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지난 금요일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보고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자 스왑시장은 연준의 12월 25bp 인하 확률을 더 낮춰 한때 약 50%로 프라이싱했다. 지난주 초 80%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4.37%로 7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10년물 금리는 5월말 이후 가장 높은 4.5%를 터치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모멘텀을 잃으면서 S&P 500 지수가 주간 기준 2.1% 하락했다. Banque Syz의 Charles-Henry Monchau는 트럼프의 정책이 부채 확대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연준 12월 인하 의구심
회복 탄력적인 미국 경제지표에 연준 인사들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시장 일각에선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의심하는 모습이다. 파월 연준의장이 미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양호하다”며,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발언한 이후 시장은 12월 인하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글로벌 매크로 & 마켓의 스트래티지스트 Bob Sinche는 “파월 의장은 12월 인하 필요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시했고, 최근 지표는 즉각적인 인하를 설득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제이니 몽고메리 스콧의 수석 채권 스트래티지스트 Guy LeBas는 다음 달 25bp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1월에는 건너뛸 것 같다”며 “연준은 아마도 그 시점에서 속도를 늦춰 분기별 인하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 주 동안 미국채 금리 상승세는 장기물이 단기물을 앞지르며 커브 스티프닝 추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및 공화당의 압승과 그에 따른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장기채권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10월 소매판매 서프라이즈…광공업생산은 부진
미국의 소매 판매가 지난달 자동차 구매 급증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상회한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른 품목들도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일부 모멘텀을 시사했다. 금요일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조정하지 않은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0.4%로 시장 예상치 0.3%을 웃돌았다. 9월 수치 역시 기존 0.4%에서 0.8%로 크게 상향조정됐다. 국내총생산(GDP) 추계에 사용되는 소위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9월 1.2% 증가에서 10월 0.1% 감소로 돌아섰지만, 지난 3개월에 걸쳐 연율 4.6% 증가세를 기록함에 따라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질긴데다 일부 업체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고관세 정책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소매판매 지표가 다소 왜곡될 여지도 있다. Santander US Capital Markets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Stephen Stanley는 “소비가 다소 둔화될 것 같다. 이번 지표는 확실히 재앙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러한 견해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소득 증가와 신용 접근성이 여전히 소비 지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선거 이후 심리가 개선되면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소비가 지지되겠지만 그 이후는 노동시장 상황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10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0.3% 감소해 보잉 파업과 허리케인 여파를 반영했다.
굴스비 ‘금리, 크게 낮아질 것…불확실성에 속도 조절’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2% 목표를 향해 계속 내려간다면 향후 12~18개월에 걸쳐 금리가 “크게(a lot)” 낮아질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CNBC에서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굴스비는 금리가 아직 제약적 수준으로 아직 인하 여지가 남아 있지만, 중립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굴스비는 정책금리가 최근 점도표에서 제시한 전망에 따라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현재의 인플레이션율이 장기간 유지되기에는 “너무 높다”며, 최근의 생산성 개선을 감안할 때 강한 경제 성장세를 과열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생산성이 상승하면 더 많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도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도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12월 금리 인하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직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지표를 신중히 평가하고 속도와 시점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에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 발언에서 인플레이션 진전 과정이 다소 고르지는 않더라도 2%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내려오고 있다는 점은 금리가 제약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BofA “트럼프 취임 전에 中·유럽 주식 매수”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의 통화 및 재정 부양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는 미국 이외의 주식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주장했다. Michael Hartnett 스트래티지스트 등은 1월 20일 예정된 “취임식 전에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주식을 매수하라”며, 미국의 관세 인상 예고에 중국은 보다 완화적 재정 정책을 펼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할 전망이라고 투자자 메모에서 내다봤다. 게다가 유럽과 중국에 대한 약세 시장 심리가 이제 “굴욕적인” 수준에 근접해 매수하기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 선거 이후 유럽과 중국 증시는 하락한 반면,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정책이 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베팅으로 랠리를 이어가 S&P 500 지수는 올들어 25% 상승했다.
BofA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유럽과 신흥국 시장에서는 총 100억 달러가 빠져나갔으나, 미국 증시에는 55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되었다. BofA는 선거 이후 달러와 미국 주식을 매수하고 미국채를 매도하는 것 외에 다른 트레이딩 대안이 없었지만, 1월 취임식 전에 대세가 바뀔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럽과 중국의 금융 여건이 역내 금리 하락과 통화가치 절하, 유가 약세 등으로 미국에 비해 크게 완화적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0월초 3.8% 부근에서 현재 4.4%를 상회한 상태다. 동시에 금리가 5%까지 오르면 미국채를 매수하라고 주문했다. 연준이 2025년에 금리를 더이상 내리지 않으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려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과 암호화폐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최고의 헤지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개입에 미국 대응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서방세계 무기 사용에 대한 일부 제한을 해제해 러시아내 제한적인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한 최종 결정에 임박했다고 소식통이 전헀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 군대를 지원하고 또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늘리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만일 서방세계 무기 사용이 승인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북한군까지 투입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이 첫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승인이 나더라도 우크라이나측에서 요청한 만큼은 아닐 수 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 번째 겨울로 접어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의 파병 결정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으며, 일부 주요 20개국(G-20) 평가에 따르면 북한이 최대 10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러시아에 보낼 위험이 있다.
서방세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협력 강화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동맹국들 사이에서 미사일 공격에 대한 논의가 깊어졌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빠른 협상을 모색하겠다고 공언하겠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북한의 도움을 받아 올해 초 기습 공격으로 일부 지역을 점령한 우크라이나 군을 쿠르스크 지역에서 몰아내려 애쓰고 있다. 일부 지도자들은 현지시간 월요일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군사 개입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측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를 단행할 생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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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