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27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연립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치권이 격랑에 휘말리고 통화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불거지며 달러-엔 환율이 153선을 넘어 7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미 대선과 연준 FOMC 금리 결정을 앞둔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울 위험이 있다.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기술주 랠리에도 지역은행인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가 실망스런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주가가 8.3% 급락하면서 은행주를 끌어내림에 따라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번 주엔 구글의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 애플 등 ‘매그니피센트 7’ 중 5곳이 실적을 발표한다.
日총선서 집권연정, 과반 의석 확보 실패…달러-엔, 153선 상회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자민·공명 집권 여당 연정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조기 총선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던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의 입지가 불안해졌다. 집권 연합의 과반 의석 붕괴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비자금 스캔들이 유권자 불만으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NHK 집계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은 210석을 얻었고,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145석을 포함해 나머지가 240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이른 월요일 한때 0.6% 넘게 올라 153.27로 고점을 높였다. 일본 주식도 매도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마저 불투명해진 이시바는 일요일 발언에서 “정치 자금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해소할 수 없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정책 노선이 일치한다면 다른 정당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 결과는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Nobuyasu Atago는 최대 리스크는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를 끌어 내리고 재정 확대를 선호하는 다른 인물로 교체하라는 압력이 커질 경우라며, “그럴 경우 BOJ가 금리를 계속 올리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이란 타격
이스라엘이 현지시간 토요일 이란의 군사 목표물에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 10월 1일 이란이 단행했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해 보복을 다짐해왔던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테헤란 전역에서 여러 건의 폭발이 보고되었고,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큰 피해는 없으며 석유 및 핵시설도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측에 공격 직전 통보했고, 다른 소식통은 미군이 이번 작전에 개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보복으로 중동 지역의 오랜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에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충돌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미국 등은 수 주에 걸쳐 이스라엘이 자국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물밑에서는 확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 자제를 요청해 왔다. Javier Blas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듯 보인다며, 이란이 이스라엘 폭격을 “약한데다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주장하면서 대대적 반격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유가 역시 소위 ‘전쟁 프리미엄’ 하락에 트레이더들이 내년 공급과잉 전망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 내년 1분기까지 2% 성장 전망: 블룸버그 설문
블룸버그 10월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견조한 소비 수요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올 3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평균 2%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제한적 인플레이션에 연준의 금리 인하 행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견해를 유지했고, 1년 후 경기 침체 확률은 2022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25%로 집계됐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는 2% 목표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연준 위원들이 점진적으로 통화 정책을 완화하고 노동 시장의 악화를 막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간 일자리 증가세는 올해 지금까지의 평균인 20만 명에서 내년 12만5000명으로 후퇴하고, 실업률은 현재 4.1%에서 평균 4.3%로 상승을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11월과 12월 인하는 물론 내년에 총 125bp 인하를 내다봤다. Nationwide Mutual Insuranc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Kathy Bostjancic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하향 추세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11월과 12월에 이어 2025년에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ING의 James Knightley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선거에서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이루어질 경우 심리를 지지하고 금리 인하 환경에서 경제 전망을 개선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시간대 소비자기대 10월 최종치는 70.5로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中재정부 차관 ‘중국 경기 부양책 목표는 내수 진작’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최근 중국이 내놓은 일련의 경기 부양책이 내수를 늘리고 연간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 정책을 강화해 내수를 확대하고 올해 GDP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동시에 “통화 정책과 협력해 특히 소비를 포함한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경제 구조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 차 워싱턴에 온 랴오민 부부장은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책의 규모는 상당히 클 것”이라며 앞서 란포안 재정부장이 밝혔던 자신감을 되풀이했다.
랴오민 부부장은 구체적 내용이 11월 4일~11월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이후 나올 예정으로, “재정 정책을 위해 거쳐야 할 법적 절차가 있다”고 부연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소비 진작을 위한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에 대해 “어느 정도는 소비가 중국의 재정 정책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경기부양책이 중국의 과잉생산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개혁 없이는 중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이 앞으로 4%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노트 ECB 위원 ‘경제 불확실성 높아 모든 옵션 열어둬야’
클라스 크노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경제의 공급 측면에 불확실성이 상당해 중앙은행 차원에서 “모든 옵션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크노트는 현지시간 토요일 워싱턴 발언에서 “모든 선택지의 유지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의 리스크가 어느 쪽으로 현실화되든지 간에 헤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전망을 둘러싼 리스크가 보다 균형적인 상태로, “올해 3분기 헤드라인과 근원 인플레이션 모두 시장 예상을 하회한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지표가 단기 및 중기적으로 “실망스러운 성장의 리스크 증가”를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유로존이 경기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낙관했다.
올들어 이미 25bp씩 세차례 금리를 인하한 ECB 위원들은 12월 행보를 두고 50bp 빅컷 인하에서 신중한 접근까지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투자자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후퇴하고 유로존 경제가 정체되는 신호에 일련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주요 20개국(G-20)에서 국가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러시아측 주장에 화가 난다며, 독일 경제 문제의 일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기인했다고 토요일 워싱턴에서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