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12월 금리 인상을 향한 경로에 있음을 확인한 후 미 증시 주요지수는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최대 0.7% 밀렸고, 나스닥 지수는 0.9% 후퇴했다. 달러(BBDXY)는 상승폭을 확대해 0.6% 가량 올랐다. 미국채는 2년물과 3년물 금리가 수년래 고점을 연일 경신하며 플래트닝을 이어갔고,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34bp로 200일 이평선을 터치했다.
국제유가(WTI)가 10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해 배럴당 60불을 위협하며 결국 약세장에 진입했고 캐나다달러가 고스란히 충격을 받았다. 2014년래 최장기인 9거래일 연속 하락에 산유국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원유 재고가 빠르게 늘고 사우디 연구소가 OPEC 해체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지만, RSI(14) 분석상 과매도권으로 기술적 반등도 기대된다.
이탈리아가 EU와 예산안을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크게 상승했고, 브렉시트 관련 헤드라인에 움직이던 유로와 파운드는 달러 강세에 막판 0.5% 가량 하락했다. 스웨덴 크로나는 중앙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유로대비 7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골드만삭스는 위험선호의 반등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행정부는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망명제도를 변경했다. 청와대가 이르면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교체를 단행해 후임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합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노이벤트’?…긴축 경로 그대로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점진적”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았다. 오늘 결정은 9:0으로 만장일치였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관세 인상, 임금 상승세 등에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2월 금리인상을 향한 경로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경제 활동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고용 증가가 “강하다”면서 실업률 하락을 지적했다. 전망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적”이라는 기존 평가를 고수했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초과지준금리(IOER) 역시 2.2%로 유지했다. 다만, 기업 고정투자에 대해 “가파른 상승세에서 완화되었다”며 평가를 낮추었다.
BMO Capital은 FOMC 리뷰 보고서에서 제목에 “연준 회의가 열렸었나?”라며, 별다른 내용이 없다고 진단했다. SEB는 최근 경제지표와 미국 중간선거 결과 역시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준이 자체 전망을 바꿀 이유가 거의 없었다며, 12월 및 내년 2차례(3월과 6월) 금리 인상 견해를 유지했다. BofA는 미국 정계의 대치국면과 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성장 둔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 조정 등에 따라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예상했다.
브렉시트 결말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다음주면 모습을 드러낼 듯 보인다. 더타임즈에 따르면 영국 내각회의가 다음주 월요일에 열린 후 라브 영국 브렉시트 장관이 화요일 오전 바르니에 EU 협상대표와 만나고, 영국의 EU 탈퇴 합의 전문과 정치 선언문 윤곽이 화요일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메이 영국총리는 수요일 오전 영국 하원에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브렉시트 협상이 “점진적 과도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금융 불안정의 리스크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딜’ 시나리오가 무역 및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유로지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아일랜드의 경우 영국과 워낙 관계가 깊어 더 충격이 클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기가 어렵지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와 EU, 전망 놓고 격돌
이탈리아는 자국 예산안에 대한 EU 집행위의 비판에 대해 분석 자체가 틀렸다며 강하게 반격했다. 집행위가 이탈리아 정부안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치를 발표한 직후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EU가 내놓은 숫자가 “부적절하고 불완전한 분석”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EU가 자국이 제공한 근거들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EU의 요구에도 자국 예산안 목표를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다. 트리아는 재정적자를 GDP 대비 최대 2.4%로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EU는 실제 내년 재정적자 비중은 2.9%로 EU의 3% 상한선에 가깝다고 추정했다.
EU 집행위는 내년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을 1.2%로 내다봤다. 이탈리아 정부의 전망치는 1.5%다. EU는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9%로 낮추고, 글로벌 무역 긴장과 이탈리아의 재정 문제 및 미국 경기과열 등이 유로존 경제에 위험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中 수출 절벽 오나..골드만 G-2 정상회담 ‘조심스럽게 낙관’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를 더 올리기 전에 기업들이 출하를 서두르면서 중국 10월 수출증가율이 달러기준 전년동월비 15.6%로 9월에 이어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9월 일본 핵심기계수주가 전월비 -18.3%라는 사상최대 하강을 기록해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무역전쟁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더했고, 중국내 자동차 판매마저 5개월 연속 줄어 적어도 20년래 첫 연간 감소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년 중국 수출이 급격히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충돌과 갈등을 피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찾고, 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무역 불확실성”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무역 마찰이 오래 지속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 성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이 관세 문제에 진전을 이룰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경고
터키와 아르헨티나에서 통화 위기는 지나간듯 보이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고 무디스가 경고했다. 해당 보고서가 나온 후 터키 리라는 2% 가량 급락한 반면, 아르헨티나 페소는 강세를 보였다. 무디스는 양국 통화가 올해 세계에서 최악의 성적을 보이면서 두 국가 모두 경제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역외 자금조달에 의존도가 높아 가장 취약한” 터키와 아르헨티나와 같은 개도국의 성장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아마도 내년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며,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대가로 통화 및 재정 긴축을 실시한 아르헨티나의 경우 2020년이 되어서야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