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가 일 970만 배럴의 원유 감산 합의를 도출하며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가격 전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자국에 제안된 감산방안에 반발해 회의장을 떠났던 멕시코는 결국 자신들이 제안한 일 10만 배럴의 감산안을 관철시켰다. 다만, OPEC+의 이같은 감산이 코로나19로 ‘붕괴’ 수준의 감소세를 보인 원유 수요를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OPEC+ 감산 타결 소식이 나간 이후 한국시간 오늘 아침 WTI최근월물과 브렌트 최근월물 모두 개장초 8% 가량 급등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내주고 하락전환했다.
유럽을 휩쓸었던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일부 진정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중환자실 입원 환자들이 줄었고,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우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같은 진정조짐에도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 부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에도 지역의 완전한 경제회복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백신이나 치료약 없이는 향후 미국 경제의 간헐적 셧다운이 18개월 가량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신약 Remdesivir가 초기 임상에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지만, 신약 효과에 대한 의문 역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10일 미국과 영국,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금융시장이 성금요일로 휴장했다. 오늘 13일은 미국과 싱가포르 등이 개장하는 반면 영국과 홍콩, 호주 등은 부활절 연휴를 이어간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PEC+ 감산합의…멕시코 감산안 역시 받아들여져
OPEC+가 세계 원유 생산을 줄이고 가격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역사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각국 석유담당 장관들은 1주일에 걸쳐 양자간 협의와 4일간 OPEC+ 산유국은 물론 G20 주요국 에너지장관들과 화상회의 끝에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에 의한 수요 감소에 대응하는 최종합의를 이뤄냈다. 이로써 OPEC+는 일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1000만 배럴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역시 일 3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이번 논의는 멕시코의 거부로 결렬될 뻔 했으나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중재에 나서는 등 긴급한 외교노력 속에 가까스로 봉합됐다. 멕시코는 외교적 승리를 쟁취한 모양으로 불과 일 10만 배럴 감산 의무에 그쳤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합의 직후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OPEC+가 매우 잘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합의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OPEC+ 합의로 원유시장의 시선은 이제 합의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로 옮겨갔다. Energy Aspects의 선임 원유 애널리스트인 Amrita Sen은 “수요의 경우 감산 합의량인 일 970만 배럴보다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시카리 “백신, 치료약 없이 美경제 간헐적 셧다운 18개월 지속”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코로나19의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이는 감염확대가 일단 진정된 후 갑자기 다시 악화되는 상황이 반복되며 미국 경제가 18개월간에 걸쳐 활동 봉쇄와 재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올해 FOMC에서 금리결정 투표권이 있는 카시카리 연은 총재는 12일 CBS방송에 출연해 치료법이나 백신을 얻기까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과 우리 경제에 대해 18개월간의 전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같은 시나리오 하에서 볼때 경제의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역시 올해 금리결정 투표권을 가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앞서 10일 금요일 온라인 포럼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사용할 것”이라며 경제의 신용 흐름이 이어지는 방안을 연준이 지속적으로 모색중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코로나19 확산 진정조짐…파우치 “5월 美 활동 일부 재개가능”
전 유럽을 휩쓸었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중환자실 입원 환자들이 줄어드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3주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스페인 역시 신규 확진자수가 4167명을 나타내며 3월말 이후 신규 확진자 증가 둔화 추세가 이어졌고, 프랑스에서도 1주일래 신규 확진자 증가가 가장 둔화됐다. 한때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병원에서 퇴원했다. 다만,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 부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로존 경제가 10%가량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심지어 내년에도 지역의 완전한 경제회복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스페인 라뱅가디아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CNN에 출연해 미국 일부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한 긴급 조치들을 5월에는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조치들을 한꺼번에 해제할 수 있는 스위치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한국시간 13일 오전 4시 현재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진사례는 약 183만 건이며, 사망자는 11만 3034명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첫 치료제 나오나…길리어드 신약, 중증 환자 3분의 2에 효과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임상 시험중인 신약 Remdesivir가 초기 임상에서 희망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며 코로나19의 첫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의학전문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보고서는 호흡지원을 필요로 하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의 환자53명을 추적했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중 복용 18일 후 68% 가량이 증상이 호전됐고, 인공호흡기를 장착한 30명 중 17명이 인공호흡기를 떼어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임상시험 환자 절반 가까이가 퇴원하고 13%는 사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해당 보고서의 주 저자인 LA Cedars-Sinai 메디컬 센터 병원 역학 책임자 Jonathan Grein은 갈리어드 발표자료에서 “이같은 자료에서 확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입원 환자 중 Remdesivir 투여그룹의 경과는 희망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런던 위생·열대병 연구소의 약물역학 교수 Stephen Evans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해당 보고서의 데이터는 거의 해석이 불가능하다”며 “일부 효험이 있다는 증거가 있지만, 해당 약물을 투여하지 않았다면 실험군 환자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업체, 돼지고기 부족사태 가능 경고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업체인 스미스필드 푸드가 사우스 다코타주 수폴스의 돼지고기 가공공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일요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해당 공장은 미국내 돼지고기 생산의 4~5%를 차지하는 곳으로, 공장 직원중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00명 이상 발생하자 공장 폐쇄조치가 단행됐다. 스미스필드의 CEO 켄 설리번은 성명에서 “수폴스 공장과 더불어 우리 업계의 다른 공장 역시 문을 닫으며 미국내 고기 공급 측면에서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나타나는 중”이라며 “공장이 가동되지 않으면 미국내 식료품점에 고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식품부문에서도 글로벌 공급체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로 네슬레와 유니레버, 다농, 펩시코 등 글로벌 식품기업의 CEO들은 예측가능한 무역 지속을 당부하는 서한을 각국 정상에게 발송한 바 있다.
— 기사 문의: 엄재현 기자(서울)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