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대로 현 수준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기존의 절반 수준인 300억 유로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정책 결정이었지만 드라기 총재가 이번 매입 규모 축소 결정은 “테이퍼링이 아니다”라며, 물가 압력이 아직 미진하다고 경고하면서 유로화에 매도세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그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갑자기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만기도래 자산을 재투자 하겠다며 그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ECB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될 경우 연장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점차 줄여나가 내년 말까지 종료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4% 급락, 작년 6월래 최대 하락을 기록했으며, 독일 국채금리 전반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는 보고서에서 “유로화가 ECB의 더욱 조심스러운 통화 정책 전망으로 주요 통화 중 최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ECB가 최소한 내년 9월까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하겠다는 발표가 유로존 양적완화의 무기한 연장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며, ECB의 채권매입이 2018년에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유로존 경제의 회복력과 근원 인플레이션의 느리지만 꾸준한 상승 가능성을 근거로 들었다.
UOB 그룹은 ECB의 “비둘기파적 긴축”으로 유로-달러 환율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중립으로 변경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ECB가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줄였지만, 이외의 모든 정책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으로, 특히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명백히 완화적”이었으며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일드 스프레드가 유로-달러 환율에 반해서 움직이고, 순매수 포지셔닝 또한 여전히 추가 정리 위험이 있으며, 기술적 지표들은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상황이라 큰 폭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향후 1.1530달러 수준까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간은 ECB 회의결과 여파로 주요 유럽 국채 금리가 하락했으며, ECB의 자산 매입 축소 결정은 자사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고 보고서에서 평가했다. ECB는 자산 매입 규모를 월 300억 유로 수준으로 줄인다고 밝혔고 이는 시장예상에는 부합했지만, 200억 유로 수준까지 줄일 것으로 본 자사의 전망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ECB의 자산매입이 내년 4분기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며, 예금 금리 또한 2019년 6월 까지는 올리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채 전반은 약세 추세에 머물고 있지만, 10년물 금리가 2.50~2.505% 수준을 급하게 시도한다면 약세 추세가 과도해지면서 단기적인 금리 하락 조정(mean reversion)의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송고: 10/27/2017)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YGAVH6JTSE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