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6월인하? 도이치銀흔들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과 유럽에서 불거진 은행 불안이 각국 당국의 발빠른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촉발한 가운데 시장은 이제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가파른 통화정책 긴축과 불안감이 금융 경색을 초래해 결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투자자들은 리포지션닝에 나섰다. Nomura Securities International은 “은행의 수익성 위기가 지급능력 위기로 악화되어 금융여건을 상당히 타이트하게 만들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금요일 도이치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연준이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베팅에 힘입어 상승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국인 벨라루스에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혀 서방세계와의 갈등이 고조되며 안전자산 선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최근 발생한 은행 혼란이 미국 경기 침체의 위험을 높였지만 경제와 통화 정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그는 현지시간 일요일 CBS 인터뷰에서 은행권 스트레스가 미국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우리를 더 가까이 데려간다”고 답변했다. “불확실한 점은 이같은 은행권 스트레스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는가이다. 이로 인해 경제가 둔화될지 우리는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음 금리 결정을 예측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FOMC 회의는 5월 2-3일 열릴 예정이다.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은행권이 “매우 높은 불확실성의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결정에 있어 회의 때마다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은행 불안이 금융 여건의 추가적 긴축을 초래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ECB의 주된 우려는 초저금리 시대에 리스크를 크게 늘린 비은행 금융기관들이라고 일요일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5월 연준 인상 베팅 버리고 이르면 6월 인하

채권 트레이더들은 미국이 경기침체에 다가섬에 따라 연준이 5월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을 버리고 이르면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데 베팅을 높였다. 은행 부문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요 중앙은행들의 초점이 곧 인플레이션에서 금융 안정으로 바뀔 것이란 기대가 일며 미국채 2년물 금리는 금요일 한때 28bp 급락했다. 다만 3월 S&P 글로벌 미국 PMI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낙폭을 줄였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수요일 9번째 연속 금리를 올리며 연내 금리 인하는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못박았지만, 스왑시장은 올해 말까지 약 10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Kelsey Berro는 3월이 “아마도 이번 주기에서 마지막 인상”이 될 것으로 본다며, “2년물 금리가 이를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유럽 은행 혼란의 불똥이 도이치은행으로 번지는 듯한 모습에 트레이더들은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에 대해서도 추가 25bp 인상 기대를 되돌렸다. FHN Financial의 Jim Vogel은 “긴급 상황이 이달 들어 3주째 주말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분기말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거나 적어도 미국채 금리의 일일 변동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싶지만 금융주와 금리에 있어 은행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채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는 한때 1년래 최고치인 37.4bp를 기록해 연준 인하 피봇이 멀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시사했다. 2년-10년 구간 역전폭도 3월초 111bp에서 27bp로 축소됐다.

매파 불러드 ‘올해 금리전망 5.625%로 상향’

연준위원들이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들에 대해 신뢰를 표명하고 동시에 은행 경색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꺾어야만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지시간 금요일 발언에 나선 3명의 연준위원들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이번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뜨거운 경제를 식히는데 분명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점도표에서 연준위원들은 올해말 금리 전망치를 중앙값 기준 5.1%로 유지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금융 불안이 해소된다는 전제 하에 올해 최종금리 전망치를 5.625%로 높였다고 밝혔다. 금융 스트레스가 악화될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계속되는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금융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계속 가할 수 있다”며, “지금은 2007년-2009년과 다른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위기에 대응할 정책수단이 마련되어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문제가 “실질적이고 크다”고 진단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NPR News 인터뷰에서 이번주 FOMC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금리 인상이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몇몇 위원들이 이번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쉬어가자고 했지만 다행히 FOMC 전 주말에 상황이 악화되지 않아서 이번 혼란을 헤처나갈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고 밝혔다. “결국 우리는 은행시스템이 건전하고 회복탄력적이라는 분명한 신호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CNN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높고 수요가 내려오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금리 인상 근거는 상당히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번주 나올 연준 선호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월에 전년비 5.1% 상승이 예상된다.

도이치은행 CS 불똥?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가 UBS 강제 인수라는 극적인 해법을 찾으며 전이가 차단되는 듯 보였지만 유럽 은행들이 전일 미국 은행주 급락과 경기침체 트레이드에 직격탄을 맞았다. 도이치은행 주가는 금요일 장중 한때 15% 가까이 추락해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 이래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고, 코메르츠은행과 소시에테제네랄 등 다른 유럽 은행들도 매도세에 휩싸였다. 도이치의 후순위채권(Tier 2) 조기상환 계획 발표에 시장의 반응이 냉담하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까지 방어에 나서 도이치은행에 대해 우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숄츠는 “도이치은행이 펀더멘털하게 현대화되었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조조정해 이제는 매우 수익이 좋은 은행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3월 중순까지만해도 100bp를 밑돌던 도이치의 5년물 CDS는 금요일 한 때 200bp를 넘어섰다. CS의 경우 지난주 신뢰 위기가 정점에 달했을 당시 1년물 CDS가 3000bp를 뚫기도 했다. Andrew Coombs 등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비이성적 시장”이라며, “심리적으로 예금자들에게 많은 뉴스 헤드라인들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FlowBank SA는 “시장이 먼저 팔고 나중에 질문하는 단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Autonomous Research는 투자자들이 도이치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와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Karin Keller-Sutter 스위스 재무장관은 정부 개입이 없었다면 CS가 단 하루도 더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해 당시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갔음을 시사했다. 스위스 은행 규제당국은 CS 경영 부실에 대한 조사와 처벌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국, 은행권 추가 지원 검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대차대조표 강화에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미국 당국이 은행들을 위한 긴급 대출 기구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논의가 아직 초기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을 지원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으며, 연준이 3월 중순 발표했던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현재 규제당국은 이미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퍼스트리퍼블릭의 경우 당장 개입이 없어도 일단 운영에 큰 차질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갑작스런 뱅크런에 미국 은행 3곳이 연달아 문을 닫자 다음 희생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이달 들어 90% 넘게 급락했다.

당국자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이 대차대조표상 구조적 문제가 있지만 최근 예금이 안정화된데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안 고객의 인출 요구에 대응할 현금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여기에는 월가 대형은행들이 예치한 300억 달러의 지원도 포함되어 있다. 현지시간 금요일 연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은행권의 예금이 SVB 사태 속에 3월 15일 마감 주간에 거의 1년래 최대폭인 984억 달러 줄어들어 17.5조 달러를 기록했다. 중소형 은행들의 경우 예금이 1200억 달러 급감한 반면 25개 대형은행들은 거의 670억 달러 늘어났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금요일 금융안정감독위원회를 소집해 연준 및 연방예금보험공사 수장 등과 사태 해결에 나섰다.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일부 은행들이 압박을 받고 있지만 미국 은행시스템은 여전히 견조하고 회복탄력적이라고 강조했다. Valley National Bancorp와 First Citizens BancShares가 SVB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매파 ECB에 유로 랠리 1.10달러 가시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은행 불안에도 불구하고 주요 중앙은행 수장 중 가장 매파적인 입지를 다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유로를 사고 독일 채권을 매도해야 할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라가르드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끌어내리겠다는 의지가 “협상 불가능”한 것으로 “트레이드오프”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3월 FOMC에서 긴축 중단을 논의했었다며 25bp ‘베이비스텝’ 인상을 이끄는 데 그쳤고,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25bp 인상을 발표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과 소시에테제네랄, 도이치은행은 라가르드의 인플레이션 싸움이 향후 몇 개월 안에 유로를 1.1달러까지 띄워올려 줄 긍정적 재료라고 진단했다. 이번주 발표 예정인 3월 유로존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 ECB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부추겨 유로 강세를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Kim Hutchinson은 미국채보다 분트채 보유가 더 두렵다고 말한다. “ECB는 아마도 중앙은행 중 가장 매파적 메시지를 던졌다. 라가르드는 여전히 기본 시나리오가 유효하다면 ECB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데 매우 확신하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Russell Investments의 Van Luu는 “보다 긍정적 추세와 미국과의 채권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우리는 향후 1-2개월에 걸쳐 유로에 롱 포지션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이 ECB보다 몇달 먼저 긴축 주기를 멈추고 정책 기조를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