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페이스북 관련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뉴욕증시가 간밤 반등에 성공하며 위험자산 투심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OPEC 등 주요 산유국이 수급균형을 예정보다 빠르게 맞춰갈 수 있다는 기대 속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FOMC를 앞둔 경계감에 미달러 매도 포지션이 전방위적으로 정리되며 달러인덱스는 상승했다. 어제 공개된 한국은행의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의 물가 부진 우려가 엿보였지만, 노무라는 2월 금통위 이후 확인된 거시경제 지표 전반이 호조를 나타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페이스북, 저점 매수에 낙폭 줄였지만…우려 여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미 의회 의원들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어떻게 수백만 이용자들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에 관해 조사에 나서면서 페이스북 주가가 이틀째 곤두박질쳤다. FTC는 페이스북이 2011년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정책 도입 당시 이용자 동의를 받기로 한 FTC와의 협약 내용을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페이스북측이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을 의회에 보고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 주가는 19일 7% 가량 급락해 200-DMA에 턱걸이했지만, 간밤에는 200-DMA 아래로 갭하락한 후 장중 6%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저점매수 유입으로 낙폭을 2%대로 줄였지만, 경계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거래량도 1.3억 달러 수준까지 치솟아 2014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투심 진정..증시 반등·유가 급등·금리 상승
뉴욕 주요 주가지수가 기술주 저점매수세 확인 및 유가상승에 따른 에너지주 강세 등의 여파로 일제히 반등 마감했다. 공동감산기술위원회(Joint Technical Committee)가 전세계 원유 수급이 예상보다 이른 9월 말까지 균형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OPEC 주도의 주요 산유국들이 전세계 공급 과잉 축소를 위한 일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WTI 최근월물이 2% 이상 올라 62달러 대에서 저항으로 작용하던 50-DMA 저항을 강하게 상향 돌파하고 63달러대로 상승폭을 키웠다. 2월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백악관에서 환영하면서 빈살만 왕세자를 미국 무기 및 투자의 “위대한 구매자”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미국산 비행기, 미사일 및 구축함을 구매하는 12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4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심 회복 속 미국채 금리 전반도 상승했다. FOMC 전 경계감 속에 금리 하단이 지지되는 가운데 대규모 장기 회사채 발행 기대까지 더해 전구간 상승했다.
FOMC 경계 속 달러 숏커버
간밤 달러인덱스가 0.7% 가량 급등해 장중기준 1개월래 최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파월 미 연준 신임 의장이 이끄는 첫 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할 전망인 가운데,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유로 및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미달러 숏커버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유로-달러 환율이 롱스탑 속 뉴욕장 마감까지 낙폭을 확대, 전일비 원빅 가량 급락했다. 전거래일 상승분의 두 배 가량을 토해낸 셈이다. 달러 리보-OIS 스프레드도 19일 기준 52.20bp까지 상승해 2009년래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참여자들은 이 신용위험 지표의 가파른 상승세가 FOMC 이후 잦아들지 주목하고 있다. 경계감 속 원화 12개월 스왑포인트가 2009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한국물 5년 CDS 프리미엄(뉴욕 CMA 집계 기준)은 5bp 가량 급등해 작년 9월래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FOMC는 한국시간 기준 22일 새벽 3시에 정책 결정을 내리고, 30분 뒤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FOMC 결정은 오늘밤 발표될 2월 기존주택매매와 작년 4분기 경상수지 등 일부 미국 경제지표를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으며, 연내 몇차례 금리인상이 단행될 지가 관건이다. 무디스는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를 예상하면서 연준위원들이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워싱턴에 폭설이 예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연준 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美 철강 관세 발효 앞두고 각국 치열한 신경전
중국이 미국산 대두가 보조금을 받아 자국으로 덤핑 수출된다며,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대두 수입 1위인 중국이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G-20 회의에서 중국의 무역관행에 대항하기 위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려는 가운데 중국측이 경고 신호를 보낸 셈이다. 간밤 달러-역외위안 환율은 0.2% 가량 올라 직전일의 낙폭을 모두 되돌렸다.
브루노 르 마리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럽연합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서 완전히 면제될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BOJ, 금리 인상 기대에 선 긋기…한은 의사록에 물가 우려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BOJ) 신임 부총재는 BOJ가 정책회의를 열 때마다 최선의 일드커브 형태를 결정하고 있고 물가가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취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BOJ가 물가 목표 2% 도달 전에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질문에 “개념적 및 이론적으로 일드커브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이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아마미야 마사요시와 와카타베 마사즈미는 5년의 부총재 임기를 시작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한 금통위원이 기조적 물가상승률의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 정도로 경기회복이 견고해질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통위원은 한국 경제가 1월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추가조정 필요성은 계속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시중 자산운용사 채권 펀드매니저는 어제 의사록 공개 후 전화통화에서 “이번 의사록에서는 생각보다 물가 부진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주열 총재가 연임으로 정부의 신임을 확인한 만큼 금통위원들이 이총재가 이끄는 방향으로 발을 맞출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이총재가 정부의 경기 부양 스탠스에 얼마나 보조를 맞추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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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