 금리는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인 3.62%까지 떨어졌다. 캐나다 달러는 한때 4월 17일 이후 장중 최저치인 미 달러당 1.3816까지 떨어진 뒤 낙폭을 줄였다.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의 배당 축소, 숏셀러 카슨 블록의 승리

숏셀러 카슨 블록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진 여파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한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가 결국 배당을 24% 줄였다. 앞서 작년 카슨 블록은 블랙스톤이 배당금을 최소 절반 이상 줄여야 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BXMT라고도 알려진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의 주가는 뉴욕시간 수요일 오후 뉴욕에서 약 11% 하락했다. 이는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카슨 블록이 작년 숏 베팅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날 직전일 이후 주가는 현재까지 약 22% 하락했다.

BXMT의 이러한 움직임은 금리 인하가 곧 있을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하루 아침에 해결되기에는 쉽지 않은, 엄청난 밸류에이션상의 변화가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시장의 혼란으로 인해 BXMT와 경쟁사인 KKR Real Estate Finance Trust와 Ares Commercial Real Estate 등과 같은 모기지 리츠 역시 폭풍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美 신용카드 연체율 2012년 이후 최고 수준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수요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신용카드 잔액의 약 2.6%가 60일간 연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팬데믹 시대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있던 2021년에는 1.1%까지 떨어진 바 있다. 30일 연체와 90일 연체 비율도 1분기에 상승해 둘 다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미국 금융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들은 가계에 스트레스 징후가 없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팬데믹 시대에 쌓인 가계의 저축은 소비자가 높은 물가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이같은 충격 완충재가 줄어들고 소비 활력이 떨어지며 이제 미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신용카드 데이터는 미국 최대규모의 금융 기관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 기사 문의: 엄재현 기자(서울)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