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선제적인하, 美고용냉각

김대도、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의 비농업 고용 지표가 다시 한번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고 이전 수치마저 하향 조정됨에 따라 고용 열기가 식고 있다는 진단에 당장 9월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폭을 놓고 논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가 ‘선제적 인하’와 더불어 ‘빅컷’ 인하 가능성에 열린 마음이라고 말한 가운데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금요일 장중 한때 15bp 넘게 빠져 3.59%로 작년 3월 미국 지역은행 사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1.7% 하락해 주간 낙폭을 4.3%까지 키우며 작년 3월래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가 발표된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전년비 2.6%로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 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됨에 따라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목요일 정책회의에서 올들어 두번째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최소한 한번 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주 캐나다 중앙은행에 이어 이번주엔 ECB, 다음주엔 연준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물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과 독일은 물론 미국마저 성장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증시 역시 최고의 시절이 끝났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20명의 스트레티지스트들의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올해 말까지 기껏해야 1% 상승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8월 비농업고용도 실망 

현지시간 금요일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고용은 14만2000명 증가에 그쳐 이코노미스트 대상 블룸버그 설문의 중앙값 16만5000명을 하회했다. 추세를 보다 잘 보여주는 3개월 평균치는 2020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다만 실업률은 5개월만에 처음으로 4.2%로 떨어졌다. 구직자와 취업자를 합한 수치인 경제활동참가율은 62.7%로 전월과 같았으나, 핵심 노동인구인 25~5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대비 3.8% 증가했고,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산직 및 비감독직은 4.1% 올랐다. 임금 상승률은 경제의 주요 엔진인 소비자 지출에 대한 기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연준 인사들이 세심히 지켜보는 항목 중 하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용지표가 엇갈린 모습이라면서, 일부 FOMC 위원들이 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만큼 시급성은 부족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50bp 인하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카슨 그룹은 “노동 시장이 분명히 완만해지고 있고, 연준은 테일리스크를 자르기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지표에 9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됐으나 “중요한 문제는 연준이 빅스텝으로 갈지 여부다”고 지적했다. MacroPolicy Perspectives는 “연준이 취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오늘처럼 노동 시장이 추가로 냉각될 조짐을 보일 경우 더 많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기준금리를 꾸준히 25bp씩 인하하거나, 또는 큰 폭으로 인하하면서 부정적인 신호를 막으려 하는 것”이라며, 50bp 쪽으로 기울었다고 밝혔다. 

월러 연준이사 ‘연준 행동할 때…빅 컷에 열려있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노동시장이 추가적으로 약해질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준이 이번 달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8월 고용지표 발표 후 몇시간 뒤 연설에서 더 큰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적절하다면 이를 옹호하겠다고 발언했다. “위험의 균형이 연준의 이중 책무 중 고용 측면으로 이동했다. 정책은 그에 따라 조정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지표는 더 이상 인내심을 필요로 하지 않고 행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련의 인하가 적절할 것”이며 “인하 규모와 속도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 과정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적절하다면 선제적 인하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지표가 연속적인 인하를 뒷받침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만일 지표가 더 큰 폭의 인하 필요성을 시사할 경우 이 역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노동 시장이 식고 있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양대 책무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다며, 이 두 목표를 달성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균형” 상태로 이동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뉴욕외교협회 연설에서 진단했다. “경제가 현재 균형을 이루고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한 경로에 있기 때문에 이제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낮춰 정책 스탠스의 제약 정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며, “우리의 두 책무에 대한 리스크가 이제 더 나은 균형 상태로, 이를 반영해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연준위원들이 “지표의 전개와 목표 달성에 있어서 전망과 리스크 등을 감안해 시간에 걸쳐” 정책을 중립 쪽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긴축적 정책이 경기 침체 리스크를 높이고 있어 우려된다며, 연준내 지배적 컨센서스는 여러 차례 금리 인하라고 밝혔다. 

씨티, 올해 세 번 모두 50bp 인하 전망..‘연준 베이비스텝 밟지않아’

씨티그룹의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준의 정책결정에 대해 50bp씩 3차례 연속 인하를 베팅했다. 총 150bp를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금요일 미국 고용지표가 나오기 전에 씨티의 단기 금리 트레이딩 데스크는 노동 시장이 약해질 경우 연준이 공격적 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들의 베팅은 스왑시장에 반영된 프라이싱은 물론, 9월과 11월에 각각 50bp 인하한 뒤 12월에 25bp를 내릴 것이라는 씨티 이코노미스트보다도 공격적인 견해다. 씨티의 단기 금리 트레이딩 책임자인 Akshay Singal은 “이번 연준은 베이비 스텝을 밟지 않는다. 2022년 금리 인상기에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고 인하 역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며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우면 연준은 9월뿐만 아니라 11월과 12월에도 50bp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olumbia Threadneedle의 글로벌 채권 헤드 Gene Tannuzzo는 “시장은 ‘단지’ 연준이 장기적으로 약 3%의 ‘중립’ 금리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만 반영하고 있다”며 “완화적 스탠스에 도달할 것이라고는 프라이싱하지 않고 있다. 완화적 기조가 타당한지는 노동 시장 상황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Mischler Financial Group의 Tony Farren은 그동안 25bp 인상을 주장해 왔지만, 다음주 CPI가 약할 경후 50bp 인하 확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MUFG의 미국 매크로 전략 헤드 George Goncalves도 이번 달 50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4월 이후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연준은 뒤처져 있다. 오래 기다릴수록 더 나빠질 것이다”고 말했다.

서머스 ‘9월 연준 50bp 인하 가능성↑’…옐런 ‘美노동시장 튼튼’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한두 달 전에 비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내릴지 아니면 50bp 빅컷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지 전망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8월 고용보고서가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최근 추세는 미국 경제의 체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며, 만일 경제가 상당히 약해진다면 연준은 금리를 많이 내리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내다봤다. 현재로선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연준의 완화를 너무 많이 기대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경고했다.   
재닛 옐런 현 재무장관은 미국 노동시장이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튼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더 이상 약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기자들에게 “일반적으로 한 달에 14만2000개의 일자리 창출은 매우 견조하고 지속 가능한 속도로,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이라면서, 실업률 4.2%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고용 시장이 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우리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탈달러 국가에 ‘100% 관세’…NYT 여론조사서 오차내 우위

이번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축통화인 미달러로부터 빠져나가려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관세 철퇴를 휘두르겠다고 공약했다. 현지시간 토요일 대선 격전지인 위스콘신 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는 “달러를 떠날 경우 우리가 당신 나라의 상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생각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과 거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발언은 트럼프와 그의 경제 고문들이 달러 이외의 통화로 양자 간 무역을 적극 추진하려는 동맹국이나 적대국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수개월 논의한 끝에 나온 것으로, 앞서 블룸버그 뉴스는 소식통을 이용해 수출 통제나 환율 조작국 지정, 관세 등 여러 옵션이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오랫동안 보호무역 정책을 펼쳐온 트럼프는 달러가 8년간 “주요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며, 달러의 세계 기축 통화 지위를 지키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남아공 등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탈달러화에 대해 논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달러의 지배력은 과거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올 1분기에도 전 세계 공식 외환 보유액의 59%를 차지했고 다음은 유로화로 거의 20%에 달했다. 한편 뉴욕타임즈(NYT)지/시에나대가 9월 3일-6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지지율 48%로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를 오차내 범위(±3%p)인 1%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와 해리스는 현지시간 10일밤 필라델피아에서 TV 양자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