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및 금융 정보 기업 블룸버그가 ‘한국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의 기회와 도전 과제’란 주제의 포럼을 개최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번 포럼은 블룸버그 한국 인덱스 비즈니스 총괄 매니저인 김광호 이사가 토론 좌장을 맡았고, 삼성자산운용 김도형 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이종훈 수석, 메리츠증권의 조민암 팀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광호 이사는 최근 수년 간 국내 ETP시장이 급성장한 점을 언급하며 특히 아시아에서 한국 ETP 시장이 가장 활발하게 평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조민암팀장은 국내 ETP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중 단기통화채, 단기 금리형을 제외할 경우 주식형 ETF 시가총액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국내 채권형 ETF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도형 본부장은 글로벌 마켓 상승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및 기관 투자자의 직접 투자 유입이 국내 ETF 성장 배경이라는 점을 짚었다. 이종훈 수석은 올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상품들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기존 뮤추얼 펀드를 운용했던 운용사들이 ETF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ETP 시장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고, 김도형 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더욱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레버리지, 인버스 류의 상품에 대한 편향된 투자가 다양한 상품 출시 및 새로운 사업자들의 진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조민암 이사는 과세 문제로 채권형 ETP 시장의 성장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을 직접 현물 투자하면 자본이익이 대한 과세가 없으나 ETF에 투자를 할 경우 기준가에 포함돼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 부분이 투자에 상당히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서 김광호 이사는 한국시장이 해외 채권 ETP 시장에 대해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묻는 질문을 던졌다. 조민암 이사는 해외 채권형 ETF 같은 경우 국내에서 관심을 가지게 된 역사가 매우 짧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운용사들 역시 자연스레 운용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운용사들의 해외 채권 운용 역량이 비약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해외 채권 ETF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훈 수석은 지금까지 채권형 ETF에서 볼 수 없었던 개인 순매수와 이후 거래량 발생 흐름을 살펴볼 때 올해 이후 더욱 관심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ETP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테마형’이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ETP 유형으로 선택되었으며 (37%) 이어 ‘기후 또는 기후 전환 프로젝트 관련 상품'(20%), ‘채권'(18.5%), ‘멀티에셋'(18.5%) , ‘원자재'(5%)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채권에 투자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 현 시점이 채권 투자를 진행할 적기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이들이 과반을 훌쩍 넘는 65.6%로 집계됐다. 반면 ‘아니요’라고 답한 이들은 19.7%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14.8%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 ETP 발행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난제로는 ‘규제 환경의 변화’가 40%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 또 ‘상품 차별화 유지'(27.2%), ‘편향된 자산 배분'(18%), ‘수수료 절감 압박'(13%) 등의 응답을 보인 비율이 두드러졌다. ETP 상품 차별화를 위한 조치로는 ‘독특한 투자 테마 제공’이 66.6%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