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연준이 이번 주에 세번째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내년의 경우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제시했던 4회 대신 3회 인하에 그칠 것으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했다. 최근 블룸버그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올해 12월 25bp 인하 이후 내년 1월 동결, 3월 인하를 내다봤다. 50명의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중앙값을 보면, 그 이후는 내년 6월과 9월에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매파적 인하”에 대비하면서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WTI)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 얘기가 나오면서 3주만에 배럴당 71달러대로 올라섰다.
윤 대통령 탄핵 후폭풍..SG ‘연초 통화 부양책’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 돌입 및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정치일정 가닥이 잡히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줄어들어 원화 자산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향후 정치상황 전개 과정에서 갈등기간이 과거 사례보다 길어질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과정이 진행된다면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분이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연말까지 1,400원~1,430원의 밴드 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환율이 1,400원 초반대에서 안정되더라도 미국 예외주의 지속,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분쟁 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져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너랄(SG)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과거 유사 상황 대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탄핵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도 상당한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12월 둘째주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1%로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까지 6주간 지지율이 4~5%에 머물렀다. SG는 한국 정치 혼란에 내년 초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 상황이 악화되거나 경기 둔화가 지표로 확인될 경우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달러-원 환율 및 원화 금리 시장에서 극단적인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몇 달 내 질서 있는 탄핵을 전제로 달러-원 25델타 3개월 스트랭글을 매도하고 원화 이자율 포워드 스왑 2y1y을 리시브하고 5y5y 페이하는 스티프너 포지션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연준 이달 25bp 인하 후 내년 3·6·9월 인하 전망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노동시장 냉각 우려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2025년에 훨씬 공격적인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예상했으나, 이제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상당히 바뀐 모습이다. 2022년에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에는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의 경우 6월부터 11월까지 3.2~3.3%에서 정체된 상태다. 대규모의 불법 체류자 추방 정책, 고관세 부과, 감세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제안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부분은 그 결과로 내년 금리 인하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콥 레이팅스의 Dennis Shen은 “이달 이후에 추가 인하 가능성은 유의미하게 줄었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질기고, 경제와 금융시장은 과열되고 있으며, 소폭의 실업률 상승세는 반전됐다. 게다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Kathy Bostjancic는 “연준이 트럼프 정부의 예상되는 정책 변화를 평가하고 경제 및 인플레이션 환경도 점검하면서 내년 초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FOMC 성명서의 주요 내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도이체방크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Brett Ryan은 향후 정책 조정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보다 점진적인 속도로 움직이겠다는 의사를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BOJ ‘인상 건너뛰기’ 베팅에 달러-엔 급등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베팅이 확대됨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뉴욕시간 금요일 장중 한때 0.8% 급등해 153.80으로 11월 26일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5거래일째 상승으로, 일주일 사이에 2.4% 넘게 오르며 10월초 이래 주간 기준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머니마켓은 12월 BOJ 금리 인상 확률을 일주일 전 64%에서 16% 정도로 낮췄다. 교도통신은 BOJ가 이번 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BOJ는 인상을 당장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내년 봄 임금 협상 동향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관세 등 트럼프 정책 공약으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BOJ 인사들이 인상 시기를 1월 또는 그 이후로 미룬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오버슈팅될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큰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다만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반대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Mitsubishi UFJ Trust & Banking의 Takafumi Onodera는 이번 회의에서 BOJ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 내년 쉬어갈 생각임을 시사할 경우 달러-엔 환율은 156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Adarsh Sinha는 “리스크가 엔화 약세 쪽으로 기울었다”며, “BOJ는 미국의 향후 경제 정책을 평가하면서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中채권시장서 제로금리 가능성 제기…BofA ‘中증시 러시’
중국 당국이 10여년만에 통화정책 완화로의 가장 강력한 의지를 시사하면서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77%로 하락했다. 11조 달러 규모의 중국 국채 시장이 미지의 영역으로 접어드는 모습으로, 투자자들은 한때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즉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재 약 1.03%인 일본 국채보다 낮아지고, 심지어 제로 금리 가능성조차 제기되는 상황이다. 헤지펀드인 K2자산운용의 리서치 책임자 George Boubouras는 “채권 금리가 0%로 갈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인민은행(PBOC)이 일본식 불황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가능한” 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SFM의 Stephen Miller는 “중국 채권의 일본화가 어느 순간에서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며, 최근 부양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문제는 뿌리 깊은 구조적인 것으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채권 금리가 제로로 향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중국 지도부가 내수 진작 등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약속함에 따라 수요일까지 지난 일주일 간 약 56억 달러가 중국 주식펀드에 유입되었다고 전했다. 이는 9주래 최대 규모다.
ECB 빌르루아 ‘시장 인하 기대 편안해’
유럽중앙은행(ECB)의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정책위원은 100bp 이상 추가 금리 인하를 바라보고 있는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인 듯 하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빌르루아는 “내년에 더 많은 복수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며, ECB가 특정한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해놓진 않았지만 “금융 시장의 전망에 다소 편안하다”고 금요일 BFM Business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왑 시장에서는 내년 말까지 약 120bp 인하를 프라이싱 중이다. 빌르루아는 중립금리를 1.7%~2.5%로 추정하고, 아직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목요일 ECB는 올해 네 번째이자 연속 3번째 인하를 단행해 단기 수신금리를 3%로 내리고, 성명문에서 필요한 기간만큼 통화 정책을 제약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해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 정책 인사들은 내년 1월 25bp에 이어 어쩌면 3월에도 25bp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50bp 인하는 비상용 카드로 남겨두고 있다. 가브리엘 마클루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특정 금리 경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금리의 방향은 분명하다”며, “정확한 추가 인하 속도와 횟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예상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는지, 또한 유로존 경제의 광범위한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