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반도체 규제 타격, 엔화 랠리

서은경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조차 더욱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주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뉴욕증시가 약세로 돌아섰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주가는 종가 기준 11%나 빠지며 2020년 3월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 Scott Rubner는 S&P 500 지수가 더이상 오르기 어렵다며, 계절적 요인이나 과도한 포지셔닝, 이미 반영된 호재 등을 감안할 때 여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수요일 보도된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없다고 강조하고, 다만 의사가 의학적 문제로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대선 경선을 계속 이어갈지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피격으로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민주당 기부자와 후원금 모집 담당자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소 19명의 민주당 하원의원과 1명의 상원의원이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요구한데 이어 아담 쉬프 민주당 하원의원 역시 수요일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이에 합류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엔 1% 넘게 급락…日당국 개입 부담 덜어

달러-엔 환율이 간밤 한때 1.4% 급락한 156.07로 6월 12일래 저점으로 밀렸다. MUFG은행의 Lee Hardman 선임 통화 애널리스트는 “주로 엔화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엔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일본 집권 자민당의 잠룡 고노 다로 디지털상의 발언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엔저 현상에 대한 비판이 엔화 반등을 촉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VA의 G-10 외환 전략 책임자인 Roberto Cobo Garcia는 그동안 핫머니 세력들이 엔화 약세에 베팅해왔다며, 이제 기관 투자자들이 BOJ와 FOMC 회의를 앞두고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하는 일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달러-엔 환율이 7월 3일에 38년래 최고 수준인 161.95까지 오르면서 일본 외환당국이 다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효과는 빠르게 퇴색하는 듯 보였다. 엔화는 지난 1년 동안 달러 대비 거의 12% 하락해 G-10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BOE 금리 인하 기대 후퇴…골드만의 파운드 강세 전망 적중

영란은행(BOE)의 8월 금리 인하 베팅이 후퇴함에 따라 파운드 강세를 점쳤던 골드만의 전망이 7일만에 적중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수요일 장중 한때 0.5% 넘게 급등해 1.3달러선을 상향돌파하며 1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골드만은 파운드가 1.28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던 지난주에 2주 안에 1.3달러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라며 전술적 트레이드를 추천했다. 며칠 후 파운드가 오르자 더 공격적인 목표치인 1.31달러를 제시했다. 파운드는 올해 2% 넘게 절상하며 다른 G-10 통화에 비해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6월에도 5.7%에 머물며 시장 예상치 5.6%를 상회한 것으로 나오면서 트레이더들은 전일 약 50%로 가격에 반영했던 8월 BOE 금리 인하 확률을 30% 정도로 낮췄다. JP모간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애널리스트 Zara Nokes는 “오늘 나온 지표는 8월 금리 인하의 문을 닫았다”고 진단했고, Monex Europe의 Nick Rees는 목요일 발표 예정인 임금 지표가 강하게 나올 경우 8월 인하 기대가 완전히 무너져 파운드가 1.31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월러 연준이사 ‘금리 인하 가까워졌지만 아직은 아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미국 경제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는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조금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한 연설에서 “현재 지표는 연착륙에 부합하며, 나는 앞으로 두달 정도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할 지표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최종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책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시나리오별로 정책 경로가 어떻게 바뀔지 설명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최근 보고서만큼 좋지는 않지만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까지 낮추기 위한 전반적인 진전과 일치하는 “고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상황으로, 이 경우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인하는 훨씬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해서 “매우 우호적”으로 나올 경우 “멀지 않은 미래에 금리 인하를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9월부터 연내 적어도 2차례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윌리엄스 ‘최근 인플레 지표 긍정적…추가 확인 필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최근 몇 달간 나온 인플레이션 지표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기준금리를 내리는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려면 앞으로 몇 달 동안 추가 증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7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널리 예상되는 9월 사이에 연준이 “많은 것”을 알게 될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보도된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해당 인터뷰는 화요일 진행됐다.

그의 발언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한 여러 연준인사들과 더불어 연준이 금리 인하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당장 인하할 생각은 없음을 시사한다. 윌리엄스는 “현재 통화정책 스탠스가 잘 작동하고 있다”며, 디스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가 나올 경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베이지북 ‘미국 경제 소폭 성장…인플레 둔화’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접어들면서 소폭의 속도로 성장했으며, 12개 지역 중 5곳에서 경제활동이 보합이거나 위축되었다고 연준이 7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평가했다. 지난 5월 말 나온 직전 보고서보다 3곳이 늘어난 셈이다. 고용 역시 소폭 증가에 그쳤고 이직률은 감소했으며, 여러 지역의 기업에서 채용에 좀더 신중하고 비어있는 일자리를 모두 다 채울 생각은 아니라고 답했다. “다가오는 선거와 국내 정책, 지정학적 갈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향후 6개월 동안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베이지북은 전했다.

임금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만하거나 보통 정도의 속도로 상승한 반면 물가는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올랐고, 소비 지출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소매업체들이 할인을 하거나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필수품만 구매하거나 품질을 낮추거나, 품목 수를 줄이거나, 가장 좋은 조건을 찾아 돌아다니며 쇼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광공업생산은 5월 0.9% 늘어난 데 이어 6월에도 0.6% 증가해 두달 연속 기준 2021년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의 6월 주택착공건수는 연율 135만건으로 전월비 3% 늘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