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0월 추가 인하?
블룸버그 설문에서 모든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대로 ECB는 만장일치로 단기 수신금리를 3.5%로 25bp 내렸다. 다만 향후 금리에 대해 특정 경로를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계속해서 지표에 의존할 방침”이라며, “이는 특히 넘쳐나는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당연하다”고 말했다. 금리의 하락 경로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며, 순서나 정도 면에서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ECB는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0.9%에서 0.8%로 낮췄고, 2025년과 2026년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라가르드는 “경기 회복이 일부 역풍에 직면했다”며, 리스크가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들은 10월 17일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이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경기 하방 리스크를 감안할 때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하 옵션을 계속 열어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가 일단 물가 압력에 대한 추가 지표를 확인 후 12월쯤 가서 다시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ABN AMRO Global Insight는 최근 유가가 크게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ECB가 10월과 12월에 각각 25bp씩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美 신규 실업수당 신청 3주 만에 증가…PPI 상승률도 예상 상회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해 고용이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가 현지시간 목요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노동절 휴일을 포함한 9월 7일 마감 주간에 2000건이 늘어 23만 건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22만6000건을 상회했다. 추세를 좀더 잘 보여주는 4주 이동 평균치는 23만750건으로 5주래 첫 증가를 기록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계속 청구한 수치는 8월 31일 마감 주간 기준 185만 건으로 늘었다.
Santander US Capital Markets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Stephen Stanley는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아직 증가 추세는 아니라며, “노동시장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붕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업수당 신청만으로 노동시장 여건을 판단할 경우 이를 받을 자격이 없는 이민자들의 수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점을 간과할 수 있어 자칫 착각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최종 수요 기준 전월비 0.2%로 시장 예상치 0.1%을 웃돌았다. 전년비로는 1.7%로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PPI 상승률은 전월비 0.3%, 전년비 2.4%로 집계됐다.
미국 가계 순자산, 주택 가치와 주식 덕분에 신기록 경신
부동산 가치와 주식 보유액이 꾸준히 상승한 데 힘입어 미국 가계의 재산이 신기록을 경신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미국 가계의 순자산은 전 분기보다 2.76조 달러(1.7%) 증가한 163.8조 달러를 기록했다. 가계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1년래 최대치인 약 1.75조 달러 늘었고, 주식 보유 가치는 6620억 달러 가량 증가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과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주택 가격의 경우 기존 주택의 제한된 재고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가계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저축이 줄면서 특히 투자 자산이 별로 없는 많은 소비자들이 자금 압박을 느끼고 있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동안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금 증가 속도가 둔화되었다. 기업 부채는 연율 3.8% 증가했고, 모기지를 제외한 소비자들의 신용은 1.6% 증가에 그쳤다. 반면 모기지는 3%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공공 부문에서는 주와 지방 정부의 부채가 6% 늘어 연율 1963억 달러 증가해 2007년 이래 최대폭을 기록했다.
중국, 이르면 이달 모기지 금리 인하…CSI 300 지수 2019년래 최저
중국이 이르면 이달 중으로 5조 달러가 넘는 미상환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대한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일부 은행들은 모기지 금리 조정에 대비하기 위해 최종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 주택 소유자는 최대 50bp의 즉각적인 금리 인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변경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과 국가금융감독관리국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내수가 약화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악화되는 가운데 가계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평균 모기지 비용을 사상 최저치로 낮췄지만, 은행들이 내년까지 기존 대출의 조건을 재조정하지 않아 대부분의 가계는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불균형에 모기지 조기 상환 물결이 초래됐다. 한편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와 기업 실적의 회복에 신뢰를 잃으면서 중국 증시의 대표적 지표인 CSI 300 지수가 2019년 1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5월 고점 대비 14% 가량 밀린 셈이다. 이대로 가면 사상 처음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적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DBS은행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Nathan Chow는 “디플레이션 압력과 소비 부진, 부동산 침체 장기화 같은 문제들이 심각하고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제 분명해졌다”며, “고착화된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약세로 전환되었다”고 진단했다.
연준 인하와 미대선 앞두고 달러 변동성 경계
미국 달러의 향방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몇 달은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는 징후가 가득하다. 최근의 미국 대선 토론과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말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통화시장은 특히 서로 상반되는 요인들이 교차하면서 더욱 어지러울 전망이다. 연준이 다음 주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고 미국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의 3개월 내재 변동성은 작년초 지역 은행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연준의 금리 경로가 달러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한다. 동시에 시장이 주요국에 비해 미국 중앙은행의 적절한 완화 규모를 반영했는지, 11월 미국 대선을 중심으로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할지 파악해야만 한다. 게다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지정학적 긴장도 헤처나가야만 한다.
Kestra Investment Manage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Derek Schug은 단기적으로 통화 움직임을 예측하는게 매우 어렵다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달러에 대해 극도로 변동성이 심한 경로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XTB의 Kathleen Brooks는 중앙은행간의 금리 격차를 눈여겨 보고 있다며, 연준 인하 베팅이 후퇴할 경우 달러가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향후 3-6개월간 유로가 1.08~1.11달러 범위 내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Invesco의 Kristina Campmany는 연준의 인하 주기가 시작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의 Meera Chandan는 달러에 대해 “수세적인 강세” 견해로 과거와 달리 높은 금리와 경제 성장세 보다는 리스크오프 트레이드가 달러를 지지할 전망이라며, 반면 경기침체시 달러-엔 환율이 135엔이나 심지어 130엔선 아래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