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랠리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제 균열 조짐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017년래 최저인 2.29%까지 밀려 2.4% 부근인 실효연방기금금리를 하회하며 경기침체 경고등을 켰다. 연준이 최근 5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이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게다가 트레이더들은 연내 25bp 금리인하마저 기대하고 있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 초장기 30년물 금리는 2.72%까지 밀렸다. 미-중 갈등이 깊어지자 투자자들은 흔들리는 성장 신호에 더욱 예민해진 모습이다. 목요일 발표된 미국과 유럽 PMI 지표는 이같은 우려를 더했다. BMO Capital은 “최악의 두려움이 현실화되고 무역전쟁이 장기간 고조될 경우 채권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채권시장에 매우 강세적인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무역전쟁 전면전 위기
미-중 무역합의를 기대해왔던 일부 전문가들이 비관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노무라는 이제 중국의 모든 대미 수출품에 관세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로 잡았다. 그 가능성을 연말까지 65% 정도로 보고, 시기는 3분기로 내다봤다. 골드만은 향후 몇 주간 진전의 신호를 기대할 수 없다며, 추가 관세 이행이 기본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진 합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지만 이제 거의 막상막하라며,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GDP 영향을 분석했다. BofA는 아직 양측이 합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투자자들이 충분히 몰아부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JP모간은 트럼프의 시장 고통 임계점이 4% 정도라고 분석했다. 중국 Zhang Yansheng은 양국이 2035년까지 “싸움과 대화”를 반복할 수 있다며, 미국이 주장하는 주요 요구 중 단 하나도 단기간에 실현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가 60불 하회
국제유가가 WTI 기준 장중 최대 6.7% 하락해 3월래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했다. 브렌트유 역시 70달러 아래로 밀렸다. WTI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간기준 하락이 예상된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공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면전 양상에 수요 전망이 위축되고 있는 영향이다. 미-중 관계가 극적인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글로벌 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공급 측면에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역시 고조되면서 공급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재고가 크게 늘고 있어 이같은 우려를 상쇄하는 분위기다. Saxo Bank는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 고집스러울 정도로 강한 달러”가 유가를 억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英 일드커브 금융위기래 가장 플랫
시장이 영란은행(BOE) 금리 인하를 베팅하기 시작했다. 메이가 총리직을 잃을 경우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렸고, 이에 길트채 10년물 금리가 0.95%로 2017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길트 2년-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30bp 가량으로 좁혀져 일드커브가 2008년 금융위기래 가장 플랫해졌다. 파운드는 유로 대비 14거래일째 밀리며 기록적 하락세를 이어갔고, 영국 증시는 월간기준 올해 최악의 성적이 예상된다. 미즈호는 BOE가 너무 낙관적 가정을 해왔기 때문에 메이가 사임하고 강경파가 보수당을 차지할 경우 쉽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가 이번주 새로운 브렉시트 제안을 내놓았지만 기대만큼 지지를 받지 못하자 시장은 벌써 메이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유력 주자로 떠오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10월말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금요일 메이는 6월 10일 보수당 대표직을 관두고 후임 선출시까지 과도기 동안 총리직을 계속 유지할 계획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美 제조업 흔들…연준 2% 인플레 자신감 흔들려
관세 전쟁과 재고 과잉에 미국 제조업 활동이 5월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가 2분기 둔화될 수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 마킷 미국 제조업 PMI가 50.6으로 2009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고, 신규 주문의 경우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수축을 기록했다. 서비스 PMI 역시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리 주문을 늘린 상태다. 한편, 연준의 최근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내 영향력 있는 이코노미스트들은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잃은 듯 보인다. 연준위원들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들은 고용시장이 보다 타이트해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