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바이든 대선포기, 美PCE 물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기에는 너무 약하다는 두려움이 일면서 민주당이 후보 사퇴를 종용하자 결국 이에 굴복해 재선 출마를 포기했다. 81세인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59세)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했고, 해리스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의 역사적 용퇴로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새로운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최근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선두 주자 트럼프에 맞서 서둘러 기반을 다져 11월초 총선을 향한 3개월여간의 질주를 시작해야 한다.

Roundhill Financial의 Dave Mazza는 시장 변동성 급등을 경고했다. 해리스가 트럼프를 빠르게 따라잡을 경우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트럼프의 선두를 지킬 경우 ‘트럼프 트레이드’가 자리 잡아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에 이어 6월에도 전월비 0.1%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3개월 연율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연율 1.4%를 기록했던 GDP 성장률은 2분기에도 1.9%에 그치면서 두 분기 연속 기준 2년래 가장 둔화된 경제활동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준은 7월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인하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IT 대란…빅테크 실적 압박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충돌하면서 지난 금요일 사상 최악의 글로벌 IT 대란이 벌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고 통신과 금융 서비스, 병원 등이 마비되었고, 일부에선 IT 담당자들이 수작업으로 시스템 리부팅과 오류 파일 제거를 시도해야만 했다. MS는 토요일 자사 블로그에서 크라우드스타라이크의 업데이트가 850만대의 윈도 기기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모든 윈도 기기의 1% 미만이지만 “광범위한 경제적·사회적 파장”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일부 주요 산업의 IT 시스템이 소수의 소프트웨어 업체에 크게 의존한 데 따른 상당한 취약성을 드러냈다. 최근 몇 달 동안 해커들은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이들 기업을 표적 삼아 산업과 정부를 무너뜨리려 시도했다.

구글의 알파벳을 선두로 빅테크 기업들이 이번주부터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나스닥 100 지수는 인공지능(AI)발 낙관론에 힘입어 올 들어 16% 올랐지만, 지난주 4%나 급락했다. 골드만삭스는 빅테크가 올 하반기와 내년의 매출 전망치를 높이는데 실패할 경우 빅테크 주가의 대반전이 지속될 수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경고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등 미국의 5대 테크기업은 올 2분기 이익이 전년비 29% 증가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44%~49% 성장했던 이전 세 분기에 비해서는 저조한 편이다.

中시진핑, 지방부채 문제 해결 지원 약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적 경제 청사진을 설정한 ‘3중전회’를 통해 심각한 부채에 시달리는 지방 정부의 재정을 강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공산당은 일요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지난 15-18일 열린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내린 결론을 정리한 약 2만2220자 분량의 ‘진일보한 전면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당 중앙의 결정’을 공개했다. 여기서 시진핑은 중앙정부에 집중되었던 세수를 좀더 지방으로 옮기고 지방 정부의 소비세 징수 권한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결정문은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부상한 시진핑이 3기 집권 동안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정책을 미세 조정할 뿐 첨단 제조업에 투자해 17조 달러 규모의 중국 경제를 이끌겠다는 계획에는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한다.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인프라 부문을 더욱 개방하고 더 많은 주요 국가 건설 및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시장 진입 장벽을 허물기로 했다. 민간 기업의 자금 조달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모호한 약속도 있었다. 다만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 투자를 더 잘 활용하겠다는 약속 외에 내수 부양 방안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또한 소비 진작을 위한 ‘장기적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지출 제한 조치를 줄이며, 공공 소비를 합리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ECB 빌르루아 ‘시장의 ECB 연내 추가 2차례 인하 베팅 합리적’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겸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올해 ECB가 2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예측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올해보다는 내년 전망을 더 주목하고 있어 정책 결정이 자유롭지만 “현재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다소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BFM 비즈니스 TV에서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9월 25bp 인하 확률을 80% 정도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여전히 올해 2차례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현재의 시장 프라이싱에 동의했다. “깜짝 이벤트나 블랙스완이 발생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수렴한다면 9월에 금리 인하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ECB가 앞으로 몇 주 동안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인하가 단행될지는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목요일 금리를 동결한 뒤 다음 정책 결정이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식통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ECB 위원들은 연내 추가 2차례 인하 경로에 대해 확신이 줄어들어 투자자들이 9월 인하를 섣불리 단정짓지 않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해 제재 마련 중…은행 포함될 수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마련 중이라며, 은행들이 포함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우리는 중국이 국가로서 품위 있는 행동의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고 보고 이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상황 전개를 지켜보면서 추가 제재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 재무부가 러시아의 방위 산업을 지원하는 ‘이중 용도 품목’의 거래를 담당한 은행을 추적할 수 있도록 허용한 작년 말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권한이 괜히 부여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제재 체제에 해당되는 은행을 발견하면 이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오늘 예측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종류의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종류의 행동에 대응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아직까진 러시아에 직접적인 치명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최근 NATO는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러시아 전쟁의 “결정적인 조력자”라고 비판했다.

BOE총재, 조기 총선으로 오랜 침묵…8월 인하 서스펜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가 5월 21일부터 통화정책에 대해 자세한 공개 발언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 시기를 판단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는 8월 1일 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요일부터 침묵 기간에 들어갔다. 앞서 6주간의 조기 총선 캠페인에 따른 ‘블랙아웃’까지 더해 다음 정책회의까지 말을 아낀다면 지난 6월 회의 당시 단 한 문장의 발언을 제외할 경우 베일리는 4년전 총재가 된 이후 최장 기간 말을 아낀 셈이다. T. Rowe Price의 유럽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Tomasz Wieladek는 “베일리가 아직까지 발언을 하지 않은 사실은 우스운 일”이라며, “8월이나 9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정책위원들이 놀라울 정도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BOE의 다음 행보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베일리는 6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발언 무대는 주로 매파들이 차지해 조나단 하스켈과 캐서린 만은 너무 이른 정책 완화를 주저했다.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은 보다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취했지만, 여전히 금리 인하 시기는 “열린 질문”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8월 인하 확률을 40% 정도로 보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