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0월 비농업고용 충격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허리케인과 보잉사의 대규모 파업으로 인해 1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2020년 이래 최소치로, 시장에서는 10만 명을 예상했었다. 실업률은 4.1%에 머물렀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비 0.4% 증가했다고 미 노동통계국(BLS)이 금요일 발표했다. BLS는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두 개의 허리케인이 일부 산업의 고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순 효과를 정량화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업으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할 경우 대체로 노동 시장은 여전히 완만해지고 있는 모습으로, 이번 고용보고서는 미국 대선과 연준의 FOMC 금리 결정을 앞두고 나왔다.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 Sarah Hous는 “이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노이즈인지 시그널인지 완벽하게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고용 시장이 발판을 얻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하는 충분한 약화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0월 고용 수치가 약하게 나온 사실은 허리케인 때문만은 아니라며, 다른 곳에서 둔화 증거가 관측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연준위원들이 놀랐을 수 있고 또한 현재 고용 증가세가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여, 연준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10월 ISM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을 하회한 46.5로 작년 7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하회해 위축이 이어졌다.
해리스 vs 트럼프,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 예고
미국 선거를 이틀 앞두고 현지시간 일요일 발표된 뉴욕타임스/시에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초접전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해리스는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애리조나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은 동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해리스의 지지율은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48%로 트럼프의 46%보다 높게 나왔고, 네바다주는 49%-46%, 위스콘신주는 49%-47%로 나타났다. 조지아주는 48%-47%로 초박빙이다. 애리조나주는 트럼프가 49%로 해리스의 45%보다 높았다.
해당 조사는 이번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7개 경합주에 거주하는 7,879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전화로 실시되었고, 7개 주 전체의 오차 범위는 ±1.3%였고 각 주의 여론 조사는 약 ±3.5%였다. 한편 ABC 뉴스/Ipsos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전국적으로 49%-46%으로 앞섰고, Des Moines Register 여론조사는 트럼프가 지난 선거에서 이겼던 아이오와 주에서 해리스가 47%-44%로 우위를 보여 중서부 공략에 성공한 듯 보인다. NBC뉴스 최종 여론조사는 49%-49% 동률로 집계되었다.
10월 S&P 증시 하락과 美대선
미국 대통령 선거는 큰 이벤트 리스크로 볼 수 있다. 단지 한 달 동안의 움직임으로 그 이벤트를 전망하는 것은 무모할 수 있지만, 10월 주식시장은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데 놀라울 정도로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28년 이후 대선 투표 직전월에 S&P 500 지수가 하락한 10번의 사례 중 8번에서 당시 여당이 대선에서 패배했다. 예외는 2012년과 1984년이었다. 반면, 선거가 있기 한달 전 주식 시장이 상승한 14번의 경우, 여당은 11차례 백악관 수성에 성공했다.
이를 합치면 S&P 지수 데이터가 시작되는 1928년 이후 24번의 사례 가운데 19번에 걸쳐 10월 증시가 선거 결과를 미리 보여줬던 셈이다. 올해 10월에 S&P 500지수는 0.99% 빠졌다. 물론 근래 10월의 잦았던 주가 하락은 경제 불황 또는 침체를 반영한 것으로,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할 수 있다. 즉, 경제가 근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OPEC+, 유가 부진에 증산 계획 다시 연기
OPEC+는 글로벌 경제 전망이 취약하고 유가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산유량을 늘리기로 했던 계획을 재차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는 당초 올 12월부터 하루 18만 배럴을 추가하기 시작해 일련의 증산을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한달 늦춰 12월까지 기존 공급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현지시간 일요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중국의 수요 감소와 미국의 공급 급증으로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이미 지난 10월로 예정됐던 증산 계획이 미뤄진 바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4개월에 걸쳐 17% 가량 내려 현재 배럴당 73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사우디를 비롯해 많은 OPEC+ 산유국들의 정부 지출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Onyx Commodities의 Harry Tchilinguirian는 “시장 여건이 승리했다”며, “OPEC+는 석유 수요 성장 약화를 가리키고 있는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거시 경제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진단했다. 이번 결정은 이미 많은 트레이더들이 예상을 했기 때문에 유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 추정에 따르면 OPEC+가 증산을 하지 않더라도 내년 글로벌 시장은 공급 과잉에 직면할 전망이다. 씨티그룹과 JP모간은 내년 유가를 60달러대로 내다봤다. UBS Group의 Giovanni Staunovo는 이제 시장의 초점이 미국 선거 결과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대응에 맞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시온주의 정권이든 미국이든 이란과 저항 전선에 대한 적의 공격은 확실히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데 이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에 확실히 새로운 공격을 단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대선 시나리오별 대중 정책 분석
미국 대선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박빙인 가운데 중국 입장에선 누가 이기더라도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경쟁적 접근 방식을 이어가 국가 안보와 수출 통제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트럼프의 경우 진폭이 워낙 커서 협상을 통한 긴장 완화를 시도할 수도 있지만 공약으로 내세운 고관세를 추진할 가능성이 좀더 높다. 해리스는 구체적인 대중(對中) 정책을 내놓지 않았지만 대체로 기존 규제를 좀더 강화하고 추가적인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기타 테크 분야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는 기본 시나리오로 부분적인 기술 디커플링으로 인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제한적인 디커플링에 비해 연간 0.3~0.4%p 타격을 입을 수 있고, 디커플링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 성장률을 거의 1%p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
대중 기술 규제에 더해 트럼프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여러 관세 시나리오를 언급했는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60%, 기타 국가는 20%로 올리겠다는 그의 발언을 전제로 중국만 보복할 경우 중국 GDP가 2028년까지 약 0.4% 타격을 입고, 모든 국가가 보복에 나설 경우 약 0.25% 충격이 예상된다. 60%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무역기구의 분석 모델로 추정해 보면 중국의 대미 상품 수출이 거의 모두 사라질 수 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2023년 대미 상품 수출액은 5000억 달러 이상으로 전체 중국 상품 수출의 15%에 육박했다.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