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U 관세보복, 파월 인내심

(블룸버그) — 유럽연합(EU)이 트럼프의 철강 및 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미국과의 무역분쟁 가능성을 고조시켰지만, 관세 관련 피로감 속에 유로와 파운드는 달러 대비 강세 반응을 다소 확대했고, 신흥국 통화도 중앙은행 개입이 추정되는 인도 루피를 비롯해 강세 흐름이 관측됐다.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가운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거래일째 상승을 이어갔고, 뉴욕증시에선 빅테크가 하락했다.

간밤 달러-원 환율(BGN)은 1450원대에서 좁게 등락하다가, 전일 대비 약 1.3원(0.1%) 오른 1452원 부근에 마감했다. RBC는 올 4분기 달러-원 전망치를 1495원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이 미국와 FTA를 맺고 있고 동맹국이지만 이러한 사실이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부터 얼마나 한국을 보호해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U, 美관세에 대한 보복 대응 강조..무역분쟁 우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책을” 경고했다. 숄츠 독일 총리는 미국이 “다른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면, EU는 하나로 뭉쳐 대응할 것이다. 4억5000만 명의 시민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서, EU는 그럴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EU는 이미 보복 관세로 타격을 줄 수 있는 미국 상품 목록을 시나리오 별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선임 협상가를 지냈던 Ignacio Garcia Bercero는 EU가 이전에 중단된 보복 조치를 재개한 뒤 추가 보복에 대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루트닉 미 상무장관 지명자는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유럽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규정에 대한 보복으로 “무역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회에 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고 말해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통화당국이 차입 비용을 더 낮추기 전에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정책 스탠스가 과거에 비해 훨씬 덜 제약적이고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책 제약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완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진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동시에 정책 제약을 너무 느리게 또는 너무 적게 완화하면 경제 활동과 고용이 과도하게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양대 책무 모두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정책은 우리가 직면한 위험과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해맥 연은총재 ‘당분간 동결’…서머스 ‘물가충격 경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그동안 인플레이션의 추가 하락 여부를 지켜보고 트럼프 정부 정책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지출의 강세와 지난해 금리 인하가 시간을 두고 경제 활동을 가속할 가능성 등을 포함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잠재 상승 위험을 지적하고, 규제와 세금, 이민,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다만 올해 금리 인상은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다소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계속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재정과 무역, 이민, 규제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질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2%를 내다보고, 올해 인플레이션은 2.5% 정도로 예상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물가 충격을 경고하며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동시 공략

트럼프 미 대통령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이번주 키이우로 보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 방안 및 주요 광물 접근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이 전쟁은 반드시 그리고 조만간 끝날 것이다. 너무 많은 죽음과 파괴가 있었다.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보여줄 게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자국의 희토류 등을 미국에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 협정에 따라 오는 토요일 정오까지 인질을 돌려보내지 않을 경우 휴전협정을 끝내고 하마스가 패배할 때까지 다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안보 내각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질 석방 요구와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그의 “혁명적 비전”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정해진 시한 내에 모든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옥이 열릴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이 풍전등화에 직면했다.

블랙록, 英국채에 ‘중립’…길트 10년물 기록적 수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투자연구소는 영국 국채에 대한 비중 확대 견해를 철회하고,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며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길트가 최근 랠리를 펼치면서 이제 탈출하기에 좋은 타이밍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1월 중순 길트 금리는 수년래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가 영란은행의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으로 최근 몇 주 동안 하락했다.

블랙록의 견해는 많은 투자자들이 길트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다. 화요일 영국 정부는 기록적인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 130억 파운드 규모의 길트 10년물을 매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디케이션 은행들을 통해 판매된 길트에 1400억 파운드 넘게 주문이 몰렸고, 프라이싱은 유사 채권 금리 대비 +5.5bp로 정해졌다. 한편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금리 인하로 유럽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