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충격 속 메이 영국 총리는 불신임안 투표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전일 급락후 빠른 회복력을 보인 파운드는 최대 0.3% 가량 올랐다. 월요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해야 하는 메이는 정당 대표들에게 즉시 대화를 요청했고, 코빈 노동당 대표는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를 제외시킬 것을 요구했다. 브렉시트까지 10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메이가 어떻게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EU로부터 추가 양보를 얻어낼지 미지수다. EU는 ‘백스톱’ 조항을 없애는 것은 불가하지만, 탈퇴시한 연기는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부양책 기대와 골드만삭스 등 기업 어닝시즌의 산뜻한 출발에 미증시는 상승을 이어갔지만 막판 화웨이 수사 보도에 장중 고점을 내주었다. 애플은 아이폰 부진에 일부 부서의 채용을 일부 축소할 예정이다. 26일째 접어든 미국 정부 셧다운 사태 속에 경호 문제를 이유로 펠로시 하원의장은 1월 2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연기를 제안했다.
중국 역외위안화는 PBOC의 사상최대 유동성 순공급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 역시 의회로부터 재신임을 얻어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을 위해 목요일 워싱턴에 도착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가져간다고 전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골드만의 선물
골드만삭스는 지난 분기에 M&A 자문 사업 덕분에 업계 전반의 채권 트레이딩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다. M&A 자문 수수료가 56% 급등해 10여년래 최고를 경신하면서 투자은행 부문의 실적은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뛰어넘었다. 반면 채권 트레이딩 부문은 18%나 줄며 금융위기래 최악의 성적으로 고전했다. 골드만 주가는 한때 10% 넘게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예상보다 좋은 분기 실적에 최대 8.2% 올랐다. 투자자들은 대표적 월가 은행들의 채권 트레이딩 부진보다는 대출 수입 등 긍정적 부분에 주목하며 그동안 과도했던 매도세를 메우는 분위기다. 한편, 잔인했던 증시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강타해 4분기 운용자산이 5.98조 달러로 5% 감소했다.
브렉시트 시한 연기?
EU는 합의안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혼란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시기를 내년 하반기까지 연기할 용의가 있다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EU는 영국이 리스본조약 50조의 협상 기간을 3월 29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요청할 경우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으며, 시한 연장은 새로 선출된 유럽의회의 회기 시작 시점인 7월 초를 상당히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EU 회원국들 간에 아직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일부는 여전히 영국이 원래 일정대로 EU를 탈퇴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단지 영국 의회가 필요한 법안을 승인할 수 있도록 몇주 정도 여유만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시한 연장은 EU 27개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 혼란을 완화하는데 필요한 권한에 대해 영국 재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 급변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파운드 반등을 포함해 의회 부결 후 시장이 보인 움직임은 노딜 사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견해를 반영하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JP모간 최고경영자는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그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CB ‘도이치은행, 코메르츠보다 다른 유럽은행과 합병해야’
주요 유럽 규제당국은 도이치은행이 코메르츠은행보다 다른 나라의 유럽계 은행과 합병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금융시장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도이치와 타국 은행이 합치기를 원하고 있다. 독일 규제당국인 BaFin의 분석 역시 두 독일 은행간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아 ‘유럽 딜’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견해는 제빙 도이치은행 최고경영자(CEO) 입장에 보다 가깝다. 그는 딜을 추진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기업 회생 계획을 기다려달라며 인내심을 호소했다. 반면 일부 독일 정부 관료들은 보다 거대한 독일계 은행의 탄생을 원하고 있다. 해당 보도후 도이치은행 주가는 8% 넘게 상승했다.
연준 베이지북 ‘일부 둔화 신호’…연준 인내심에 변동성 옵션 매도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고 대부분의 지역이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낙관론이 후퇴하면서 최근 몇주간 둔화 신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많은 지역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단기 금리 상승, 에너지 가격 하락, 무역 및 정치 불확실성 고조 등에 따라 설문 응답자들이 덜 낙관적 견해를 보였다고 보고했다”고 베이지북은 밝혔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히면서 낮은 변동성에 베팅하는 미국채 일드커브 단기물쪽 옵션 트레이드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비둘기파적 연준 발언과 변동성 옵션 매도가 합쳐지면서 3개월/10년 달러 swaption vol은 연초 이후 하락했다.
골드만 ‘주가하락시 美 성장 타격’…사이나이 ‘주식 강세장 돌아온다’
골드만은 증시 매도세에 부유층이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하락은 2019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p 가량 끌어내릴 수 있으며, 전반적인 금융여건이 타이트해질 경우엔 약 1%p 타격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미국 경기전망 전문가인 앨런 사이나이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태도가 약화되고 중국이 경제성장 지원에 나서면서 미국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주식시장이 반등할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주장했다.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한 금리가 상당히 낮게 유지되면서 주식 강세장이 돌아올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경제 팽창 주기상 3년 또는 4년차와 유사해 성장세가 더 지속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