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간밤 유럽주요국 및 뉴욕증시 전반이 상승하면서 위험선호 투심 회복세가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이 주요 무역쟁점에서 서로 한발 물러서며 긴장 완화 노력을 보인데다,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이 최근 이탈리아 및 스페인의 정치불안에도 불구하고 매파적 스탠스를 고수하는 발언을 내놓은 점 등이 위험자산 투심을 지지한 모습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미국채 금리도 반등을 확대했지만, 위험선호 속 달러인덱스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디커플링 흐름을 나타냈다.
한편 북한 비핵화에 대해 리비아식 해법을 고집했던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일각의 불참 예상과는 달리 12일 싱가포르 수행단에 포함되었으며, 압박용 히든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이 핵폐기 시간표를 내놓을 때까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며 회담이 잘 진행될 경우 마라라고 리조트를 2차 회담 장소로 제안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의 법률고문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을 애원했다고 말해 북미정상회담을 코 앞에 두고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오늘은 호주 무역수지, 유로존 GDP 등의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위험선호 투심 회복 속 주식·금리·금속 가격 줄줄이 상승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4% 올라 4월래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100-DMA를 지지로 상승폭을 키워 3월래 최고 수준에 마감했다. 올해 1월 연고점부터 연저점까지 낙폭의 50% 이상을 되돌린 상태로 피보나치되돌림 61.8% 되돌림(3월 고점 수준)까지의 추가 반등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임을 백악관이 공식 발표한 가운데 회담 결과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이어지고, 극으로 치닫는 듯 했던 미-중 무역긴장이 잦아들 조짐을 보여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투심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5월 비제조업 ISM 지수는 시장예상을 상회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리뷰 노트에서 “5월 지표의 부활은 미국 경기가 2분기에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자사 분석을 재확인한다”고 평가하며 2분기 GDP 성장률을 3.4%로 전망했다. 4월 JOLTS 고용도 시장예상을 상회하고 2001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용시장이 견조한 가운데 구인건수가 실업자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자신감은 위험선호 투심을 지지하며 미국채 금리 전반 및 금속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4bp 오른 2.972% 수준까지 반등세를 확대, 3% 회복이 임박했다. COMEX 구리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이틀 연속 2%대의 급등세를 이어가며 연고점 저항에 바짝 다가섰다.
한편 WTI 최근월물이 간밤 1.9%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배럴당 64달러 부근 지지를 재차 시험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산 및 사우디산 수입 확대로 시장 예상과 달리 지난 주 207만 배럴 증가한 여파다. 원유 및 정유제품 재고는 2009년 5월래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되었으며, 가솔린 재고는 수요가 약해지면서 12월래 가장 많이 늘었다.
매파 ECB, 이탈리아 위기는 걸림돌 아니다?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 종료 시점에 대한 공식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중요한 순간임을 확인했다. Klaas Knot 정책위원은 조만간 자산 매입 종료를 발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진단했으며, 매파로 유명한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 역시 올해 양적완화가 종료될 것이란 기대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은 ECB가 양적완화 종료 시기 결정에 성큼 다가섰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이에 독일 및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가 10bp 가량 급등하는 등 유럽 주요국 금리 전반이 큰 폭 상승하고 미국채 금리역시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3거래일 연속 상승해 1.17달러대 후반으로 반등을 확대했다.
미-중 무역전쟁 해빙 분위기…G-7 무역갈등은 ‘집안싸움’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6월 중순 미국의 대중 보복관세 발효 시한을 앞두고 중국은 올해 미국산 제품 구입을 약 250억 달러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미국의 중국 ZTE에 대한 제재조치 해제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달러-역외위안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한편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4월 3.12조 달러에서 5월 3.11조 달러로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약세가 외환보유고에 207억 달러 가량 타격을 주고 엔화 약세는 자본 유출을 촉진시킨듯 보인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무역 흑자는 더이상 자동으로 외환 보유고 확대로 이전되지 않는듯 하다.
트럼프가 이번 주말 G-7 정상회의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주요 7개국간 무역 긴장이 “집안 싸움”에 불과하다며 트럼프가 캐나다 및 프랑스 정상과 일대일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7월 11일-12일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NATO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백악관 관료가 전했다. 유럽과의 무역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NATO 동맹에 대한 지지 수준을 유지할지 주목된다.
눈부신 헤지펀드 실적 vs 암울한 도이치
5월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적어도 2개의 헤지펀드에는 도움이 된 듯 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Alan Howard의 Brevan Howard AH Master Fund는 5월 36.7%의 수익률을 올려 올해 들어 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40억 달러 규모의 매크로 펀드인 Jeffrey Talpins의 Element Capital 역시 5월 수익률이 4%로, 올해 연간 수익률은 17.5%에 이르렀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한편 도이치은행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도이치는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고 수천명을 감원하는 가운데 2분기에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상황과 그동안 진행된 구조조정을 감안할 때 제자리걸음 수익을 예상한 경쟁사보다 더 실적이 안좋을 수도 있다고 James von Moltke 최고재무책임자가 말했다.
인도 금리인상…아르헨티나와 터키 다음은 브라질?
인도중앙은행(RBI)이 2014년래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6.25%로 25bp 인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44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4명만이 인상을 예상했었다. RBI는 유가 변동성과 글로벌 금융시장 전개상황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하면서도 정책 스탠스는 여전히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미즈호은행은 RBI가 아마도 인도 루피화를 방어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달러-루피 환율은 0.3% 가량 하락했다.
한편 브라질 헤알화가 전반적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모든 주요 통화 대비 가치가 하락하면서 브라질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달러-헤알 환율은 2016년래 고점을 연일 경신 중이다. 2015년 고점부터 2017년 저점까지 거대한 낙폭의 61.8% 이상을 되돌렸다. 화요일 브라질 당국은 추가로 15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입찰을 실시했지만 헤알화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얼마나 오래 동결 기조를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엘에리언은 신흥국 위기 전이가 확산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이어 다음에 쓰러질 도미노는 브라질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IBOVESPA 지수는 0.7% 가량 내렸다. 직전일에는 2.5% 가량 급락한 바 있다.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41bp 가량 치솟았다.
Muhammad Ibrahim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당국이 1MDB 스캔들과 관련된 거래에 연루되었다는 의구심이 이는 가운데 이유를 밝히지 않고 사임했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