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통화변동성, 美고용대비 헤지

(블룸버그) —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내년에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너무 과도하다”며, 계엄 사태가 경제나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부 견해에 반박했다. 그는 5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더 필요하다면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 움직임을 볼 때 이번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가 어려울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려면 여당위원 중 최소 8명의 이탈표가 필요한 상황으로, 동아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5명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임기 단축 개헌 수용을 요구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방한 계획이 취소되는 등 국제적 파장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번 계엄령 선포 충격은 원화의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높이면서 패닉장이 벌어질 경우 야간 시간대에서 시장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줬다. 달러-원 현물환율(REGN)은 한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445원 부근까지 치솟은 뒤 2거래일에 걸쳐 1410원대에 머물고 있다. 뉴욕증시는 미국 주요 경제지표를 앞두고 신기록 경신 랠리에서 숨고르기에 접어들었다. 추수감사절이 겹쳤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2만4000건으로 한달래 최고치로 늘었고, 금요일 발표될 미국 11월 비농업부문 고용(NFP)은 22만명 증가가 예상된다. Monex의 Helen Given은 트레이더들이 NFP가 시장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일부 헤지에 나서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며, 반대로 상방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NY Mellon Wealth Management은 12월 연준의 25bp 금리 인하를 전망하면서도, 다른 나라와의 통화 차별화와 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세를 고려할 때 달러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앞두고 유로 변동성 헤지…新변동성 시대 시사

다음 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유로 1주일물 변동성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 11월초 미 대선 당시 14%를 상회한 뒤 6%대까지 밀렸으나 목요일 한때 10.7%까지 올랐다. ECB 25bp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어 있음에도 1주일물 유로 헤지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ECB 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들에 의해 시장이 새롭게 확대된 통화 변동성의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주요 통화 변동성은 7월부터 꾸준히 확대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으로 지난 수년간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외환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도이치뱅크의 통화 변동성 지수(CVIX)는 이번 주에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고,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따르면 옵션 익스포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펀드 매니저 Lauren van Biljon은 “우리는 훨씬 더 큰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며, “중앙은행과 싸우지 않고, 달러 강세와 압도적인 추세만 있었던 다년간의 기간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요한 리셋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로 변동성 확대는 프랑스 정치 상황과 미국의 금요일 고용지표, 다음 주 인플레이션 지표 등의 리스크도 반영하고 있다. 12월 18일 예정된 FOMC 금리결정에서 트레이더들은 25bp 인하를 선호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앞서 연준위원들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낮추면서 통화정책에 신중할 여유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문디의 FX 글로벌 헤드 Andreas Koenig은 “양적완화 이후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모든 거시적 차별화와 지정학적 요인들 때문에 변동성이 상승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볼때 FX 변동성은 아직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여기서 조금 더 높아지는 것은 비교적 분명한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에 옵션시장서 헤지 감지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옵션시장에서 일부 트레이더들이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헤지에 나선 듯 보인다. 디지털 자산 시장 데이터를 추적하는 앰버데이터(Amberdata)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행사 가격이 각각 9만5000달러와 10만 달러인 풋 옵션의 미결제약정이 최대를 차지했고, 7만달러~7만5000달러 범위의 풋 옵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행사가격 10만 달러~11만 달러 범위의 단기 콜옵션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즈(CoinShares)의 Luke Nolan은 “만기별로 분석해 보면 12월 말과 1월 말 사이에 풋옵션 미결제약정이 대부분 몰려 있고 2월 말에도 일부 있다”며, “이는 조정이나 서프라이즈에 대비해 헤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데리비트(Deribit)에 따르면 풋 옵션은 내년 초에 만기가 집중되어 있지만, 같은 기간에 만기 예정인 콜 옵션의 미결제약정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화폐 지지자로 알려진 폴 앳킨스를 차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낙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규제 완화 기대가 더욱 높아지며 비트코인의 기록 경신 랠리에 탄력을 더했다. FalconX의 Brian Strugats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관련 자금조달 금리가 크게 튀어 연중 고점은 물론 2021년 4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러한 패턴은 레버리지 포지션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하여 펀딩 금리 급등과 함께 강한 가격 모멘텀이 수반됐던 이전의 강세장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자산 헤지펀드 인디고 펀드(INDIGO Fund)의 공동 설립자인 Nathanaël Cohen은 펀딩 금리가 시장이 어느 정도 과열되었는지 판단하는 좋은 척도이지만 예상보다 오래 높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린 르펜, “몇 주안에” 예산안 통과 낙관…佛금리 스프레드 축소

프랑스 극우파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차기 총리가 재정적자를 좀더 천천히 줄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몇 주 안에” 2025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프랑스 극우파의 얼굴인 르펜은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며 좌파 진영과 손잡고 불신임안을 지지해 미셸 바르니에 총리의 내각을 무너뜨렸다. 바르니에는 목요일 공식 사임했다. 내각 붕괴 후 몇시간 만에 진행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르펜은 2029년까지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3%로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계획에 대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며, 부의 창출과 저축에 기반한 “합리적인 궤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르펜은 “재정적자를 흡수하고 싶지만, 똑똑하게 해야 한다. 재산업화의 기회를 박탈하지 않고 기업을 도와야 한다”며, “이는 우리에게 너무나 필수적인 문제다”고 말했다.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일부 야당 의원들이 마크롱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르펜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며, 대신 내년 7월 실시 가능성이 있는 선거에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투표 시스템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위기나 제도적 위기가 발생하면 대통령이 사임하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있을 수 없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RN 하원 원내대표인 르펜은 올 여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실시한 조기총선에서 RN이 단일 정당으로는 최대 의석을 차지한 이후 국가 재정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통령이 차기 총리로 누구를 선택하든 또 다른 불신임 투표에서 전복되지 않으려면 르펜의 암묵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발언 이후 프랑스 국채 10년물과 독일 분트의 금리 스프레드는 한때 7bp 좁아진 77bp로 2주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Neuberger Berman의 Robert Dishner는 “불확실성이 낮아져 안도 랠리가 언제든 가능했다”며, 다만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OPEC+, 증산 계획 3개월 연기…내년 4월부터 천천히 진행

석유 수출국 협의체인 OPEC+가 석유 생산 재개를 3개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공급 과잉 전망에 유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벌써 3번째 증산 계획을 연기한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끄는 OPEC+는 내년 1월 하루 18만 배럴씩 시작해 점차적으로 산유량을 늘려가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접고, 대신 4월부터 당초 예정보다 더 느린 속도로 감산분을 회복해 나갈 방침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대표단이 전했다. UAE 역시 4월 전까지는 산유량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고 한 대표단이 밝혔다. UAE는 앞서 OPEC+ 감산과는 별도로 최근 시설 투자를 인정 받아 1월부터 하루 30만 배럴씩 매월 단계적으로 생산을 늘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OPEC+는 지난 6월에 2022년 감산 합의에 따라 줄어든 원유 공급을 하루 220만 배럴 규모 가량 되살리기로 했으나,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의 수요가 부진해지고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에서 석유 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OPEC+가 아예 증산을 포기하더라도 2025년 글로벌 원유 시장은 공급 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의로 OPEC+는 당초 계획보다 1년이 늦은 2026년 9월이 되어서야 소위 자발적 감산을 완전히 되돌릴 수 있게 된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2달러대에서 소폭으로 등락했다.

중국, 대만에 무기 판매한 13개 미국 기업에 제재 부과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계획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군수업체 13곳을 제재하기로 했다. 제재 대상은 대부분 드론 제조와 관련된 곳으로, BRINC Drones, Shield AI, Kratos Unmanned Aerial Systems 등이 포함됐다. 중국 외교부는 목요일 성명에서 해당 기업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중국 내 어떤 곳도 이들과 거래하거나 협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조치 배경에 대해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가 “중국의 국내 문제를 심각하게 간섭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 따르면 6명의 미국 고위 경영진이 제재 대상에 추가될 예정이다.

중국이 자치 민주국가인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어 대만 이슈는 미-중 갈등의 주요 도화선으로 남아 있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정치적·경제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이번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미국 기업들의 중국내 사업이 미미한 수준이라 이번 조치가 대체로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지난 10월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Skydio가 중국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