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깜짝 인하
연준이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최장기 팽창세에 있는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현지시간 화요일 오전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다. 연방기금 목표금리 범위를 1%~1.25%로 내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코로나19가 경제 활동에 주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하고 최대 고용 및 가격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FOMC는 오늘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50bp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개상황과 이에 따른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경제를 지원하는데 적절한 정책수단을 활용하고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좋다”면서도, “이벤트의 흐름에 따라 적절하게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로 경제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현저하게 바뀌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통화정책 외에도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고 G-7간에 보다 공식적인 공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바이러스가 적어도 올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G-7 공조
G-7 경제수장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경제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G-7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현지시간 화요일 이례적인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후 성명서에서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고 하락 위험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와 이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7 재무장관들은 바이러스 대응을 돕고 이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적절한 경우 재정 조치를 포함해 행동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30분 넘게 진행된 이번 콜에서 각국의 경제 수장들은 구체적 조치를 논의하기보다 각 나라의 대응에 맡기기로 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구체적인 중앙은행 행동에 대한 논의는 없었지만, 정책입안자들은 어떤 대응이든 재정정책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호주와 말레이시아가 금리를 인하했고, G-7 콜 이후 연준이 전격 기준금리를 50bp 내렸다.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당장 다음주 행동에 나서진 않겠지만 은행을 위한 장기 대출 프로그램의 활용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Holzmann ECB 정책위원이 말했다.
월가 반응
연준의 깜짝 금리 인하에 Miller Tabak은 단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시장이 향후 몇주안에 휘청인다면 이는 연준이 공중보건 위기와 싸울 수 없음을 증명하며 약세장으로 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untington Private Bank는 연준이 매우 이례적으로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어쩌면 3월 정례회의에서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나라 중앙은행들도 대응에 나서겠지만 문제는 시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듯 하다며, 갑작스런 인하에 “연준이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 알고 있는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Pacific Life Fund Advisors는 연준의 대응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나왔다며, “연준이 긴급하게 50bp를 내린 것은 너무 컸다. 이는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현재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Renaissance Macro Research는 시장이 패닉을 멈추는 시점에 정책 입안자들이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다며,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사실은 패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준의 정책수단은 불완전하며 공중보건 위기에 대처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며, 시장은 바이러스가 얼마나 퍼질지 알고 싶어하지만 연준이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Brown Brothers Harriman은 주식시장이 겁에 질릴 때마다 연준이 패닉 버튼을 눌러서는 안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인하 결정은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완화 시동
트레이더들은 코로나19 충격에 미국 금리 인하를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준이 화요일 50bp 인하를 전격 단행한 후 연말까지 추가 완화에 대한 베팅이 더욱 거세졌다. 연방기금 선물은 이제 연내 추가 5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심지어 3월 18일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중반까지 25bp씩 두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 완화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캐나다 중앙은행 역시 현지시간 수요일 최소 25bp 인하가 기대된다. G-7의 의지 표명과 연준의 액션에도 시장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Robeco Institutional Asset Management 는 다음 어떤 중앙은행이 그 뒤를 따를지 시장이 궁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Monex Europe은 이제 50bp 인하만으로 글로벌 성장을 궤도로 올려놓기에 충분한지, 또 추가 부양책이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Columbia Threadneedle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를 계속 밑돌면서 연준에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0%가 실효하한금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중에 더 큰 폭의 인하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움직이기로 결정한 것 같다. 불행히도, 이는 코로나19 감염자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
OPEC+ 감산
OPEC+의 전문가 그룹은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가함에 따라 이번주 산유국 회동에서 더 큰 폭의 감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지시간 화요일 회의를 마친 후 OPEC의 공동기술위원회(JTC)는 2분기에 하루 추가 60만-100만 배럴의 공급 감소를 권고했다. 이는 지난달 권고보다 큰 규모지만, 일부에서 추정한 바이러스에 따른 수요 충격에는 미치지 못한다. OPEC+는 중국서 시작된 전염병이 세계적 대유행이 될 위험에 처하면서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올해 연료 소비는 아예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유가는 지난주 글로벌 금융위기래 최악의 주간 폭락을 기록했다. 감산에 성공하려면 주저하고 있는 러시아의 설득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란의 경우 고위 정부 관료들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비엔나 회동마저 불투명해졌다. 알제리 에너지 장관은 화요일 원유시장이 “극도로 위중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고 응집력 있는 신속한 행동”을 촉구했다. 잠재적 감염을 막기 위해 OPEC은 비엔나 회의장에 언론의 출입을 제한하고 회원국 대표단의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유가 안정을 위해선 적어도 15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WTI)는 한때 4%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