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간밤 유럽 및 뉴욕증시 전반이 또 다시 급락했다. 영란은행(BOE)이 예상보다도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인 가운데 영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미국채 금리 하단을 지지했고, 이는 고스란히 증시 부담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국제유가가 미 원유생산 증가 및 미 정부의 비축유 매각 여파 등에 하락세를 지속한 점도 위험자산 투심을 약화시키는 부분이다. 한편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오늘 입국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증시 급락세 재개, 변동성 다시 확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사흘째 2.80% 위에서 마감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반등해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위험회피도 잦아드는 듯 했지만, 간밤 뉴욕증시 전반이 다시 4% 가량 급락세를 연출하면서 ‘조정의 골이 더 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며, S&P500 지수도 100포인트 이상 밀려 모두 100-DMA 지지를 하회했다.
다만 5일 뉴욕증시 급락 당시 두배 이상 치솟았던 VIX 지수는 간밤에는 전일비 30% 가량(장중기준) 상승하는데에 그쳤다. 시장이 3월 FOMC까지는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음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패닉보다는 ‘내성’이 생기는 모습이다. 위험회피 속 7년 이하 미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미국채 입찰에서는 직전일 10년물에 이어 간밤 30년물 입찰도 부진을 이어갔다.
BOE “수퍼 목요일”, 예상 뛰어넘는 매파 스탠스
영란은행(BOE)이 어제 통화정책회의에서 ‘보다 매파적인 성향’으로 기울었다. 카니 BOE 총재는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기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려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OE 이사회는 이번의 경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작년 11월에 예측했던 것보다 “약간 이른 시기에, 좀더 큰 폭으로” 긴축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영국 국채금리 전반이 상승하고, 2년물 금리가 4bp 가량 올라 2015년래 최고 수준에 마감했다. 파운드-달러 환율도 BOE 회의 결과 확인 후 2빅 가까이 올라 장중 한때 1.40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다만, 뉴욕증시 급락 속 위험회피가 확대된 가운데 오름세를 지키지 못하고 보합수준으로 오름폭을 모두 반납해 1.40달러를 재차 하회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유럽 이자율 전략 책임자인 Andy Chaytor는 BOE에 대해 “단순히 특정 달에 한정된 전술적 매파가 아닌 구조적 매파”라며 “시장 역시 결국 몇 차례나 금리가 인상될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드커브가 장기쪽으로 크게 플랫해져 놀랐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방향 틀고, 인플레 기대 잠재울까
WTI 최근월물이 5거래일 연속 매도세에 시달린 끝에 간밤에는 배럴당 60달러 마저 방어하기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기술적으로 61달러 수준을 지나는 50-DMA 하회한 만큼 투기적 매수 포지션이 추가로 정리된다면 롱스탑이 나오며 60불 아래로 낙폭을 키울 여지가 있어 보인다. 200-WMA 지지는 56달러 수준이다.
작년 6월 저점에서 반등한 이후 올해 연고점까지 별다른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오며 연초 시장 참여자들의 물가 서프라이즈 기대를 지지해왔던 만큼,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반전한다면 관련 물가 상승 기대도 잦아들수 있고 이는 미국채 금리의 상방압력을 일부 덜어낼 수 있다. Confluence Investment Management의 Bill O’Grady는 “미국 원유 생산 증가에 시장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며 “원유 생산이 회복되고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 시장에 부정적인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은 연방정부 예산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전략비축유의 약 절반을 방출할 예정이다. 미 의회에서 진행중인 예산지출안에 따르면 미국은 전략비축유 중 1억 배럴을 2027년까지 내다 팔아야 한다. ClearView Energy Partners의 Kevin Book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비 응급상황시 매각”이라고 지적했다.
美 고용,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지난 주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과 달리 감소해 약 45년래 저점 부근으로 내려오면서, 고용시장이 타이트한 상태임을 판단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서를 제공했다.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고용주들이 경력과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찾기 어려워 기존 직원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1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20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거의 17년래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며 임금이 오르는 등 새해에도 활발한 고용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 견조한 고용시장은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소비지출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뒷받침’ 해준다.
中 물가지표 발표 대기, 위안화 변동성 확대 경계
어제에 이어 오늘도 중국 경제지표 발표 결과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듯 보인다. 어제 위안화가 1월 무역수지의 예상밖 부진 여파에 즉각적으로 1% 가량 급락하는 등 지표 부진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오늘은 물가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블룸버그 사전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2월 1.8%에서 1월 1.5%로,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은 4.9%에서 4.3%로 ‘둔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PPI 상승률의 추가 둔화가 향후 식료품 가격이 주도하는 CPI 상승률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과 소비 촉진 노력은 상황을 보다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달러-역외위안 환율은 간밤 뉴욕증시 급락에 따른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어제 무역수지 발표이후의 고점 저항(6. 38위안 수준) 아래에 머물렀다. 달러-원 1개월 NDF 환율이 1098원 수준으로 상승을 확대한 것과는 차별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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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서은경 기자 (송고: 02/09/2018)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3UQYP6S9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