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CPI·연준에 따른 주식시장 충격 경고
JP모간과 씨티그룹 등 월가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이번주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 급락에 대비하라고 조언 중이다. JP모간의 미국 시장 정보 책임자인 Andrew Tyler에 따르면 옵션 시장은 현지시간 수요일 만기인 등가격 스트래들(at-the-money straddles) 가격을 기준으로 S&P 500 지수가 금요일까지 어느 방향이든 1.3%~1.4% 가량 움직일 것으로 베팅 중이다. Tyler는 “CPI와 연준 발표가 같은 날로 겹치면서 CPI 결과가 이후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에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지적했다.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비 기준 0.4%를 상회할 경우 모든 위험자산에 대한 투매가 촉발되고 S&P 500 지수는 1.5%~2.5% 급락할 위험이 있지만, 그 확률은 5% 정도라고 진단했다. 시장 예상치는 0.3%다.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0.3%~0.35%로, 이 경우 S&P 500 지수는 차량, 의료비, 주거비에 따라 -0.75%~+0.75%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미국 주식 트레이딩 전략 책임자인 Stuart Kaiser는 투자자들이 증시 움직임에 있어 2023년 3월 이후 가장 드라마틱한 FOMC 데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정치 불확실성에 유로·EM 통화 약세
지난 주말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파의 약진에 정치적 리스크가 부각됨에 따라 유로화는 물론 신흥시장(EM) 통화마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수세에 몰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결국 자국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제안했다. 1차는 6월 30일에, 2차 투표는 7월 7일로 올 여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적 혼돈이 우려되면서 유로화는 달러 대비 한때 0.6% 넘게 밀려 한달래 저점으로 내려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역시 야당에게 완패당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유럽 통합 전망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유로화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이는 지난 1년간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의 G-10 FX 전략 책임자인 Roberto Cobo Garcia는 “만약 주변국 위기에서 우리가 배운 점이 있다면 유로는 정치적 불안정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변동성은 6월 초 놀라울 정도로 낮았지만 불확실한 정치적, 지정학적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Union Bancaire Privee Ubp SA의 글로벌 외환 전략 책임자인 Peter Kinsella는 “프랑스 선거 결과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로화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며, “향후 3주 동안 유로화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헝가리 포린트, 폴란드 즈워티, 체코 코루나, 루마니아 레우 등 동유럽을 비롯한 EM 통화 역시 대부분 변동성 확대 속에 달러 대비 밀리는 모습이다. TD 증권은 “선거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특히 지금까지 시장이 미국 정치 얘기를 거의 무시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엔 보다 격동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ECB 신중…금리인하, 선형적 하락 경로 의미하지 않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가 신중해야 한다며, 지난주에 단행했던 금리 인하가 반드시 추가적인 빠른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유럽 신문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적절한 결정을 내렸지만 이것이 금리가 선형적인 하락 경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금리를 다시 동결하는 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유로존 기준금리가 미리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며, 섣부른 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다. “새로운 예측이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모든 단계에서 재평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터뷰 내용은 현지시간 월요일 Handelsblatt가 보도했고, Expansion, Il Sole 24 Ore, Les Echos에도 실렸다.
ECB는 지난 목요일 사전에 예고한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그러나 동시에 내년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필요한 기간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라가르드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행되었으며 향후 18개월 동안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다”면서도 “아직 승리를 선언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이면 2% 부근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중립금리가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멀리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요아킴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월요일 발언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당분간 다시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며, 경제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과 물가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관 이용 방안 협상 중
유럽 정부 및 기업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계속 이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지만 몇몇 동유럽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계속 공급받고 있다. 해당 계약이 올해 말 종료됨에 따라 유럽은 내년에도 가스를 계속 공급받는 방안에 대해 우크라이나측과 협상을 하고 있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논의 중인 한 가지 옵션은 유럽 기업들이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를 구매해 유럽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애쓰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해야 하는 당혹스런 상황도 피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모멘텀을 얻고 있다.
2021년 에너지 운송 수입은 약 10억 달러로, 전쟁으로 황폐화된 우크라이나 경제에 중요한 자금원이 되었다. 또한 사용되지 않는 파이프라인이 군사적 공격 표적이 되거나 파손이 심해 복구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기업 나프토가즈의 올렉시 체르니쇼프 최고경영자는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가스 운송 및 저장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많은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인프라를 활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과의 협력을 포함한 방안은 배제하고 대신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를 도입하는 것은 “다소 미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20년에 걸친 낮은 디폴트 시대 끝났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년간 이어진 낮은 수준의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시대가 끝났다며,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무 상환에 실패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im Reid 등 애널리스트들은 디폴트 비율이 큰 폭의 급등은 피할 수 있을지라도 앞으로 더 높은 수준으로 악화가 예상된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40년 동안 경제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이전보다 낮은 금리로 재융자를 받을 수 있었으나 2022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며,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완전한 영향을 느끼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시장이 이를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모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그동안 ‘이지머니’ 혜택을 누렸던 많은 기업들이 차입 비용 증가에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향후 몇 년 안에 기존 대출의 만기가 도래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신용등급 BB 이하인 대출자 중 20% 이상이 향후 3년 내에 만기가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