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벽계원 시한폭탄, 美둔화 호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벽계원(비구이위안, Country Garden)이 상반기에 거의 7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 손실을 발표하고, 재무 상태가 계속 악화될 경우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수도 있다며 디폴트를 경고했다. 또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채권단과 만기 연장을 계속 협상 중이라고 전한 가운데 이미 일부 달러채는 이자 지급일을 지키지 못했고 당장 9월 4일 만기가 돌아오는 위안화 채권의 경우 투자자들이 베이징 현지시간 목요일 오후 10시까지 상환 유예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다.  1월 만기 예정인 10억 달러의 벽계원 채권은 액면가 1달러 당 13센트 아래에 거래되고 있으며,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올해 67% 급락해 ‘페니주’가 되었다.

고용과 GDP 등 주요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자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가고 있다는 베팅이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4거래일째 상승했고, S&P 500 지수는 모처럼 4500포인트를 넘어섰다. 연준이 Citizens Financial Group 등 지역은행들에게 유동성 계획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북한이 간밤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전개된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대응해 북한군이 한국의 중요 지휘 거점과 작전 비행장들을 초토화하는 상황을 가상한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하였다고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 구제금융 수순?

중국 당국이 역내 주요 금융회사 두 곳에 최근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위기 불안을 촉발한 중융국제신탁(또는 중룽국제신탁, Zhongrong International Trust)의 장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기를 부양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좀더 튼튼한 국영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난에 처한 대표적 그림자금융기업인 중즈그룹의 자회사를 대상으로 정부 주도의 구제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중신그룹(Citic Group)산하의 중신신탁과 중국건설은행을 배후에 둔 CCB신탁이 중융의 경영 안정화 계획을 이끌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2021년 중신그룹이 부실채권 관리회사인 화룽자산관리의 장부를 조사한 뒤 66억 달러의 자금 투입을 주도한 사례가 있다.

실망스런 경제 성장과 부동산 시장 침체 악화 속에 약 2.9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신탁업계의 불안이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책입안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관련 상품이 최근 몇분기 동안 발생한 디폴트의 70%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중국 신탁업계 손실이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중국내 매출규모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커(China Vanke)가 올 상반기 순이익이 99억 위안으로 19% 줄었다고 공시했다.

中 민간기업 자금지원 확대

중국인민은행(PBOC)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민간기업들의 자금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 초안을 마련 중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PBOC를 비롯한 금융 규제당국 관계자들은 수요일 10곳 이상의 은행과 부동산 개발업체, 제조업체 등 민간기업 대표들을 만났다. 판궁성 PBOC 총재는 민간기업과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고 국영 증권시보가 전했다. Ma Jianyang PBOC 금융시장부 부국장은 전체 대출 중 민간기업 대출의 비중을 계속 늘려가겠다는 방침을 ‘명확한 목표’로 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각 기업의 경제 기여도에 따라 금융 지원을 차등화할 생각이라고 증권시보는 보도했다. 금융기관은 기업들의 성과를 검토해 민간기업을 위한 연간 대출 목표를 정해야 한다.

美ADP 고용 증가 5개월래 최소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 증가세가 5개월래 가장 느린 속도로 둔화됨에 따라 노동시장의 수요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스탠포드 디지털 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ADP 취업자수는 8월 17만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19만5000명를 크게 하회했다. 7월 수정치 37만1000명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친 셈이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이끌었던 레저와 접객 분야의 채용이 2022년 3월래 가장 둔화됐다. 미국 기업들의 7월 구인건수가 2021년 3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ADP 수치마저 부진하게 나오면서 고용 과열이 점차 식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많은 기업들이 아직 인력을 줄이는데 주저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2.1%로 속보치 2.4%에서 하향조정됐다. 기업 시설투자와 재고 부문이 주요 원인으로, 시장에서는 2.4%를 예상했었다. 1분기 성장률은 2.0%이었다.

중국 ‘예측 가능한’ 규제 필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에서 예측가능한 규제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요일 상하이 공항내 보잉사 격납고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이 있고 해야 할 사업이 있다”며, 리창 중국총리 등 고위급 관료들을 만난 이번 방문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러몬도는 미국 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디즈니랜드와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 등을 방문했다. 또한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덜 자의적인 환경을 원한다며, 소통의 부재나 디커플링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이번 방중의 최대 성과는 양국이 소통을 보다 늘리겠다는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수년간 국가안보와 첨단기술, 대만, 정찰풍선 등 각종 이유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몇개월 사이에 벌써 4명의 미국 장관급 관료가 연달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측이 관계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러몬도는 최근 자신의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관계를 안정시키고 소통 채널을 확대하려 애쓰는 시점에 이같은 일은 신뢰를 훼손하는 행동의 사례”라고 중국 관계자들에게 꼬집어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ECB 인플레 경계

독일의 8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전년비 6.4%로 시장 예상치 6.3%을 상회했다. 스페인의 경우 2.4%로 비교적 낮지만 두달째 속도가 빨라지고 기저 물가압력 역시 높은 상태다. 31일 나올 유로존 CPI마저 강하게 나온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ECB는 9월 14일 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또다시 올릴지 여부를 놓고 인플레이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머니마켓은 다음달 25bp 인상 확률을 2분의 1정도로 유지했고 최종금리 전망치를 연말까지 4% 부근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기저효과와 통계상 왜곡을 지적하며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달 안에 눈에 띄게 하락하겠지만, 유럽 최대 경제의 물가 상승률이 6%를 훌쩍 넘어섰다는 사실은 9월 ECB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론에 근거를 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