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밸류에이션 경고 속에 애플과 테슬라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전일 급등세를 일부 되돌렸다. BofA 지표 상 월가 스트래티지스들의 강세 정도는 매도 시그널을 촉발하기 직전 수준인데다 채권 금리 대비 기업 이익을 평가하는 연준 모델은 주식이 매력을 잃고 있음을 최근 시사했다. 앞서 화요일 중국 금융당국 수장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중국 부동산 섹터의 버블로 인한 리스크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긴축 우려를 촉발한 점도 투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준 구두개입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연준이 테이퍼링 조건으로 내세운 경제 진전에 도달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근 채권 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더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는 시장 전개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지난주 일부 움직임과 그 속도는 내 눈을 사로잡았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말했다. 만일 무질서한 상황이 나타나거나 지속적인 금융 여건 긴축이 발생한다면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크게 튀어오르자 연준이 금리 상승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물 채권 매입을 늘리는 등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었다. TD Securities의 Priya Misra는 처음으로 연준 인사가 좋은 이유에서만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라며, 채권시장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시사하고 있다는 파월 연준의장의 견해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을 보여주는 신호로 현재 통화정책에 만족한다면서도, 향후 추가 완화가 필요할 경우 연준은 장기물 금리를 낮추기 위한 다른 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B 또 구두개입…채권 매입은 감속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긴급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춘 것으로 나타나 통화정책 당국이 역내 경제 회복을 위협하는 채권 금리 상승에 대해 주로 구두개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팬데믹 긴급 프로그램에 따라 매입한 채권 규모는 총 169억 유로였으며, 이는 4주래 최소였다. 파비오 파네타 ECB 집행이사는 최근 몇주 사이에 나타난 국채 금리 상승이 “반갑지 않으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한 연설에서 강하게 경고했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시장 상황을 평가하고 있으며, 개입할 수 있고 채권 매입 속도를 재조정할 수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는 꽤 효과적이었고, 여전히 시장 여건과 금리를 이끄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상승이 유로존 일드커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금융 여건 긴축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필요시 ECB는 채권 매입 속도를 높이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리보금리 퇴출 압박
연준은 은행들에게 리보금리를 버리도록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들의 진전에 대한 보다 상세한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은행들은 리보금리 익스포저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물론 리보금리 연계 계약의 수정 계획안, 대체금리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한 대비책 조항 등에 대해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는 연준이 리보금리 퇴출의 시급성을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방편일 뿐만 아니라 향후 구체적인 감독을 예고하는 전조로 풀이된다. 연준이 은행들에게 새로운 거래에서 리보금리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시한까지 일년도 채 남지 않았다.
바이든의 러시아 제재
바이든 미 행정부가 나발니 러시아 야당 지도자에 대한 독살 시도와 투옥에 항의해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과 마찬가지로 나발리 구속 수감과 관련된 러시아 고위관료들이 제재 목록에 올랐다. EU는 최근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장에 대해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EU내 자금 제공 제한 등을 결정했다. 미국은 EU와 영국이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다른 측근에 대해 부과한 제재조치도 동참했다. 조 바이든의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러시아에 대한 첫 제재조치로 향후 푸틴과의 관계 설정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제재가 특정 분야가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소식에 러시아 루불화는 달러 대비 반등해 한때 0.9% 가까이 강세를 보였다.
2013년 긴축발작 재현은 없다
2013년 긴축발작의 악몽을 일깨웠던 최근의 매도세와 리스크온 랠리 사이에 끼인 채권 투자자들의 고민이 당장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신흥시장 채권 책임자인 Sergio Trigo Paz가 진단했다. 그는 지난 1월과 2월처럼 개도국 자산이 수 주 간의 “골디락스 시나리오”와 미국채 금리 스파이크로 촉발된 수 주 간의 혼란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재현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관에 어긋나지만 골디락스 순간에 리스크를 팔고 가장 큰 테이퍼링 순간에 매수해야 한다”며, 마치 파이의 반쪽 모양과 같다고 설명했다. Ashmore Group나 모간스탠리와 마찬가지로 블랙록 역시 EM 채권이 비록 9월래 최악의 한 주를 견뎌야 했지만 2013년 테이퍼 텐트럼만큼 심각한 충격에 시달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Trigo Paz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재의 EM 채권은 그때만큼 트레이드가 몰려있지 않다. 게다가 당시 연준 긴축발작에 가장 피해가 컸던 소위 ‘5대 취약국(Fragile Five)’은 경제 펀더멘털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 한편, 재정 부양책이 원자재 수요를 견인해 유가가 상승하고 미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달러, 엔, 유로 또는 스위스 프랑으로 자금을 조달해 개도국 통화를 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